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장. 스포츠를 사랑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2) 야구를 보기위한 안내서

두산(함덕주, 채지선) - LG(양석환, 남호) 트레이드

프로여행러 2021. 3. 25. 23:10
반응형

안녕하세요

두산 베어스는 25일 “투수 함덕주와 채지선을 내주고, LG 트윈스로부터 양석환과 남호를 영입하는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시즌을 앞두고 터진 대형트레이드입니다. LG가 선발진 추가를 위해 트레이드를 원한다는 이야기는 계속 있었고 두산 역시 올해 FA로 이탈한 오재일의 공백을 채울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두팀 모두 100% 만족하지는 못하지만 트레이드를 통해서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운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LG부터 살펴보겠습니다.

 

LG는 지난해에 우승한 NC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입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순위 경쟁을 한 두산(오재일, 최주환), KT(로하스) 모두 주전선수의 이탈이 있었고, 이탈이 없던 LG가 반대급부로 전력의 우위를 점하게 된 것이죠.

LG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앤드류 수아레즈

하지만 LG의 경우 투수진에서 약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이 선발인데, 지난시즌 리그 최상급 선발인 켈리(173이닝 15승 7패 war 4.24 era 3.32)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선발이 없었습니다. 이에 앤드류 수아레즈라는 거물급 좌완을 영입하면서 투수진을 강화하였지만 임찬규(147.2이닝 10승 9패 war 1.49, era 4.08), 정찬헌(110.1이닝, 7승 4패 war 1.48 era 3.51)의 국내선발은 대권도전하는 팀 치고는 아쉽습니다. 특히나 소형준(kt), 구창모(nc)와 같은 선발투수를 둔 경쟁팀과 비교하면 더욱 아쉬운 부분이죠.

함덕주의 체인지업

함덕주의 영입은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카드입니다. 이미 풀타임에 가까운 선발로 활약한적 있고(2017년 24선발 137.1이닝 9승 8패 war 3.23 era 3.67), 리그에서도 마찬가지지만 LG에서는 특히나 희귀한 좌완 선발투수입니다. 여기에 세컨피치인 체인지업의 완성도가 높고 나머지 슬라이더와 커브의 완성도도 높은 편입니다. 아직 나이도 25인 선발자원은 매력적입니다.

 

물론, 최근 2년간 몸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는 점이 문제이지만 '컨디션이 좋다'라는 전제하에 함덕주는 분명 좋은 자원입니다. 함덕주가 확실한 카드는 아니지만 이 영입으로 선발진의 뎁스를 풍족하게 만드는 효과를 만들게 됩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불펜으로써의 능력입니다. 당연히 LG로써는 선발로 쓰는게 최우선이겠으나 이미 불펜으로도 최상급 능력을 보여준바 있어서(18시즌 27세이브) 대권도전하는 LG에게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채지선의 삼진

같이 트레이드된 채지선의 경우 함덕주와 동갑이나 가치차이는 매우 큽니다. 178cm라는 투수로써 작은키를 보유하고 있고 제구가 좋지 않지만 140후반대의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로 불펜으로써 가능성이 있는 투수입니다. 게다가 일찌감치 군문제도 해결했기 때문에 잘 다듬으면 충분히 쓸만한 투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두산의 경우도 보강이 잘 되었습니다.

양석환의 홈런

당장 오재일이 나가고 1루수가 없는 상황에서 같은 잠실에서 22홈런(2018시즌)을 기록한 양석환은 두산으로써 최적의 카드였습니다. 물론 함덕주에 비해서 나이가 있긴 하지만 29살의 나이가 그렇게 많다고 보기도 힘듭니다. 오재일이 빠진 자리에 파워를 부여해줄 선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다만 극악의 선구안과 컨택(통산 타출장 0.263/0.308/0.424)은 개선해야할 점입니다. 그래도 1루 주전으로 나올 호미페와 더불어 지명타자와 1루를 책임지기에 충분해보입니다.

 

이렇게보면 한쪽으로 쏠린 트레이드인것 같으나 두산은 LG의 좌완 유망주 남호를 데려오며 미래도 챙겼습니다.

남호의 투구폼

남호는 2000년생의 어린 투수로 지옥에서 데려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입니다. 이미 지난시즌 퓨쳐스에서 17경기 1승 2홀드 2.70을 기록할정도로 가능성을 보였고 1군 콜업까지 이뤄냈습니다. 가능성을 본 LG에서 선발준비도 하던 선수였습니다. 물론 140후반의 좋은 직구에 비해 변화구가 아쉽지만 잘 다듬어 진다면 좋은 투수가 될 자원으로 보입니다.

 

이 트레이드를 봤을 때 한쪽으로 몰릴 수 있었던 밸런스를 잡아준 선수는 다름아닌 남호로 보입니다. 나이도 어리고 장기적인 플랜으로도 좋은 선수를 데려오면서 나이나 스탯에서 아쉬움이 있는 양석환으로 함덕주를 내준 것으로 보입니다.

 

두팀간의 트레이드는 상당히 오랜만이지만(2008년 이성열, 최승환 - 이재영, 김용의 트레이드 이후 처음) 여러모로 양팀에게는 도움이 되는 트레이드라 생각합니다. LG는 전천후로 요긴한 좌완 자원을 얻었고 두산은 1루 공백을 채움과 동시에 어린 좌완 유망주를 얻게 되었기 때문이죠. 보기드물게 잘 맞아떨어진 이 트레이드의 승자는 과연 양팀 모두가 될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