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장. 사회를 알아가기 위한 안내서

샌드박스 사례로 보는 MCN, 그리고 국내 MCN의 미래

프로여행러 2020. 8. 11.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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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최근 논란이 되고있는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사례를 통해서 MCN 산업에 대해서 써볼까 합니다.

MCN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MCN(Multi Channel Network)은 여러 개의 YouTube 채널과 제휴한 조직으로서 제품, 프로그래밍, 자금 지원, 교차 프로모션, 파트너 관리, 디지털 저작권 관리, 수익 창출/판매, 잠재고객 확보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실제 유튜브에서 정의한 내용이긴 한데,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면 유튜브계의 연예기획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뒤에 나올 내용도 연예기획사와 연관지어서 설명하겠습니다.

MCN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인터넷 방송과 유튜브가 대두되면서입니다. 글로벌 신용보고기업 에스앤피글로벌(S&P Global)의 2019년도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MCN 채널 구독자 수는 2018년에 10억 7,000만 명, 2023년에SMS 12억 1,000만 명까지 증가할 전망입니다. 전 세계 인구의 5명중 1명꼴로 시청하는 셈입니다.

글로벌 MCN 시장규모 역시 2018년 약 2,300억 달러에서 2023년에는 약 2,454억 달러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무언가 이상한걸 느끼셨다면 정답입니다. MCN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인터넷 방송시장의 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인터넷 방송은 일반 유선/케이블 방송의 보조적인 역할이 아닌 완벽한 대안을 넘어 압도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개인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이 있습니다. 실제 유튜브에서의 스트리머의 영향력은 방송국의 연예인들의 영향력과 비교해서 훨씬 큽니다. 그럼에도 MCN은 성장이 더뎌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성장률 둔화만 보이는게 아닙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대형 MCN들이 위기를 겪는 사례가 부지기수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mcn인 디파이 미디어입니다. 디파이 미디어는 전성기에 75개의 동영상 채널을 운영하는 미국의 대표 적인 MCN 중 하나였습니다. 2018년 기준 유튜브 공식 채널 구독자 수는 7,500만명, 소셜 미디어 팔로워 수는 1억 2,000만 명에 육박할 정도였죠.

하지만 광고수익이 80%나 될 정도로 광고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고 이것이 발목을 잡게 됩니다.

디파이 미디어가 얻는 광고 수익의 60%가 유튜브에서 발생하는데, 유튜브의 광고 수익 분배 방식은 총 광고 수익에서 유튜브에 돌아가는 수익 비율은 45%, 여기에 크리에이터와 MCN 측이 나머지 55%를 각각 나누어 갖는데, 보통 크리에이터가 총 수익의 38.5%를 가져가고 MCN이 16.5%만을 가져가게 됩니다. 즉, MCN이 광고로 얻는 수익은 상당히 미약한 셈입니다.

결국 디파이 미디어는 2018년 6월, 광고 제작을 의뢰받은 일부 업체에게 광고비를 지급받지 못했다는 소송을 당하며 파국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국내에서도 대부분의 연예 기획사가 겪는 문제이기도 한데 단적으로 아이돌 소속사들에 비해 여타 연예인 기획사들의 수익률이 낮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이돌 기획사의 경우, 아이돌을 연습생부터 육성시키는 비용 및 리스크를 부담하는 대신에 아이돌들을 데뷔시키면서 나는 수익을 과거 비용 청산 및 이익 실현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돌들의 경우는 앨범, 콘서트, 방송 출연 등 수익실현시킬 수단이 많습니다.

반면 타 연예인들, 특히 배우들의 경우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배우들의 경우 방송활동이 많은 편도 아니고 대부분 연기활동을 통해 버는데, 그 버는 비용을 배우와 기획사가 일정 비율로 나눠가지는 구조를 띄게 됩니다. 물론 육성에서의 리스크를 보통 지지 않지만 그만큼 이익실현은 어려운 셈이죠. 대신 인기 배우의 경우 일정 비율이 배우쪽이 더 커지게 됩니다. 인터넷 방송과 MCN의 관계가 이와 유사합니다. 실제 디파이 미디어의 경우에도 인기 스트리머는 8:2의 비율로 가져가기도 했으니 디파이 미디어의 수익성이 악화일로로 갈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여기에, MCN의 약점이 또 하나 작용하게 되는데 바로 인터넷 방송은 각자가 컨텐츠라는 점입니다. 애초에 인터넷 방송 자체가 개인 방송에서 시작했고, 이러한 방송들은 대부분 1인 방송으로 시작했습니다. 요새 들어서야 경쟁이 심해지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 할 수 있는 MCN들이 주목을 받게 된거지 아직도 많은 인터넷 방송들이 1인 방송으로 시작하고, 좀 커지면 본인의 팀이 생기게 됩니다.

게다가, 현재는 인기 스트리머들은 엄청난 수익을 거두고 있기 때문에 독자적으로도 대형 프로젝트진행 역시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주목받은 가짜사나이인데, 무사트와 피지컬 갤러리는 MCN도 아니지만 4천만원이 넘는 비용으로 이러한 프로젝트를 성공시켰습니다. 물론 방송계로 보면 작은 금액이지만, 개개인이 방송국인 인터넷 방송 입장에서는 어떤 대규모 프로젝트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 된 것이죠.

이런 이유로 기존의 연예인들과 다르게 스트리머들의 경우는 그 개인이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스트리머들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사건이 2016년 10월 발생한 아프리카TV 게임 BJ들의 대거 이탈사태입니다.

발단은 아프리카TV의 갑질에서 시작되는데, 경과나 내용을 제쳐두고 이 대거 이탈은 국내 트위치와 유튜브의 인터넷 방송이 엄청나게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쉽게말하면 스트리머의 이동이 인터넷 방송 산업을 뒤흔든 사건입니다.

이미 플랫폼인 인터넷 방송들마저 스트리머의 움직임에 흔들리는데 MCN의 경우는 더 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위에서 언급한 디파이 미디어, 그리고 미국의 다른 MCN인 클레버 미디어의 경우는 스트리머와의 분쟁 역시 몰락에 큰 일조를 했습니다.

다시 오늘의 주제였던 샌드박스 네트워크로 넘어가겠습니다. 사실 이 회사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 글 하나를 다시 파야되서 짧게 언급하자면, 샌드박스의 경우 현재 MCN 사업자 1위인 다이아 TV를 추격하기 위해서 회사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썼습니다. 다이아 TV가 CJ 산하라 회사 자체는 조용히 있지만 샌드박스의 경우 투자도 엄청나게 유치했고, 대표인 도티 역시 방송활동을 활발하게 하면서 인지도를 높여나갔습니다.

하지만 샌드박스 역시 외형적인 부분은 커졌지만 내실의 경우는 물음표가 붙습니다. 이스포츠 팀을 만들고 캐릭터 스토어를 만드는게 이러한 방향의 일환이긴 했지만 여전히 부실한 상황이죠.

물론 투자자들이 샌드박스를 망하게 냅두진 않을것 같습니다만 스트리머들의 힘이 더 강한 인터넷 방송 특성상 여기서 관리를 삐끗하게 된다면 샌드박스 역시 흔들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최근 MCN 산업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 그리고 유튜버들이 뒷광고 논란과 후폭풍을 겪는 상황에서 샌드박스가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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