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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의 유격수 김하성 선수가 샌디에고 파드리스와 4년 2800만불계약을 맺었습니다. 4+1(상호옵션) 4년 2,800만 달러 보장, 옵션 포함 최대 3,200만 달러 계약이며 4년 계약기간 종료 후 상호옵션 실행시 선수는 5년 최대 3,90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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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팀 예상에서 샌디에고 파드리스를 빼놓기도 한 이유는 가장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샌디에고는 내야가 상당히 튼튼한 팀입니다.
지난시즌 샌디에고의 내야진을 살펴보면 유격수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war 2.9. 전체 1위), 3루수 매니 마차도(war 2.6, 전체 3위),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war 1.5, 전체 6위)로 구성된 탄탄한 내야진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낮게 잡아봐도 메이저리그 전체 세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내야진을 구성하고 있는 팀입니다.
심지어 내야수 중 에릭 호스머(2018~2025, 144m), 매니 마차도(2019~2028, 300m)의 경우는 장기계약자이고 유격수인 타티스 주니어는 2019시즌 데뷔(신인왕 3위), 크로넨워스는 2020시즌 데뷔(신인왕 2위)한 선수들로 적어도 4~5년간은 구멍이 없는 내야진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런팀을 김하성 선수가 선택한것도 신기한 부분이지만, 마이너 거부권까지 주면서(3년차부터 가능) 거액을 투자한 샌디에고 역시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매드맨'이라는 별칭이 있는 A. J. 프렐러 단장은 김하성 영입을 마무리하기 전에 2018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블레이크 스넬, 지난시즌 네셔널리그 사이영 2위 다르빗슈 유까지 영입하면서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한파가 돌고있는 MLB 겨울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샌디에고의 김하성 영입은 이러한 과감한 영입행보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샌디에고는 기나긴 리빌딩을 끝마치고 지난시즌 오랜만에 가을야구를 맛봤습니다. 물론 지난시즌은 단축시즌이었던데다가 포스트시즌 참가팀도 늘었었지만, 샌디에이고는 지난시즌 37승 23패로 내셔널리그 전체 2위(1위 다저스)에 해당하는 성적을 올렸습니다.
물론 이 성적도 무난히 와일드카드에 갈 수 있는 성적이지만 문제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생각한다면 지난시즌 성적으로는 2020 월드시리즈 우승팀이자 7년연속 NL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하고 있는 LA 다저스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샌디에이고 역시 강력한 내야진임에도 고민이 있는데, 바로 유틸성이 높은 선수가 부족하다는 점이 있습니다. 타티스 주니어의 경우 전문 유격수, 마차도는 유격수 경험이 있지만 풀타임 유격수였던 2018시즌 수비가 좋았다고 하기 애매한데다가 초고액연봉자(MLB 역대 계약 3위)이기 때문에 3루만 시키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나머지 백업은 주전들과 비교해 봤을때 좋다고 하기도 애매합니다. 지난시즌 이 역할은 쥬릭슨 프로파가 했지만(56경기 .278/.343/.428) 사실상 외야수에 가까웠으며(좌익수 36경기, 2루수 17경기) 이번에 FA이기도 했기 때문에 내야쪽 유틸성이 강한 선수가 필요했습니다.
또 다른 불안요소는 바로 경기 수입니다.
타티스는 2019년 84경기, 2020시즌은 단축시즌으로 59경기만을 치뤘습니다. 물론 이때 훌륭한 성적을 냈지만 162경기를 치루는 메이저리그 풀리그를 감안한다면 아직 물음표에 가깝습니다. 이는 2루 경쟁자인 크로넨워스도 마찬가지인데, 단축시즌인 20시즌에 데뷔하면서 54경기만을 치뤘습니다. 특히 크로넨워스의 경우 시즌 막바지인 9월과 10월에 23경기 .183/.275/.268을 기록하며 극도의 부진을 경험했습니다. 이로인해 8월까지만해도 유력했던 신인왕자리마저도 밀워키의 데빈 윌리엄스에게 빼앗겼습니다(시즌성적 .285/.354/.477).
즉, 샌디에이고는 본격적으로 전력이 갖춰진 시기가 왔지만 아직까지 풀타임 경험이 없는 키스톤 콤비(타티스 주니어 - 크로넨워스)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뛰어난 유틸리티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시장에서는 뛰어난 유틸리티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KBO에서 풀타임 유격수이면서도 뛰어난 유틸성을 보인 김하성에게 큰 금액을 배팅한 것으로 보입니다.
팀에 유망한 키스톤이 있는 상황에서 김하성은 외야로 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력한 우승경쟁팀 답게 외야 역시 토미팸(LF) - 그리샴(CF) - 윌 마이어스(RF)로 이어지는 경쟁력 있는 라인업을 구성중입니다. 다만, 좌익수인 토미팸의 경우 올시즌 부진했고(31경기 .211/.312/.312) 21시즌 이후 FA이며 윌 마이어스는 최근 몇년간 부진하다 20시즌에 겨우 부활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19시즌 ops .739 -> 20시즌 ops .959) 외야 출전도 꽤 많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샌디에고가 김하성에게 기대하는 모델은 아마 다저스의 키케 에르난데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키케 에르난데스는 다저스 경기를 많이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내야 외야 할 것 없이 백업을 보는 선수입니다. 지난시즌은 1루 2경기, 2루 30경기, 유격수 2경기, 좌익수 5경기, 우익수 9경기 등 거의 모든 포지션에서 다 뛰면서 war 1을 기록하였습니다. 김하성도 샌디에고에서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나마 경쟁이 수월한 2루수를 기반으로 타 포지션의 백업을 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결국 자연스럽게 김하성의 과제 역시 얼마나 많은 수비포지션을 소화 할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타격 역시 중요한 문제지만 이 문제는 섵부르게 예단하기 힘들고, 본인의 주 포지션이었던 유격수와 3루보다 많이 하지 않았던 2루수와 코너 외야수로 출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이 포지션들이 난이도가 낮은 포지션이라고 해도 저런 다수의 포지션에서 일정수준 이상의 수비력을 보인다는 것이 결코 쉬운일은 아닙니다. 김하성의 적응 관건은 얼마나 많은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일정수준 이상의 타격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의 변수는 NL의 지명타자 도입입니다.
지난시즌 코로나 여파로 MLB에서는 그간 지명타자를 도입하지 않았던 NL에도 지명타자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그리고 2021시즌에도 도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만약 NL에 지명타자가 도입된다면 샌디에고는 에릭 호스머를 타격에 집중하도록 지명타자로 돌리고 크로넨워스나 마이어스를 1루를 보게하는 선택지도 가능해집니다. 그렇게 된다면 김하성의 출전기회는 더 많아질 전망입니다.
앞서 언급한 키케 에르난데스의 경우 80~90대의 wrc를 기록하면서도 유틸로써 충분히 기용받고 있고, 이러한 멀티포지션의 대명사격인 벤 조브리스트의 경우 커리어 내내 120대의 wrc를 기록하며(커리어 평균 116) 주전급 선수로 활약했습니다. 즉, 지난시즌 기준으로 김하성이 ops 750(지난시즌 wrc 100) 정도만 쳐주고 멀티포지션에서 충분한 수비력을 보여준다면 김하성의 활용가치는 충분히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하성의 KBO에서 커리어 평균 wrc가 121.6이었고, 최근 2년간은 145이상의 타격을 보여준 점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앞으로 적응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김하성이 잘 적응해서 벤 조브리스트와 같은 멀티플레이어로 MLB에서 활약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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