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장. 사회를 알아가기 위한 안내서

21대 총선 미래통합당 리뷰 - 2. 미래통합당의 혁신은 가능할까

프로여행러 2020. 4. 26.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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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리뷰: https://lifetravelers-guide.tistory.com/271?category=651230

21대 총선 미래통합당 리뷰 - 1. 선거패배 원인과 미래통합당 최악의 시나리오: https://lifetravelers-guide.tistory.com/272?category=651230

현재 당내 안팎에서, 심지어 여야 지지층을 가리지 않고 나오는 공통적인 이야기가 있다. 바로 미래통합당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의 가장 큰 실패 원인은 당내 구심점의 부족과 구태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이 큰 요소를 차지했다. 유권자들의 구태정치에 대한 철퇴인 셈이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유권자들은 민주당과 현 정부의 실정보다는 미통당의 분열과 구태에 더 비호감을 드러냈다는 것은 분명하다. 물론 코로나 같은 변수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친건 사실이다.

미통당은 선거 전 한번의 기회가 있었다. 코로나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정부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장하고 있던 시점에서 미래통합당(이하 미통당)은 분명 선거 연기라는 카드를 쓸 수도 있었다. 하지만 미통당 수뇌부는 이번 선거에서 자신들이 유리할꺼라는 말도 안되는 오판을 했다. 선거연기라는 카드를 검토조차 안했다는 것이 그 증거이다. 여기에 당내 계파싸움에 막말까지. 미통당은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이번 선거에 임했고, 그 결과는 대패로 이어졌다. 결국 미통당에 제대로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수뇌부가 없다는 것이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다. 부정선거 이슈를 아직도 늘어지는건 여야 할 것 없이 그냥 추할 뿐이다. 어떻게든 자신들의 실책을 무마시키려는 몸부림에 불과하다.

서두에서 밝혔다시피 미통당은 바뀌어야 한다. 당이 바뀌는건 간단하면서도 어렵다. 애초에 정당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당의 시스템은 민주적이지 않은 편이다. 즉, 구심점이 되고 이끌어줄 인물과 세력이 등장하면 이러한 모든 문제가 해결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미통당에는 혁신을 위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어느시대에나 그렇지만 유권자들은 새로운 인물을 갈망한다. 그래서 정당에서는 새로운 인물들을 꾸준히 발굴해야 한다. 이는 더불어민주당과 비교해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지역광역단체장을 맡았던 인물들(김경수, 이재명, 박원순 등)이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르는 편인데, 이들은 지자체에서 행정력을 인정받고 자기 지역에서 지지기반을 쌓아 올렸기 때문에 차후 대권주자까지도 나서게 된다. 당장 민주당의 선대위원장이자 유력 대권후보인 이낙연도 전남도지사 출신이며, 당내 핵심인사인 김두관(경남도지사), 송영길(인천시장) 등도 있다.

미통당의 경우도 홍준표는 경남도지사 출신이며 당내 중진인 서병수(부산시장), 김기현(울산시장)등이 있다. 하지만 광역단체장 출신 중에 대선후보급 인물은 거의 없다. 물론 7회 지방선거에서 경북, 대구를 제외한 모든 광역자치단체장을 더불어 민주당에 내주었던게 컸지만 그럼에도 지자체에서의 실적을 통해 대선후보까지 가는사람이 전무하다시피 하다는건 그만큼 미통당의 인재풀이 얕다는 뜻이다.

현재 차기 대선주자로 봐도 마찬가지이다. 미통당의 경우 대부분 정당색채가 강한 인물들이 많은 편이다. 이런 이미지가 강한 이유는 홍준표, 황교안, 유승민, 김태호 등 지난 정부의 주축 인물들이 대부분 대선 유력주자라는 것 때문으로 보인다. 이미 박근혜 정부가 들어설때도 정치를 하던 인물들이고 황교안 정도를 제외하면 정치 입문이 20년 가까이 된 인물들이 많다. 결국 새로운 인물이라고는 황교안, 오세훈 정도인데 당장 2011년 서울시장 사퇴 이후 아무런 경력이 없는 오세훈이 아직도 미통당의 유력 대권주자라는 것 자체가 미통당의 인재풀이 얼마나 얕은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심지어 황교안은 정계에 들어서자마자 누구보다 더 구태적인 정치방향을 선택했다.

미통당의 인재풀의 가장 큰 단점은 다양성의 부족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행정력에서 경험을 나타내거나(박원순, 이낙연), 혹은 새로운 정치 색채를 띄거나(이재명), 오랫동안 정치활동을 했거나(김부겸) 등 다양한 대선 유력 주자들이 있다. 하지만 미통당의 경우는 오세훈을 제외하면 박근혜 정부에서 활동한 인물들이다. 심지어 중간에 탈당했던 유승민마저도 탈당 전에는 친박으로 분류되던 인물이었다.

물론, 기존 정치인을 중심으로 당을 재편성해 정권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 더 정확하게는 한국 정치사에서는 대부분 그랬다. 멀리는 김영삼, 김대중이 그랬고 가까이에는 문재인 현 대통령이 그랬다. 문제는 미통당은 선거에 패바한 상태에서 친박과 비박사이 갈등이 심한 상황이고, 어느 쪽이 당권을 쥐더라도 제외된 세력들의 반발은 무조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당장 홍준표의 당권 장악이 유력하지만, 이미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정치인이 미통당을 하나로 묶어낸다는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홍준표, 황교안이 당내에서 기반이 깊은 정치인도 아닌데다가 애초에 이들은 미통당 갈등의 주축이기 때문에 반대파가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다. 결국은 제 3의 인물이 이를 해내야 하는데, 21대 총선 당선인 중에서 이걸 해낼 수 있는 인물은 냉정하게 없어보인다. 그렇다고 유승민, 황교안 같이 국회의원이 아닌 인물들 중에서 과거와 같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도, 그걸 할만한 이도 없다. 현재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역시 좋은 옵션이라고 보기엔 힘들다. 양 계파 모두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고 무엇보다 현 지도부가 아닌 구 지도부(심재철 대표 대행)가 선택한 인물이기 때문.

결국 미통당이 비상대책위원회를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관건이다. 이 부분이 차후 원내대표 선출 등 당내 중요한 이벤트와도 연관되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부분. 핵심은 여기서 누구를 위원장으로 앉히느냐가 아니라 당내 갈등을 얼마나 봉합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대선까지 앞으로 2년이 남긴 했지만 현재 미통당이 처한 상황은 빨리 문제를 봉합해야 대선에 대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경선은 18대 총선 기준 총선일 6개월 전부터 시작한다. 즉, 현재 미통당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 1년 반정도이다. 무엇보다 이 시기에는 대선을 노리는 인물들이 속속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당내 경쟁도 치열한 상황. 그런데도 미통당은 극으로 치닫고 있는 당내 갈등부터 봉합해야 한다.

현재 미통당의 당내 갈등은 20대 총선을 앞두었던 더불어민주당의 상황과 유사하다. 결국 이들은 안철수가 중심이 된 국민의당, 문재인이 중심이 된 더불어민주당으로 분리하게 되었다. 물론 20대 총선에서 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원내 1당, 원내 3당)를 둘 다 이끌어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압도적인 차이가 나게 되었다.

미통당은 이러한 분열이 차라리 나을 수도 있다. 친박을 떼어버리고 나머지 계파가 뭉쳐서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이 계파가 갈등의 심화로 애매한 위치를 가지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 어짜피 180석이라는 거대한 정치세력을 형성한 더불어민주당을 막을 방법도 없거니와, 설령 민주당에서 개헌을 시도해도 미통당이든 미통당 출신 당이든 이를 찬동할 이유도 없기 때문.

하지만 분열을 한다고 해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자칫 잘못하면 두 정당중 하나도 살아남지 못하고 지지층만 갈라먹기가 되는 불상사가 발생 할 수도 있다. 결국 분열이라는 선택지는 통합이 안됬을 때를 위한 마지막 카드로 남겨야지 분열을 목표로 하면 안된다. 미통당이 어떤쪽으로 선택을 해야할지 정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어느쪽이든 쉽지 않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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