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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의 판도를 뒤집을 슈퍼리그 창설과 축구 경제

프로여행러 2021. 4. 19.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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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축구계를 뒤흔드는, 아니 그 이상의 뉴스가 나왔습니다. 그간 말로만 있었던 EUROPEAN SUPER LEAGUE. 이하 슈퍼리그의 창설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입니다. 오늘은 이 슈퍼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 슈퍼리그의 구조, 참여 팀들

우선 슈퍼리그의 참여팀들을 보시겠습니다.

PL(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FC, 아스날, 토트넘 핫스퍼, 첼시

라리가(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세리에A(이탈리아): 유벤투스, AC 밀란, FC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

현재까지 확정된 팀은 총 12팀으로 보시다시피 각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팀들로만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아주 간략하게 최근 10년간 저 팀들을 제외하고 각 리그에서 우승해본 팀은 레스터 시티(15-16시즌, PL) 뿐이며, 최근 20년간 챔피언스리그로 따져도 바이에른 뮌헨(3회), FC 포르투(1회)를 제외하면 모두 위의 팀들이 우승했습니다.

이외에도 현재까지 총 15팀의 참가가 확정되었다고 하며(위의 12팀 + 3팀) 나머지 5팀의 경우 유동적으로 변화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현재까지 불참을 선언한 바이에른 뮌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PSG 등 다른 유럽 강팀들 역시 이후에 참여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슈퍼리그의 진행방식은 어떻게 되는지도 관심사인데, 알려진바에 따르면 10팀씩 두 개의 그룹으로 묶여 8월부터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리그경기를 치르게 됩니다(총 18경기). 이후 각조의 3위까지는 녹아웃 스테이지에 자동진출, 4, 5위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 이후 토너먼트 방식으로 결승에 진출한 두 팀이 중립구장에서 5월에 결승전을 치르게 됩니다.

대략적인 이미지는 이런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가장 참고를 많이 한 것은 코로나 이전의 MLB 포스트시즌을 참고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야구의 경기 특성상 경기수가 더 많다는 특징이 있지만 와일드카드의 적용이나 대진표의 양식은 MLB와 매우 유사합니다. 다만 홈 앤 어웨이 방식을 적용하고 결승전이 단판인 것은 현재 가장 큰 대회인 챔피언스리그를 참고한 것으로 보입니다.

- 슈퍼리그는 왜 시작되었나. 중계권 배분의 문제

어느것이든 그렇지만 이정도 큰 사건의 경우 한두개의 문제가 아닌 복합적인 문제가 작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슈퍼리그의 가장 큰 창설 이유는 바로 '돈'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시인 프리미어리그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리미어리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리그 중 하나입니다. 당연히 중계권 수익 역시 무시무시한데, 위에서 보듯이 최근까지 51억 3천 600만 파운드, 한화 약 8조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중계권으로 얻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 중계권료의 대부분 지분을 가지고 있는건 인기가 많은 빅클럽들입니다. 당장 우리나라만 생각해도 손흥민이 있는 토트넘을 제외한다면 맨유 VS 리버풀, 맨유 VS 맨시티와 같은 빅클럽간의 대결을 즐겨보게 됩니다. 더욱이 지역연고 의식이 없는 해외팬들의 경우 대형클럽을 선호 할 수 밖에 없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러한 중계권료의 배분은 빅클럽 위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위의 표는 지난시즌인 19-20시즌의 수익 배분표입니다.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국내중계권의 50%, 해외중계권, 프리미어리그 스폰서 수익을 모두 동일한 액수로 지급받게됩니다. 나머지를 순위별로 차등 지급하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되다보니, 1위와 20위간의 격차가 생각보다 크지 않은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실제로 1위인 리버풀과 20위인 노리치시티의 중계수익은 약 1200억원 정도입니다. 금액 자체는 크지만 중계권에 기여한 금액을 생각해본다면 큰차이라고 말하기 애매한 상황인거죠.

즉, 빅클럽들은 자신들의 인기와 좋은 선수들의 플레이로 벌어들인 수익을 중소클럽에게 배분한다는 부분에 대해 박탈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까지 겹치게 되면서 구단들의 수익이 줄어들자 이런 배분 방식에 더욱 반발이 생기게 된 것이죠.

물론 이밖에도 자기들 멋대로 유럽 네이션스 리그를 창설하고 월드컵에 비리가 있는 등 클럽들의 의견을 등한시하던 FIFA와 UEFA의 문제 등 다른 외부적인 문제가 많지만 슈퍼리그에 참여하는 팀들에게 4억 2500만 달러(약 4700억원)가 꽂힐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돈이 가장 큰 이유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각 리그의 어마어마한 중계권 수익의 중심에 있던 빅클럽들이 뭉친 슈퍼리그가 벌어들일 중계권료를 생각한다면 구단들이 슈퍼리그에 대대적으로 참여하는 이유는 돈일 수 밖에 없어보입니다.

- 기존 리그들의 반발. 슈퍼리그의 미래는?

슈퍼리그는 이미 공식적으로 출범했고, 저 위에 해당하는 빅팀들은 각 리그에서 이탈을 예고한 상황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각 팀들이 빅클럽으로 성장하는데 기반이 된 각 국가의 리그의 반발 역시 거센 상황입니다. 애초에 리그 자체가 각 국가의 정체성과도 연관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번 슈퍼리그의 경우 미국의 어느리그와도 다른 문제를 안고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당장 현지 팬들, 그리고 리그 소속의 다른 팀들은 극렬하게 반대하며 비난을 퍼붓고 있는 상황입니다. 챔피언스리그와 같이 리그 소속으로 나가는 것이 아닌 리그를 '이탈'하면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더욱 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당장 각 리그들은 빅클럽이 빠져나가면 중계권 수익률이 바닥칠게 불보듯 뻔한 상황입니다. 엘클라시코가 없는 라리가를 굳이 볼사람은 많이 없을테니까요.

하지만 사실상 중계권 수익으로 더 막대한 금액을 벌어들이고 있고 과거 국가대표팀 중심의 축구에서 클럽중심의 축구로 변화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는 빅클럽들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클 수 밖에 없고, 이들 역시 현지의 팬들보다는 지구 반대쪽에 있는 수십억명의 팬들이 더욱 중요해지는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반발을 무시하기라도 하듯 JP모건에서는 이미 60억 달러(6조 7천억원)에 해당하는 돈을 투자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만큼 이 슈퍼리그에 거는 기대치는 투자적인 관점에서도 상당히 높다 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축구 자체가 전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스포츠고 슈퍼리그의 경우 이 정점에 있는 리그가 될 예정이기 때문에 이미 이곳 저곳에서 투자를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주사위가 던져진 상황에서 21-22시즌은 슈퍼리그의 첫시즌, 그리고 각 리그에서는 빅클럽이 없는 첫 시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첫 시즌의 결과에 따라 슈퍼리그의 미래가 결정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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