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장. 투자를 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

삼바의 진실게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사건

프로여행러 2018. 5. 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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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 1일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분식회계 혐의가 인정된다'라고 통보를 했습니다. 


이로인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폭락했고 어제 하루에만 시총이 3조원가량 하락하는 대참사를 겪었습니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 혐의를 전면 부정하면서 금감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진실게임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사건의 상황은 이렇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에 설립되었습니다. 그리고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91프로, 미국의 바이오 회사인 바이오젠이 9프로를 보유한 회사였습니다(2018년 현재 삼바 94%, 바이오젠 5%).


하지만 대부분 회사들이 그렇듯,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적자에 허덕이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지금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영업이익, 순이익이 마이너스인 상황입니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에 성공한 바이오시밀러는 총 5개입니다. 그리고 이 중에서 브렌시스, 렌플렉시스 등이 매출에 들어갔습니다. 이 제품들이 2015년 말과 2016년 초 한국과 유럽에서 승인을 받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평가가치는 5조2726억원으로 상승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사실 바이오회사들이라면 언제나 있을수 있는 일들입니다. 물론 가치평가가 과도한 측면은 있지만 신약이나 바이오시밀러를 만들어 매출에 성공하는게 바이오회사들의 목표기 때문이죠.


문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종속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했다는 것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평가가치를 기준으로 자사가 보유한 지분에 해당하는 4조8000억원을 장부에 반영시켰습니다. 이에 2011년 설립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내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숨에 당기순이익 1조9000억원의 흑자를 낸 기업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2017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보고서 중


주석을 보시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게 무슨 이야기냐 하면,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당시 지분투자하고 있던 미국의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통해 지분을 49%까지 늘릴 수 있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바이오젠은 단 한번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율을 20%까지 가져간적이 없을 뿐더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배력 상실을 선언한 2015년에도 바이오젠의 지분율은 단 8.80%였을 뿐이었습니다(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율 91.20%). 


즉,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배력 상실을 이유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시킨 것은 지배력 상실때문이 아니라는 것이고, 실제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죠. 이것이 금감원에서 지적한 부분입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관계회사로 변경은 '다른이유'가 있었다는 것이죠.


여기서 지목되는 다른 이유가 바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코스피 상장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당기순이익에서 손실이 나지 않았던 해는 2015년 한해 뿐이라는 점입니다(2018년 흑자 예상 제외). 그리고 2016년 11월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스피 상장에 성공하게 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개선된 15년 재무재표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설명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코스닥에 비해서 코스피 상장조건이 좀 더 까다로운 편입니다만 그만큼 혜택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상장폐지에 관련된 내용인데, 코스닥의 경우 매출액 등 재무제표적인 사안에 대해서도 상장폐지가 가능한 반면, 코스피의 경우는 이런 조항이 없습니다. 코스닥에 비해서 상폐가 까다로운 것이죠.


여기에 더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한 2016년, 돌연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 상장규정을 개정, 현재 매출이나 이익이 미흡해도 성장성으로 평가해서 상장하겠다는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코스피의 경우 시총 6천억, 자본금 2천억 이상이면 가능하게 규정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에 성공하게 됩니다. 그리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이후 이 규정을 통해 코스피에 상장한 회사는 없는 상태지요.


우연의 일치인건지 2015년에서 2016년으로 이어지는 이 기간동안 이재용의 최순실 220억 지원, 삼성물산의 합병 등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삼성물산의 당시 장부가치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포함되어있었기 때문에 파문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순실 관련해서 어느정도 해결을 했다고 생각했던 삼성입장에서는 다시한번 관련 의혹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런 의혹과 금감원의 결정에 대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관계회사로 전환하는 것에 전혀 고의성이 없었다는 주장이죠.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사건이 최종적으로 단순한 부정이 아닌 분식회계에 대한 ‘고의성’이 인정될 경우, 과징금 규모는 회계처리 위반 금액의 최대 20%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이때 회계 처리 위반 금액이 자본의 2.5%를 넘어가면 상장실질 적격성 심사 대상으로, 거래 정지는 물론 상장폐지까지 가능할 수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 중 하나죠.


1년을 이끌어 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사건은 2막을 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순실 사건과 더불어 삼성의 윤리성을 가늠하고, 실질적으로 상폐까지 논의될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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