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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시절의 어원과 리즈 유나이티드의 EPL 귀환

프로여행러 2020. 9. 11.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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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EPL에 복귀하는 리즈 유나이티드에 관련된 글입니다.

 

축구에서 파생된 신조어중에서 단연 많이쓰이는 단어가 바로 '리즈시절'입니다. 뜻을 정의하자면 대부분 아시겠지만 '개인이나 단체의 과거 최고의 전성기'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의 어원이 리즈 유나이티드를 뜻하는 단어라는 것은 의외로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어원 자체로 보면 리즈 유나이티드와 상관도는 떨어집니다.

앨런 스미스의 리즈시절

어원을 살펴보면, 박지성이 잉글랜드의 축구 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에 입단했던 2005년에 박지성의 포지션 경쟁자 중 한 명인 미드필더 앨런 스미스를 주된 타깃으로 삼아 '앨런 스미스는 리즈 유나이티드 FC(리즈)에 있었을 땐 정말 잘했는데 맨유에선 포텐이 터지지 않아서 리즈 시절부터 좋아했던 팬으로서 안타깝다', "앨런 스미스 리즈시절 ㄷㄷㄷ"라는 포탈사이트, 축구사이트의 댓글들에서 비롯되어 확산된 단어입니다.

 

여기서 유래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2005년 이전까지 유럽 축구에 대해 잘 몰랐던 뉴비들이 어설픈 올드비 행세하는 행태를 비꼬는 의미의 댓글로서 확산된 용어였습니다. 왜냐하면 앨런 스미스는 당시 촉망받던 유망주는 맞지만 명성에 걸맞는 실력을 보여줬던건 아니기 때문이죠.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한 리즈

사실 앨런 스미스만큼이나 리즈 유나이티드의 리즈시절 역시 다이나믹 했습니다. 리즈 유나이티드의 최근 전성기는 90년대말부터인데, 99-00시즌 리그 3위, 유로파컵 4강, 00-01 시즌 리그 4위(챔스 진출 실패), 챔피언스리그 4강에 가는 등 EPL을 대표하는 강팀 중 하나였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지지난 시즌의 토트넘과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챔피언스리그 4강 당시 라인업

하지만 이들의 추락은 더 다이나믹했는데, 팀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구단주의 방만한 운영으로 인해 보유하고 있던 젊은 재능들을 모두 이적시켜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죠. 리즈는 젊으면서 능력있는 선수들이 많아서 타팀들의 타겟이 되었는데 실제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앨런 스미스, 리오 퍼디난드), 리버풀(해리 키웰), 뉴캐슬 유나이티드(리 보이어, 조나단 우드게이트) 등 주축선수들이 같은 리그 경쟁팀에 헐값에 팔려나갔습니다.

 

당연히 이런 운영으로 팀은 파탄으로 몰아갔고 결국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한지 2년밖에 안된 시점인 03-04 시즌 강등당하게 되었습니다. 팀이 강등당하면서 마크 비두카와 같은 주축선수들까지 잃으면서 리즈는 나락으로 떨어졌고, 06-07시즌에는 3부리그까지 떨어지는 굴욕을 맞이했습니다.

리즈가 변환을 맞이한 것은 몇번의 구단주가 바뀌고 지금의 구단주인 안드레아 라드리차니가 들어오면서부터입니다. 이탈리아의 사업가인 라드리차니는 2017년 리즈 유나이티드를 인수했는데 리즈가 재정난으로 시에 팔아버린 홈구장 앨런드 로드를 재구입하는 등 팀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리즈가 2부리그에서 13위에 머무는 등 저조한 성적을 보이자 리즈는 '광인' 비엘사를 감독으로 선임하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아시는분들은 아시겠지만 비엘사는 아르헨티나국적의 감독으로 괴팍한 성격을 자랑하는 감독입니다. 자기만의 독특한 전술을 선수들에게 주입시키는데, 이게 잘될때는 엄청난 실적을 거두지만(칠레 대표팀) 반대로 마찰이 심해져서 사임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아시다시피 대성공. 리즈 유나이티드는 창단 100주년을 맞이하는 19-20시즌에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17년만의 프리미어리그 복귀를 이뤄냈습니다.

 

일반적으로 2부리그에서 승격하면 그 팀은 강등후보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큰 이유라면 1부와 2부리그의 실력차이 때문인데, 일반적으로 이 갭을 메울만한 선수영입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7년만에 복귀한 리즈는 구단주의 든든한 지원에 힘입어 놀랄만한 영입을 성공시키고 있습니다.

리그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현재까지 리즈는 5명의 선수를 영입했는데, 유망주인 샘 그린우드를 제외하고 대부분 빅클럽에서 노렸던 선수들이거나 능력을 인정받은 선수들입니다. 지난시즌 임대 자원이었던 엘데르 코스타, 이얀 멜리에는 팀 전술에 익숙한 선수들이고, 가장 놀라운 선수 둘은 로빈 코흐와 로드리고 모레노입니다.

로빈 코흐

로빈 코흐는 프라이부르크 주전 수비수로 경쟁이 치열한 독일 국가대표팀에도 선발된 전력이 있는 선수입니다. 영입 경쟁 당시 라치오, 토트넘등 유럽대항전 진출팀들이 있었을 정도죠. 이 유망하고 뛰어난 수비수를 데리고 오면서 리즈의 후방은 더 안정화될 전망입니다.

로드리고 모레노

여기에 모두를 놀라게한 영입이 로드리고 모레노의 영입입니다. 발렌시아의 주전 공격수(지난시즌 51경기 15골 9도움)이자 현 스페인 국가대표의 주축 공격수로 2018 러시아 월드컵에도 출전했고 국가대표 통산 23경기 8골을 기록한 선수입니다. 실제로 지난시즌에는 나폴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이적설이 났지만 이번 발렌시아의 내분과 코로나 사태가 겹쳐지면서 리즈로 이적하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다재다능한 공격수로 비엘사 감독의 공격축구의 핵심이 될 전망입니다.

 

챔피언십의 주축들을 대부분 지킨데다가 수비와 공격에서 눈에 보일정도의 업그레이드를 한 리즈의 다음시즌 전망은 밝은 편입니다. 여기에 한번 전술이 정착되면 무서운 비엘사 감독 특유의 전술까지 더해져서 올해 EPL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코로나 여파로 이적시장이 길어지면서 리즈는 지난시즌 주축이었던 벤 화이트의 완전 영입(원 소속팀 브라이튼) 협상과 더불어 여러 선수들과 이적설을 뿌리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전력이 높은 편은 아니고, 무엇보다 EPL의 리그 특성상 중상위권부터는 강팀들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유로파리그 진출도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아주 잘풀린다면 7위, 아니면 강등권에서 경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첫 시즌부터 모든걸 이루진 못하더라도 '리즈시절' 리즈 유나이티드의 귀환은 곧 시작할 20-21시즌 주목할 또 다른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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