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장. 사회를 알아가기 위한 안내서

미국과 이란의 갈등 극화. 하지만 3차 세계대전은 없다.

프로여행러 2020. 1. 8. 15:09
반응형

안녕하세요

5일 이란이 핵합의 탈퇴 선언을 한데 이어 오늘(8일) 이란이 이라크 미군기지에 탄도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했습니다.

이는 지난 3일에 있었던 이란 군부 수장인 카셈 솔레이마니에 대한 살해에 대한 보복으로써 오랫동안 갈등상태에 있던 이란과 미국간의 갈등이 곪아 터지는 분위기입니다. 사실 이란이 미사일까지 쐈으니 전쟁상황이라고 보더라도 크게 과장된건 아닌것으로 보입니다.

위의 타임라인에도 나와있지만 이란과 미국의 관계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나빴습니다. 당장 국내에 2차 석유파동을 불러일으킨 이란-이라크 전쟁(1983년)만 보더라도 당시 미국은 전쟁을 위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을 지원할 정도로 이란과의 사이가 굉장히 나빴습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과 이란은 오랜 기간동안 정치적으로 마찰을 빚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란과 미국간의 갈등의 원인을 분석하는건 시간 낭비이니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사실상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관계였기 때문이죠.

카셈 솔라이마니

이번 상황을 살펴보면 미국이 사실상 선제공격을 한 셈입니다. 애초에 미군이 적국 최고 지휘관을 사살한게 무려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의 제독이었던 야마모토 이소로쿠를 살해한 이후 처음일 정도이니 전쟁을 촉발시켰다고 해도 할말이 없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미국 민주당에서는 솔레이마니 암살에 대한 세부정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주장에 따르면 솔레이마니가 무언가 계획하고 있었다고 했지만 그 무언가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란국민들의 경우 안그래도 반미감정이 짙은 나라인데 자국의 군 사령관이 살해당한 것에 대한 강한 반발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장례식에만 100만여명의 인원이 참석해서 압사사건이 나올정도였으니 그 분노가 어떨지 보입니다. 이란 정부는 이런 국민들의 여론을 등에 업고 군사적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의 양상은 이라크 전쟁(2003년)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2001년)과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라크 전쟁의 경우 미국의 선제공격이긴 했지만 1년 이상의 시간을 들여서 시작한 전쟁이고,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경우 미국이 먼저 공격을 받고(9.11 테러) 한 전쟁이라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제 개인적은 생각으로는 지금의 상황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트럼프는 이란의 공격관련 대국민 연설을 미루고 있고, 심지어 보복공격이 있고 한참이 된 지금까지도 정확한 피해상황에 대해서 함구하고 있습니다. 자국민 보호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미국의 반응으로는 이례적입니다.

트럼프의 트위터

트럼프의 반응이 너무 냉정한 것도 예상 외입니다. 트럼프의 성향상 자국민의 피해에 대해 상당히 격분할 타입이기 때문이죠. 저런 식으로 '모든것이 잘 돌아가고 있다'라는 트윗을 쓰는 사람은 아닙니다.

9.11테러에 대한 복수로 이뤄진 아프가니스탄 전쟁도 약 한달 정도의 준비기간이 걸렸지만(개전 10월 7일) 이때는 그 막후로는 다국적 군을 준비 하고 주변국에 영공 및 영토 사용권을 얻어내는 등 분노에 눈이 멀은 것 치고는 상당히 냉철한 준비과정 또한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미국은 방향성 설정 조차도 애먹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위에서 언급했던 민주당의 반응을 볼 때 미국 정치권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사안으로 보입니다.

미국이 지금 사고를 쳐놓고도(?) 고심하는 이유는 전쟁을 일으키더라도 명분이 적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사실상 자기들이 먼저 선빵을 친 상황인데다가 현재 미군의 피해조차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명분이 약합니다.

여기에, 아프간과 이라크에서의 악몽 역시 미국의 결정을 더디게 하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의 전력은 전세계 전 국가들이 달라붙어도 이길까 말까 할정도로 강력한 전력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아프간에서는 개전 한달만에 수도 카불을 점령하고 두달만에 종전선언을 했고 이라크에서는 한달만에 종전 선언을 하는 등 그 나라를 제압하는데는 큰 노력이 들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에 치안의 붕괴와 저항세력의 대두를 막지못해 IS가 나타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미국으로써는 이란과 전쟁을 하게 된다면 현재 집권중인 알리 하메네이 세력을 무너트리고 친미적인 정권을 세워야 합니다. 문제는 그나마 후세인 독재, 탈레반 독재에 시달려 미군의 입성을 어느정도 환영했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과는 다르게 반미 성향이 짙고 현 정부 지지성향이 강한 이란의 8천만 인구까지도 적으로 돌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이란은 약 165제곱킬로미터(전 세계 17위)로 이라크(43만), 아프가니스탄(65만)과 비교해도 땅까지 넓습니다. 10년을 넘게 주둔하고도 두 국가의 문제를 해결하긴 커녕 악화시켰는데 이란에 대해서는 훨씬 더 심각할 가능성이 커지는 셈입니다.

미국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치루면서 지출한 금액만 약 8조 달러(약 9363조원)로 추산되며 미국의 1년 예산이 약 4~5조달러 수준이라는 걸 감안하면 정말 엄청난 금액을 쓴 셈입니다. 게다가 트럼프 자신의 핵심인 대외적인 비용 감축과 미국 경제 활성화라는 측면에서도 어긋나기 때문에 전쟁을 무리하게 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여기에 현재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400석 중 234석)에서 찬성할 가능성 역시 굉장히 낮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이란과의 분쟁이 격화될수록 중동지역의 반미정서가 심해질 우려도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가만히 있다가 국내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이라크, 솔레이마니 암살때 시아파 민병대 부사령관인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가 사망한 시리아, 그리고 같은 시아파 국가인 레바논까지 시아파 벨트의 국가들이 분노하고 있음과 더불어 시아파와 적대적인 수니파의 수장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마저도 이 사태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중동 전체가 미국에 등을 돌리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이란과 친한 러시아의 개입과 현재 미국과 적대하는 중국의 개입으로 엄청난 규모의 분쟁으로 번질수도 있으나 워낙 강력한 미국의 전력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도발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보입니다.

전쟁의 가능성은 낮아보이지만 사실상 이란과 미국의 사이는 돌이킬수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봉합을 기대하긴 어려워보이지만 이후 상황은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