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장. 걸그룹을 사랑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

걸그룹 음원 성적으로 보는 7,8월 여름 걸그룹 대전 결산

프로여행러 2017. 11. 20. 23:30
반응형

※ 이 글의 본문은 2017년 8월 29일에 작성되었습니다(http://blog.naver.com/tjdwnsqus/221084809035)


※ 이 차트는 6월 말부터 8월 27일까지 걸그룹 1위를 나타낸 차트입니다.
※ 방송 3사의 음악프로, 쇼챔피언, 더쇼, 엠카운트다운의 1위를 합산한 차트입니다.



- 마마무의 활동은 그야말로 성공적. Signal로 11관왕을 차지한 트와이스를 제외하고 여름에 컴백한 걸그룹 중에서 가장 많은 1위를 기록하였다. 사실 마마무의 경우 음원성적에 비해서 대중적인 인지도가 부족한 편이다. 실제로 직전 활동인 '데칼코마니'의 경우에도 청룡영화제에서 문별의 랩이 이슈화 되면서 재조명 받기는 하였으나 실제 활동에서 1위는 한번에 그치는 등(더 쇼) 음원 성적은 부진하였다. 하지만 이번 '나로 말할것 같으면' 활동에서 첫 1위를 차지하였던 '넌 is 뭔들'에 이어 (8회) 두번째로 많은 1위를 기록하며(7회) 마마무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데 성공한것으로 보인다.

이번 앨범 성공의 원동력은 현재 마마무의 핵심 컨셉중 하나인 '걸크러쉬'. 지난 앨범들이 곡이 아닌 활동 자체에서 걸크러쉬가 나왔다면 이번에는 곡의 선택도 걸크러쉬를 선택하면서 더 많은 여성 팬들을 모은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마마무의 팬층은 여성팬 비중이 상당한 편인데, 이 강점을 좀 더 강화 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번 활동을 통해서 마마무는 '여성팬에게 더 사랑받는 그룹'이라는 이미지를 더 공고히 하였고, 이러한 점은 블랙핑크, 에이핑크와 경쟁하는 중에도 최다 1위를 차지하면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멤버들의 예능감에 비해 낮은 예능활동이나 트와이스와 같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은 아쉬운점. 하지만 이번 활동은 마마무의 색깔이 '실력파 퍼포먼스'에서 '걸크러쉬 아이돌'로 넘어가는 중요한 기점이 될 듯.



- 무려 2년 7개월만의 컴백. 하지만 에이핑크는 이번 FIVE 활동을 통해 왜 이 그룹이 장수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증명해 보였다. 데뷔한지 3년, 5년이나 차이나고 현재 대세 걸그룹이라 할수있는 마마무, 블랙핑크를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 것.

에이핑크의 앨범성적을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은 예능. 안그래도 예능감이 좋은 아이돌로 손꼽히는 에이핑크인데 앨범활동을 계기로 각각 활동하던 멤버들이 모두 한곳에 모여 예능을 할 기회가 상당히 오랜만에 찾아왔고 에이핑크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실제로 최다 출연을 기록한 주간아이돌은 물론 아는형님과 런닝맨(나은, 하영), 정글의법칙(은지), SNL 등 전방위적 예능 출연을 하기도 했다. 이런 예능이 주요했다는 것은 음원 성적에서 드러나는데, 거의 동시기에 데뷔해서 첫주에는 마마무에게  밀리는가 싶더니(마마무 4회, 에이핑크 0회), 본격적인 예능 활동을 하면서 이 추세를 역전하는데 성공했다(2주차 마마무 2회, 에이핑크 3회). 예능에서의 활동이 음원성적까지 이어진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본래 소속사인 플랜에이와 재계약에도 성공하면서 에이핑크는 이제 장수 아이돌로써의 토대를 마련했다. 씨스타, 레인보우, 포미닛 등 한시대를 풍미했던 아이돌들이 해체의 길을 겪었지만 에이핑크는 '좋은 컨셉의 꾸준한 장수돌'로써 소녀시대와 함께 오랫동안 활동할 것으로 보임.


- 블랙핑크는 마마무, 에이핑크에 밀렸으나 3회 1위라는 실적을 내는데는 성공. 하지만 이 성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언가 꺼림칙한 부분이 있다. 바로 세번의 1위 모두 SBS 인기가요에서만 기록한 것. 그리고 블랙핑크는 데뷔후 8번의 1위(휘파람 3회, 불장난 2회, 마지막처럼 3회) 중 7번을 SBS에서 기록했다(1회 엠카운트다운 휘파람).


이는 SBS 인기가요의 1위 산정방식 때문인 것으로 보임. 현재 SBS 인기가요의 점수 산정방식은 음원점수(55%) + SNS점수(35%) + 음반점수(5%) + 시청자 사전투표(5%) + ON-AIR점수(10%) 인데 이중 SNS 점수에서 블랙핑크는 상당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건 YG 소속 가수들이 SBS 인기가요에서 강한 이유이기도 한데, 실제로 올해 SBS 인기가요에서 YG소속 가수의 1등은 총 10번(빅뱅 2, 위너 2, 싸이 1, GD 2, 블랙핑크 3)으로 KBS 뮤직뱅크 4번, MBC 쇼 음악중심 5번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이기도 하다.

YG의 음악적 특성이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것도 한몫했다. 실제로 YG는 해외팬이 많은 편이며 이러한 해외팬들이 유튜브를 통해 영향력을 끼치고 이러한 영향력이 블랙핑크의 1위에 막대한 공헌을 한 것. 같은 주에 데뷔한 마마무, 에이핑크와 비교해보면 유튜브 뮤직비디오 시청수(공식채널 기준)가 FIVE 130만, 나로 말할것 같으면 229만을 기록한 반면 마지막처럼은 1억 2448만이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이 수치는 트와이스의 SIGNAL 보다 더 큰 수치(9927만). 현재 음방, 음원성적과 상이한 조회수가 유튜브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점들을 봤을 때, 현재 블랙핑크의 성공은 '블랙핑크의 색깔의 성공'이라기 보다는 'YG의 성공'이라는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물론 블랙핑크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그룹이나 현재 블랙핑크가 1위를 차지하는데에는 소속사의 힘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블랙핑크가 한단계 더 나아가려면 YG라는 타이틀에 의존하지 않게 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 솔직히 '빨간 맛'의 뮤직비디오는 충격적이었다. 아무리 이런저런 의미와 해석적인 장치를 뮤직비디오에 심어놓기로 유명한 SM이지만 지금까지와는 확연하게 다른 뮤직비디오를 보여 준 것. 하지만 노래가 좋으니 성적은 따라왔다. 여름 컴백한 걸그룹 중 유일하게 공중파 3사의 1위를 석권하는데 성공하였고, 총 5번의 1위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예능 활동도 아는형님, SNL, 판듀, 오빠생각 등에 출연하며 레드벨벳의 예능감을 드러냈다.

아이러니하게도 레드벨벳에 있어 최악의 악재(?)는 소속사. 레드벨벳 컴백시기를 엑소와 소녀시대 컴백시기와 맞춰 버린것. 특히 엑소는 레드벨벳 활동 2주차에 컴백하면서 레드벨벳이 가져갈 1등을 몇개나 뺐어갔다. 이런 소속사의 만행(?)이 없었더라면 트와이스에 이어 10관왕도 가능했던 추세였기 때문에 더욱 아쉽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애매한 성적을 거두던 레드벨벳이었지만 올해 초 'Rookie'의 성공과 뒤이은 '빨간 맛'의 성공까지 이뤄내면서 레드벨벳의 위치는 공고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제는 레드벨벳에서 벨벳이 아닌 레드의 이미지가 더 강해지긴 하겠지만.


- 늘 그랬듯이 여자친구의 소속사인 쏘쓰뮤직은 컴백시기를 현명하게 조정했다. 앞에서 언급했던 대형 걸그룹인 마마무, 레드벨벳, 에이핑크, 블랙핑크와의 맞대결을 피하고, 가장 강력한 경쟁자중 하나였던 엑소와의 경쟁까지도 최대한 피하면서 8월 초순에 컴백을 한 것. 그리고 첫주차에 네 번의 1위를 기록하며 여자친구의 활동에 문제가 없을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워너원이 데뷔를 하면서 쏘쓰뮤직의 모든 계획은 틀어졌다. 워너원은 선배 그룹이었던 아이오아이와 다르게 모든 방송에 출연하였고, 음원 뿐 아니라 음방에서도 모든 1위를 싹쓸이 해간것. 결국 신중했던 쏘쓰뮤직의 컴백시기는 최악의 컴백시기가 되버렸고, 결국 워너원의 타이틀곡 '에너제틱'에 밀리며 수많은 2위를 기록해야 했다.

여기까지가 이번활동에서 여자친구가 처한 상황이지만 여자친구 역시 걸리는 점이 있다. 물론 워너원이 강력한 상대이긴 하지만 여자친구는 작년 한해만 29개의 1위를 기록한(시간을 달려서 15회, 너 그리고 나 14회) 음원과 음방의 최강자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여자친구는 워너원이 데뷔하고 나서 단 한번의 1위도 가져오지 못했다. 경쟁력이 그만큼 떨어졌다고 볼수도 있는 상황이다(물론 단순히 워너원이 강력한걸수도 있다.)

올해 초 'Fingertip'의 경우는 여자친구의 색깔에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으로 봤다. 그래서 이번앨범에서 쏘쓰뮤직은 이전 성공적인 컨셉이었던 파워청순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차트장악력을 보여주는데 실패를 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여자친구의 이미지의 소모가 거의 막바지에 이른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실제로 1위 수가 작년에 비해서 1/5로 하락했으니 우려가 안되는게 이상하다. 만약 단순히 워너원에게 밀린것이 아닌 이미지 소모가 다 끝난것이라면 이번에 워너원을 만난것이 더 큰 재앙이 될지도 모른다.

이런 부분은 이번앨범으로 평가를 할 수 없는 상황. 다음 앨범이 나와봐야 명확하게 결론이 나겠지만 음원과 음방 성적을 놓고 봤을 때 현재까지 모습은 약간의 불안감정도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인 점. 게다가 여자친구의 소속사는 현명하기 때문에 막히더라도 또 다른 길을 찾을 것이라 기대한다. 늘 그랬듯이.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