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장. 사회를 알아가기 위한 안내서

21대 총선 리뷰

프로여행러 2020. 4. 16. 16:08
반응형

※ 개인적인 의견이 다수 들어있습니다.

총 의석(지역구 + 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 + 더불어시민당(163 + 17): 180석

미래통합당 + 미래한국당(84 + 19): 103석

정의당(1 + 5): 6석

국민의당(0 + 3): 3석

열린민주당(0 + 3):3석

무소속: 5석

- 이번 총선을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양당체계로의 회귀.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25석을 보유하며 원내 3당으로 발돋움 하였고, 선거직전만 보더라도 민생당,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정의당, 우리공화당, 민중당, 한국경제당, 국민의당, 친박신당, 열린민주당까지 총 12개의 정당(비례대표 2개 정당을 빼도 10개)에서 국회의원이 있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중소정당들의 난립이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을 통해서 중소정당들은 모두 쓸려나갔다. 애초에 중소 정당들 대다수가 각 당들에서의 공천 불화 등으로 생긴 것도 있지만 원내 3당이었던 전 국민의당 계열이 대부분 쓸려나간것이 가장 컸다. 애초에 국민의당의 경우 민주당에서 이탈한 세력들이 중심이 되어서 만들어진 정당으로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2위를 기록하는 등 정당으로써도 꽤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지역구는 대부분 호남과 광주 지역이 중심이 되었었다.

문제는 이후 안철수계와 바른미래계, 민주평화당계 등 20명 남짓한 정당이 서로 맞지않는 정치색을 가지고 싸우는 형국이었기 때문에 이 정당의 분열은 이미 예고된것과 다름이 없었다. 결국 민생당은 지역구인 호남에서 지역감정을 내세우는 전략을 내세웠지만 결국 대참패. 3선 이상의 정동영, 박지원, 천정배 등 이름있는 후보들까지 모조리 낙선당하게 되었다. 여기에 비례대표 투표율도 2.7%라는 참혹한 결과를 맞으며 민생당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다른정당들 역시 비슷한 상황. 그나마 지난 총선과 동일한 의석을 확보했고(6명) 당 대표이자 얼굴인 심상정 의원을 당선 시킨 정의당 정도만 선방. 지지율도 지난 7.23%에서 9.6%로 상승하면서 비례대표에서 1석을 더 얻었다. 국민의 당의 경우도 비례대표 득표만 6.7%로 하고 위에 언급한 민생당 등 전 국민의당 계열에 비해서 성공한 모습. 다만 이미 엄청난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과 군소정당이 아예 없다시피한 상황으로 인해 지난 20대 국회와 같은 발언권을 가지기에는 여러모로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 외 에는 민주당의 계파인 열린민주당이 3석을 차지하였지만, 사실상 민주당의 위성정당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본인들의 색을 가진 군소정당은 국민의당과 정의당만이 남게 되었다. 물론 열린민주당이 더불어민주당과의 갈등으로 인해 나왔지만 군소정당을 다 합쳐도 원내 교섭단체 기준인 20석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이들의 발언권은 이전보다 약할 것으로 보인다.

- 민주당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결과. 목표 의석이었던 과반을 초월해서 180석이라는 예상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180석이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신속상정이 가능한 의석수이기 때문에 민주당의 정치적 행보는 평탄해질 것으로 보임. 심지어 군소정당인 열린민주당 3석, 민주당계인 무소속 이용호 후보(전북 남원임실순창), 20대 국회에서도 정치적 방향을 함께했던 정의당 5석까지 합치면 189석으로 향후 국회에서 개헌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위치에 섰다.

지역구에서 민주당의 모든 전략이 성공을 거두었는데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에게 상당부분을 빼았겼던 호남, 광주 권역을 다시 민주당 후보들의 텃밭으로 만들었고 그와 동시에 부울경 7석을 방어하는데 성공하며(경남 3석, 울산 1석, 부산 3석) 영호남간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보였다.

가장 중요했던 수도권이 결정적이었는데, 서울에서 무려 49석중 41석, 경기도에서는 59석 중 51석, 인천에서 13석 중 11석을 차지하며 이번 총선 대승의 원동력이 되었다. 대전과 세종에서 모든 의석을 가져간 것은 덤.

미통당과의 접전지에서 대부분 승리를 차지하면서 이낙연을 비롯한 대부분 민주당 중진들이 살아 남았고, 이 과정에서 미통당의 주요 중진들 및 차세대 기수들까지 대다수 낙마시키면서 국회 의석에서의 우위 뿐 아니라 미통당의 미래까지 박살내는 수준까지 왔다.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가장 큰 소득 중 하나는 '문재인정부 이후'를 바라볼수 있게 되었다는 것. 이미 차기 대통령 후보로 점쳐지는 이낙연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선대위원장을 맡고 대승을 거두면서 민주당 내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을 뿐 아니라 미통당의 유력 후보인 황교안과의 맞대결에서도 승리를 거두면서 차기 유력한 대권주자로 발돋움 했다. 문재인 정부의 남은 2년간 큰 문제만 일으키지 않는다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것이 완벽해 보이는 민주당에게 위험해 보이는 변수가 있다면 바로 비례대표. 지역구의 압도적인 승리와는 다르게 미래한국당에게 근소한 표 차이나마 밀렸다. 이번 선거법 개정으로 비례대표 역시 미통당이 더 가져가기도 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건 정당의 지지에서는 미통당에게 밀렸다는 것. 이미 여러가지 정책 방향으로 인해 문재인 정부가 비판에 처해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향후 대선때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또한 이제부터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더 이상 핑계가 없을 정도로 행정부와 입법부 모든 힘이 실어졌기 때문에 남은 문재인 정부 임기동안 생기는 문제들에 대해 고스란히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후 정치적인 행보가 중요해 지는 부분.

- 완패. 미통당은 역대 최저 의석수 확보라는 굴욕적인 결과를 맞이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더 심각한데 TK 지역과 영남권을 제외하고 미통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고작 28석(강원 4 + 충북 3+ 충남 5 + 경기 7 + 인천 1 + 서울 8)으로 영남권에서 확보한 60석에 절반도 되지 않았다.

특히 한국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충청과 수도권에서의 부진이 눈에 띄는데, 그나마 충청지역은 선방했지만 세종과 대전에서 완벽하게 패배했고, 서울과 수도권은 가장 인구가 몰린 선거구 중에서 강남을 제외하고는 참패했다. 그 강남마저 전통적인 미통당 지지층이라는걸 고려한다면 사실상 미통당은 서울에서는 모든 경합지역에서 패배한것과 다름이 없다.

세부적인 결과로 봐도 참혹한데, 미통당은 이번 선거에서 대부분 국회 중진 의원들이 패배했다. 사실상 미통당의 간판인 황교안 전 대표, 현 원내대표 심재철을 비롯해 나경원, 이혜훈, 김진태 등 다선의원들은 물론 오세훈, 이준석, 민경욱 등 유명 인사들까지 대거 패배했다. 오히려 당내 갈등으로 이탈한 홍준표, 김태호 등이 당선되면서 미통당 수뇌부의 전략이 완벽한 오판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번 총선 결과 미통당이 잃은 것은 너무나도 많다. 차기 대선 후보로 손꼽히던 황교안은 이번 총선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 사실상 친황 계열이 붕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통당의 주축을 이루고 있었던 친박 계열에 대한 완벽한 사형선고가 이뤄지면서 미통당은 다시 내부계파 싸움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홍준표, 김태호, 윤상현, 권성동 등 컷오프 탈락 후 무소속으로 당선된 비박계들의 복귀는 사실상 확정적. 이미 미통당을 이끌던 중심 세력 자체가 붕괴되었기 때문에 비박계가 미통당의 핵심이 될 가능성은 아주 높다.

관건은 나머지 계파. 이번 총선에서 유승민계가 7명, 안철수계인 전 국민의당 의원 등 내부의 계파 정리도 제대로 되지 않은 모습. 여기에 주호영, 정진석 등 다양한 세력들까지 남아있고 서병수 등 친박계도 남아있어서 당분간 미통당은 혼란에 빠질 전망.

다만 미통당이 가지고 있는 희망도 있는데, 바로 비례대표.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33.8%를 기록하며 득표수 1위를 기록하였다. 미통당의 이번 총선 공천전략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 아직도 정당 지지율이 상당히 높은만큼 내부 정리를 잘 끝낸다면 다음 대선에서는 일발 역전을 노려볼수도 있을 것이다. 현 상황으로 볼 땐 그게 쉽지 않아보인다는 것이 문제지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