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장. 걸그룹을 사랑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

프리스틴의 때이른 해체, 그리고 IOI로 본 프로젝트 아이돌의 한계

프로여행러 2019. 6. 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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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프리스틴이 지난 5월 29일부로 해체했습니다. 

사실 어느정도는 프리스틴의 해체는 어찌보면 예상 가능했었습니다. 프리스틴의 마지막 활동은 무려 1년전, 그것도 전체활동이 아닌 5명의 유닛활동(프리스틴 V) 이었고, 완전체 활동은 거의 2년전인 2017년 8월이었습니다. 사실상 1년간 활동이 전무하다시피 했기 때문에 프리스틴에 대해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계약기간이 4년넘게 남은 아이돌을 해체한다는 것은 쉽사리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프리스틴은 플레디스에서 프로듀스 101 이전부터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만들던 아이돌입니다. 이를 포기했다는건 회사의 내부사정이 있을 것이라 짐작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애초에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는 세븐틴, 뉴이스트가 착실하게 매출을 올려주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의문이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 이번 프리스틴의 해체는 의문이 너무 많지만 확인되는 부분이 별로 없습니다. 다만 플레디스가 프리스틴에 대한 해체를 결정하게 된 것에는 프리스틴이 기대보다 성공하지 못했다는 이유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프리스틴의 앨범 판매량을 보면(가온차트 기준), 1집인 'HI! PRISTIN'이 43,300장, 2집인 'SCHXXL OUT'이 27,200장 가량입니다. 첫 앨범에서 준수한 모습을 보였지만 2집에 들어서면서 앨범판매량이 급감했습니다. 일차적인 문제는 소속사에게 있겠지만, 프로듀스 101에서의 이슈를 끌고가지 못했다는 부분도 큽니다.

​ 실제로 프리스틴의 활동시기를 보면 IOI 활동이 끝나고 3달만에 데뷔, 그 이슈성을 가져가면서 첫 앨범을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슈성은 떨어지고 인기도 시들해졌습니다. 물론, 이런 상황임에도 플레디스의 프리스틴 해체는 엄청나게 조급한 감이 있습니다.

​ 프리스틴이 해체해서 그렇지 다른 IOI 출신 팀들의 상황 역시 좋지 않습니다. IOI 멤버 11명중 기존 아이돌에 들어가지 않고 새롭게 그룹을 형성한 팀은 구구단(김세정, 강미나), 프리스틴(주결경, 임나영), 위키미키(최유정, 김도연) 이 세팀입니다. 나머지 두팀인 구구단과 위키미키 역시 상황이 썩 좋은편은 아닙니다.

구구단의 경우 엄청나게 기대를 모았고, IOI의 활동기를 겹치는 리스크를 감당하면서도 데뷔했습니다. 하지만 데뷔전과 첫 앨범부터 삐걱대기 시작하더니 미니 1집(원더랜드) 2만 1천장, 미니 2집(나 같은 애) 2만 9천장, 싱글 1집(초코코) 2만장, 싱글 2집(THE BOOTS) 2만장, 미니 3집(NOT THAT TYPE) 9천여장 등 2만장 언저리의 판매를 보이다 최근 앨범에서 판매량이 급락하게 되었습니다.

​ 위키미키의 경우 1집(I don`t like your Girlfriend)에서 5만장 이상 판매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으나 2집(la la la) 3만 1천장, 싱글 1집(crush)  2만 2천장 등(이번 앨범은 집계중이라 제외) 꾸준하게 판매량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 물론 기존아이돌로 돌아간 정채연(다이아)나 기존 아이돌에 합류한 유연정(우주소녀)의 경우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들의 경우 워낙 인지도가 미미했거나(다이아) 성공에서 IOI 멤버의 역할이 적은 경우(우주소녀)에 해당합니다.

​ 결국 현재 상황에서 IOI 출신중에서 성공한 사례라고 해봐야 방송인이자 배우로 방향을 틀은 김소혜와 솔로활동으로 대박을 친 청하 뿐입니다.

 

아이오아이가 10만장이 넘는 앨범을 판 팀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엄청난 팬덤을 자랑하던 팀이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향후 행보를 이해하기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아이오아이를 사랑하던 팬들은 아이오아이와 멤버들의 팬들이지 새로운 아이돌들의 팬이 아닙니다. 그래서 소속사들이 정말로 신경써야 했던건 그 멤버의 팬덤이 새로운 아이돌들에게 넘어올수 있게끔 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세 팀은 그런 부분을 거의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 그나마 기존아이돌에 들어간 팀들이 괜찮았던 이유는 그 팀들은 원래 방향성을 가지고 가던 팀들이었기 때문입니다. 현 아이돌시장은 유명한 멤버 한둘 있다고 팀을 성공으로 이끈다는거 자체가 굉장히 힘든 구조가 되고 있습니다.

​ 이런식으로 흘러가는 이유는 멤버들의 팬들이 굳이 그 멤버의 팀을 응원하지 않아도 충분히 그 멤버에 대한 덕질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유명 멤버는 팀 내에서 에이스 멤버이기 때문에 방송출연 횟수가 많습니다. 여기에 유튜브 등에도 많이 노출이 되기 때문에 멤버에 대한 팬질을 하는 것이 어렵지도 않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번 프로듀스 101 출신 아이돌들처럼 오디션에서 데뷔한 아이돌의 경우, 팬들이 팀에 대한 애정은 별로 없고 멤버에 대한 애정이 우선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당연히 팀에 대한 애정이 적을 수 밖에 없습니다. 청하가 솔로 활동으로 잘나가는 이유이기도 하죠.

이러한 상황은 이번에 해체하게된 워너원, 그리고 2년 반이라는 한정된 기간이 정해져있는 아이즈원도 마찬가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프로젝트 그룹은 프로미스나인처럼 하나의 아이돌로 유지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계약적인 문제는 어쩔수 없는 부분입니다.

​ 결국, 프리스틴의 해체가 보여준 것은 아이돌 시장이 더이상 멤버 한둘의 인지도로 움직이는 시장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프로듀스 시리즈가 아직까지도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 이후 나온 아이돌들의 데뷔에 대해서 소속사들의 숙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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