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아이돌시장 결산 - 암울했던 아이돌 시장 리뷰

- 올해 초만 하더라도 아이돌 시장은 기대로 넘쳤다. BTS가 전세계적인 아이돌로 성장했고 트와이스, 블랙핑크, 레드벨벳 등 기존의 걸그룹, 보이그룹 할 것 없이 해외진출을 진행하고 가시적인 성과까지 거두고 있었다. 여기에 지난해 데뷔한 아이즈원과 올해 이루어질 프로듀스 X 101까지. 지난해에 화려했던 아이돌시장이었던 만큼 올해 역시 다르지 않을꺼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다.

- 첫번째 폭탄은 버닝썬 사태에서 시작되었다. 지난해 11월 버닝썬에서 폭행을 당한 한 사람에서 시작된 사건은 조사 도중 사건과는 별개로 버닝썬 자체에서 또 다른 수상한 점들이 포착되면서 사건이 커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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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과 경찰의 유착 의혹, 마약 투약 의혹, 탈세 의혹으로 차츰 타고 올라가다가 버닝썬 실소유주로 알려진 빅뱅 출신 전 가수 승리의 성매매 알선 및 높으신 분들을 향한 성접대 의혹, 이후 그의 절친이었던 전 가수 정준영의 불법 촬영 동영상 공유 사건으로 번지며 단순 아이돌 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엄청난 폭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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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사건으로 경찰까지 연류되어 있고, 이미 승리, 정준영 등 많은 연예인이 은퇴를 선언했고 이 사건의 여파로 YG 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도 사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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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예계 중에서 재무적인 부분에 미친 가장 최악의 사건인데, 당장 아이돌 대장주인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하락은 피할수 없었고(2019년 1월 50,800원 ->최저 19,300원. 30일 종가 기준 27,350원) 뒤이어 상장, 투자를 준비하던 엔터사들 역시 유탄을 피할 수 없었다.

- 다음 폭탄은 프로듀스 시리즈에서 나왔다. 계속해서 의심받던 순위조작 및 데뷔조 조작에 덜미를 잡힌것. 올해 초에 성공적으로 끝난 프로듀스 X 101에서 팬들이 순위조작을 계속해서 의심했고, 결국 이게 경찰 수사까지 받게 되었다. 아이돌 학교 때 등 계속해서 제기된 의문을 무시해왔던 엠넷에서도 더 이상 무시할수는 없었고 결국 지금까지 전 시리즈의 조작이 드러나게 되었다. 현재까지 수사 결과에 따르면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 X1까지 모든 팀은 이미 데뷔조가 결정되어 있었으며 프로듀서인 안준영 PD는 기획사들에게 접대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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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여론을 모두 무시하는 듯 오늘(30일) CJ 측에서는 아이즈원과 X1의 재활동을 선언하면서 외부의 시선은 더욱 안좋아 질 것으로 보인다. 300억 규모의 기금 마련, 피해자들에 대한 적절한 피해보상,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등 공약도 내밀었지만 결코 시선이 곱지 않을 것으로 전망. 이미 '조작그룹'이라는 낙인이 찍힌 아이즈원의 활동 역시 여러모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의 여파가 큰 이유는 사실상 아이돌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어갔던 프로듀스 시리즈가 '국민의 선택'이 아닌 '방송사의 선택'으로 이루어 졌기 때문. 물론 대부분의 아이돌들이 기획사의 선택으로 데뷔하지만 명색이 국민의 선택을 통해 나온 아이돌들이, 그것도 문자투표를 통해 사적편익까지 챙기면서 신뢰도를 잃은 것.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현재 대형아이돌이었던 아이즈원(X1은 데뷔 직후이므로 제외)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현재 수사중인 아이돌학교(프로미스나인) 또한 같은 의혹에 시달릴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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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인기의 부흥의 한 축이었던 프로듀스 시리즈가 무너진 것은 결국 아이돌 전체 시장의 축 하나가 무너진 셈. 아이돌시장의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이후 아이돌 시장의 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

무려 아이유, 겨울왕국을 제친 김나영, 양다일

 

- 여기에 대미를 장식한 폭탄이 음원 사재기. 물론 아이돌들이 음원 사재기를 한 것은 라붐 이후 '드러난 것'은 없었지만, 이번에는 피해자가 되었다. 당장 아이유는 바이브, 김나영, 양다일에게 밀렸고, 방탄소년단은 임재현, 김나영 등에 밀리는 등 이로 인해 아이돌들의 음원이 차트에서 계속 밀리는 현상이 나오게 된 것. 사실 음원 조작 논란은 지난해 숀도 안대고 닐로 먹을 때 부터 나오던 이야기였지만 이를 무시하고 수익에만 전념한 음원사이트들의 무책임한 태도로 인해 결국 아이돌들이 피해보는 양상이 되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노래를 어떻게든 차트인 시키려고 반복적인 스트리밍을 하는 팬들 입장에서는 화가 날 수 밖에 없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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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이 오는 것은 음원 순위가 결국 인지도 상승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 실제로 숀, 닐로, 임재현, 김나영 등 일반인들이라면 듣도보도 못한 비슷한 풍의 발라드를 부르는 가수를 알 길이 없지만, 이러한 음원조작으로 이름을 알릴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가수에겐 도움이 되기 때문. 설령 걸리더라도 지금 하는 것처럼 발뺌하면 되는 것이고, 여기에 '노래만 좋으면 된다'라는 어처구니 없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문제. 이 논제는 노래의 호불호 문제가 아닌 부당한 방법으로 편익을 취하는 것이기 때문.

10년만에 바뀐 노래취향들.

 

이 사건은 국내 음원업계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이대로 가면 음원 사이트의 신뢰도는 무너지고 내년 국내진출이 유력한 스포티파이, 이미 유튜브를 통해 엄청난 힘을 보유한 유튜브 뮤직 등에 밀릴 것으로 보인다.

- 안타까운 소식도 유난히 많았던 해. 에프엑스 출신 가수 겸 배우 설리는 10월 14일 유명을 달리했고, 설리의 사망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카라 출신 가수 구하라도 11월 24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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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많은 이들이 악플을 원흉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연예인 개인의 의사 표현을 쉽게 하지 못하는 분위기에 있다고 봄. 실제 연예인들 중에서 악플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처 할 수 있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소속사의 그늘에서 자유로운 배우들이 대다수이며, 특히 아이돌의 경우 본인이 악플 등 피해를 보더라도 이에 대해 소속사가 적극 대응하는 경우는 상당히 희귀하다. 당장 에이핑크만 하더라도 탑 아이돌이 된 다음에야 악플러에 대한 처벌을 하는 것만 보더라도 소속사들의 악플에 대한 대응 역시 문제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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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는 엔터테인먼트사에 소속 연예인들에 대한 주기적인 정신과 상담 등 법제화는 물론 악플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쿨한척이 아닌 강력한 대응도 할 수 있는) '연예인이니까 감내해야한다'라는 대중의 인식 변화 역시 시급해 보인다.

- 이러한 수많은 악재들이 보여주는 것은 연예계의 더러운 면들이 많았다. 물론 대중의 풍문으로 연예계가 이런곳이라는 것은 알음 알음 알려져 있었지만 아이돌 시장이 커짐에 따라 이런 비체계적인 아이돌 시장의 문제점이 들어난 것. 사실 이밖에도 MBC와 빅히트의 불화로 bts, txt, 여자친구의 가요대제전 불참, KBS의 에이핑크 무대의 급작스러운 종료, MBC 아육대에서 이달의 소녀 츄의 머리를 잡아당긴 스태프의 성의없는 사과까지 방송계의 갑질이 얼마나 연예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사건들이 많았다. 심지어 대중들의 인기를 먹고사는 이런 방송들이 시청자를 무시한 행태를 보이는 것 역시 올해 드러난 민낯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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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난리속에서도 아이돌 시장에서 다행인 부분은 아이돌들의 인기는 지속적이었다는 것. BTS는 이런 난리통 속에서도 빌보드 수상을 하는 등 여전한 인기를 누렸으며 트와이스, 블랙핑크 등 아이돌들의 인기도 여전히 유지가 되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아이돌 세대교체 시대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ITZY와 같은 대형아이돌의 데뷔 역시 인기를 이어갈수 있게 하는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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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 가장 큰 문제였던 판의 문제, 즉 연예계의 문제의 심각함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면서 전반적인 구조의 변화가 필요한 내년이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