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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타이거즈의 투수 양현종 선수가 텍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습니다. 텍사스 구단과 에이전트사에 따르면 양현종의 계약은 MLB 로스터에 진입하면 130만달러를 보장받고,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55만달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스플릿 계약입니다. 사실상 마이너리거로써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이고 MLB 스프링캠프에 초대받으면서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할 전망입니다.
양현종은 2010년대 KBO를 대표하는 좌완투수였습니다. 전세대에 속하는 류현진, 김광현에 이어 리그를 지배하던 좌완이었죠. 하지만 지난시즌 172.1이닝 11승 10패 4.70 war 2.56 era+ 102.6 이라는 리그 평균수준의 성적을 기록하며 성적이 급락했습니다. 19시즌만 하더라도 리그 최고 투수(투수 war 1위)였던 것을 생각한다면 지난시즌의 부진(투수 war 23위)은 우려할만한 문제였습니다.
만약 19시즌 이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면 적어도 김광현 수준의 계약규모(2년 800만 보장)는 받지 않았을까 합니다. 애초에 19시즌에 양현종은 김광현보다 좋은 투수였기 때문이죠(김광현 war 3위).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내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지난시즌의 극심한 부진에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심지어 양현종의 나이가 어린것도 아니고 만나이로 따져도 32세로 에이징커브가 우려되는 시점이죠.
어리지 않은 나이와 떨어진 성적, 여기에 코로나 시국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양현종의 가치는 수직하락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가치를 본 팀이 바로 텍사스 레인저스입니다. 박찬호와 추신수, 여기에 양현종까지 영입하면서 텍사스는 한국선수와의 인연을 다시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양현종 본인과도 인연이 있는데, 2014년 포스팅 당시 텍사스는 최대 150만불정도의 금액을 입찰했던 경험도 있습니다. 결국 비슷한 규모로 텍사스로 가게 되었으니 아이러니한 부분입니다.
텍사스는 지난시즌 22승 38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 리그 전체 꼴등을 차지했습니다. 주축선수의 노쇠화와 악성 계약 문제 등으로 인해(추신수, 앤드루스 등) 텍사스는 2016시즌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 이후 반강제적인 리빌딩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이로인해 선발 자원 중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보인 랜스 린을 시카고 화이트 삭스에 트레이드 하는 등 본격적인 리빌딩으로 인해 투수자리 역시 많이 비어있는 상황입니다.
2021시즌 텍사스의 예상 선발 로테이션
1. (우) 카일 깁슨 2승 6패 67.1이닝 ERA 5.35
2. (우) 조던 라일스 1승 6패 57.2이닝 ERA 7.02
3. (우) 아리하라 고헤이 (NPB) 8승 9패 132.2이닝 ERA 3.46
4. (우) 데인 더닝 2승 0패 34.0이닝 ERA 3.97
5. (우) 마이크 폴티네비치 0승 1패 3.1이닝 ERA 16.20
올시즌 텍사스의 예상 선발라인업을 보시면 이런 문제점이 확연하게 드러나는데 카일 깁슨과 조던 라일스를 제외한다면 메이저리그에서 제대로 던져줄것으로 보이는 투수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심지어 저 둘도 리그 전체로 보면 4, 5선발 수준의 성적이죠. 포스팅으로 영입한 아리하라 고헤이도 양현종과 비슷하게 지난시즌 상대적으로 부진하며 2년 620만달러라는 생각보다 낮은 금액으로 계약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팀에서 키울 선수도 랜스 린 트레이드로 건너온 데인 더닝 정도이기 때문에 선발 자리가 없진 않습니다.
텍사스 트리플A 예상 선발진(MLB 성적)
(우) 카일 코디 1승 1패 22.2이닝 ERA 1.59
(좌) 웨스 벤야민 2승 1패 22.1이닝 ERA 4.84
(좌) 콜비 알라드 0승 6패 33.2이닝 ERA 7.75
(우) 존 킹 1승 0패 10.1이닝 ERA 6.10
(우) 조 팔럼보 0승 1패 2.1이닝 ERA 11.57
마이너의 상황 역시 심각한 상황인데 저 위의 선수들을 대체해야 하는 유망주들은 카일 코디를 제외하면 처참한 성적을 남겼습니다. 특히, 좌완 유망주로 기대를 모은 알라드와 벤야민의 동반 부진은 상당히 큰 문제입니다.
로스터만 본다면 양현종에게 충분히 기회가 있어 보입니다만 사실 상황은 쉽지 않습니다.
우선 양현종이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너무나도 적습니다. 당장 올시즌도 코로나로 인해 마이너리그가 열릴지조차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미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160개였던 마이너리그 구단을 120개로 대폭 감소했습니다. 트리플 A는 4월, 더블 A 와 싱글 A는 5월 개막예정이지만 코로나로 늦춰질수 있다고 발표한 상황이기도 하구요.
물론 스프링 캠프가 있기는 당장 2월 18일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 참여하기엔 너무 촉박한 일정입니다. 몸관리가 어떨지도 미지수고 그렇게 된다면 그나마 쇼케이스가 될 스프링캠프에서의 모습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텍사스의 상황입니다.
앞서 말했듯 텍사스는 리빌딩을 진행하는 팀입니다. 리빌딩을 하는 팀들의 공통적인 목표는 '뛰어난 실력으로 오래 팀에서 뛸 선수'를 찾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32살의 양현종은 텍사스의 장기플랜에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점은 메이저리그 선수로 시작한 김광현과도 큰 차이점인데 김광현의 경우에는 메이저리그 계약으로 진출했기 때문에 불펜으로 시작했어도 선발자리를 차지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양현종의 경우 마이너리그 선수로 시작하기 때문에 본인이 뛰어난 실력을 보인다고 해도 가장 잘되는 케이스가 트레이드나 다음시즌 메이저 계약을 맺는 것이고 최악의 경우 보여준 실력과 상관 없이 방출 되는 경우입니다.
물론, 텍사스의 선발진이 전반적으로 비어있기 때문에 양현종에게 기회가 올 가능성이 낮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유망주 경쟁력을 보는 BA랭킹에서 텍사스의 평가는 30개팀 중 24위였습니다. 기대할만한 유망주가 거의 없는 상황이죠. 하지만 만약 현 선발진이 잘 돌아가거나, 콜업된 유망주가 선발진에서 활약하거나 해서 메이저리그에 자리가 없다면, 아무리 마이너리그에서 뛰어난 성적을 보여도 메이저무대를 못밟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나마 다행인점은 양현종이 지난해 부진했어도 구속은 거의 변화가 없었고(패스트볼 평균 구속 2019년 142.9km/h→2020년 144.2km/h) 제구력 역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최소한 마이너리그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을 보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양현종이 마이너리그로 시작하는 만큼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 외로 시작하게 됩니다. 아마도 정말 운이 좋게 풀리는 케이스가 되어도 빨라야 5월 쯤에 메이저리그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양현종 선수의 미국 진출에 대해서 스플릿 계약이다보니 아직 메이저리거라고 하기도 어렵고 사실상 굉장히 어려운 도전일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도전하는 자는 언제나 아름답고, 양현종 선수의 기량이라면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전망은 어둡지만 본인이 꿈에 그리는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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