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장. 투자를 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

위기의 엔씨소프트. 대폭락의 전조인가 지금이 저점인가

프로여행러 2021. 9. 4.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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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엔씨소프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번엔 게임을 중심으로 이야기했다면 오늘은 주식, 즉 투자의 관점에서 써보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최근 엔씨소프트는 상당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8월 26일 -15%를 시작으로 지난주까지 주가로만 20만원이 빠지는 대폭락을 경험했습니다. 이 시점이 블소 2의 흥행 참패와 펄어비스의 도깨비의 흥행성공으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게 신호탄이 된건 분명하지만 투자적인 관점에서 바라볼때 이 문제는 작은 문제입니다. 정확히는 문제의 시작점이라 볼 수 있습니다.

 

https://lifetravelers-guide.tistory.com/402

 

게임을 오래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최근 NC 소프트가 만든 게임은 절대로 잘 만든 게임이 아니었습니다. 리니지m과 리니지2 m, 트릭스터 m과 블소2 모두 출시 당시에 혹평을 받았던 게임이었죠.

그럼에도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무너지진 않았습니다. 당장 트릭스터 m의 출시 시점(5월 20일)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주가가 크게 떨어진 상황은 나타나지 않았죠. 게임에 대한 혹평도 많았고 실제 실적도 나빴음에도 말이죠. 심지어 부진했던 2분기 실적발표(8월 11일)에도 오히려 주가는 올랐습니다.

즉, 정리하자면 이런겁니다. 엔씨소프트가 게임을 못만드는건 이미 알고 있다(트릭스터m). 그리고 올해 실적(1분기, 2분기) 모두 안좋았다. 그럼에도 주가에 큰 '타격은 없었다'

디아블로 임모탈 발표당시 주가 흐름

 

게임사가 게임을 못만들고 실적이 안나오는데 투자심리가 위축되지 않는다. 상당히 모순적인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블리자드의 소위 '님폰없'사태를 부른 디아블로 임모탈 사태때 주가가 급락했고, 위쳐 3의 성공으로 전세계적인 게임사가 된 폴란드의 CDPR은 사이버펑크 2077의 실패로 주가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떨어졌습니다. 원래는 게임사들은 게임에 성패가 주가의 성패도 좌우하는게 맞습니다. 그게 게임사의 실적이니까요.

NC가 게임에서 실패를 했음에도 주가에 타격이 없었던 이유는 투자자들이 NC에 대해서 기대하는 것이 '좋은 게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투자자들이 관심이 있는건 엔씨소프트 게임을 하며 돈을 쓰는 '게이머'에 있습니다. 이 게이머들은 엔씨소프트 게임에 수억이라는 금액을 우습게 쓰고 엔씨가 만든 게임들을 돌아다니는 게이머들입니다. 어떻게 보면 NC의 충성고객이지만, 이 고객들의 대다수는 매몰비용이 아까워서 이걸 그만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죠. 솔직히 말해서 게이머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으니 그냥 린저씨라고 부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엔씨를 만든건 이 린저씨들이 버린(?) 돈들로 쌓아올린 것입니다. 그리고 엔씨는 이에 보답하듯 린저씨들에게 익숙한 디자인, 형태, 과금방식으로 게임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더 정확히는 뽑아먹기 좋게 만들고 있었죠. 그런데 이러한 심리가 리니지 문양사태(2021년 1월)부터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린저씨들이 엔씨가 자기들을 위하는게 아니라 자기들을 호구취급 하고 있단걸 처음 깨달은 사건이죠. 물론 그럼에도 리니지m의 매출액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대안이 나오기 시작하자 유저들은 슬슬 옮겨가기 시작합니다. 바로 오딘(카카오게임즈)이 매출 1위를 차지하게 된 시점이죠.

2021년 7월 앱스토어 순위

 

오딘이 리니지라이크 게임으로 1위를 차지하면서 위기감이 있었으나 여전히 리니지는 잘나가는 편이었습니다. 물론 1분기, 2분기 실적이 망했지만, 이후 나올 블소2, 리니지 w가 나온다면 다시 왕좌의 복귀가 가능할거라 믿었던거죠. 근데 결과는 아시다시피 이제 리니지를 떠난 린저씨들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냥 리니지에 붙어있거나, 아님 오딘을 즐긴 것이죠. 일부는 아예 이탈도 했을겁니다.

이번 블소 2의 실패가 지금까지 엔씨의 실패와 다른 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엔씨는 그간 숫자에 강한 게임사였습니다. 게임을 못만든다는 비판이 있어도, 중독에 가까운 게임성에 대한 힐난이 있어도 언제나 좋은 숫자(매출, 재무재표)를 기록했기 때문에 엔씨소프트는 3N에서도 최강자로 군림 할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블소2라는 메인 타이틀에서조차 게이머들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게이머들에게 돈을 쓰게하지 못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며 엔씨소프트의 진정한 강점은 없어졌습니다. 좀 더 투자자적 관점으로 이야기 한다면 향후 매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죠.

이러한 상황을 두고 기관들과 애널리스트의 의견은 양쪽으로 갈립니다. 지금이 저점이고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 그리고 더 하락할수도 있다는 의견이 그것이죠. 그리고 그 의견에 중심에 있는 게임이 바로 리니지 W입니다.

리니지 W는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리니지 같은 게임이 무슨 해외진출이냐 싶으시겠지만 실제로 리니지는 대만에서 인기가 있으며(리니지M 매출 1위), 일본, 러시아 시장에서도 어느정도 인기는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NC의 전체 매출 중 80%정도가 한국, 그리고 나머지 20%는 해외라는 점, 그리고 그 해외 매출의 대부분이 길드워2에서 나온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린저씨들이 외국인들을 패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 만드는 게임이라고 봐야합니다. 엔씨가 개선점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위에 짤만 봐도 알 수 있든 이미 리니지 시리즈에 무슨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여전히 리니지 시리즈인 리니지m과 리니지2 m의 매출이 상위권이란 점을 고려한다면 해외 매출이 없이도 린저씨들을 뽑아먹을 수 있는 제 3의 루트가 되어줄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리니지에 대한 대중적인 시선이 나쁜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현재 떡락하는 민심에 대해서는 크게 중요한게 아니죠. 어짜피 엔씨 입장에서 그들은 고객이 아니니까요.

가장 중요한건 과연 린저씨들이 리니지w로 옮겨가 줄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이미 신뢰도가 바닥을 기는 엔씨지만 여전히 린저씨들 대부분은 리니지 시리즈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사람들이 엔씨한테 당했던걸 또 까먹고 리니지w로 옮겨가느냐 아니면 이제는 다른 게임을 즐기겠다고 리니지를 떠나느냐가 리니지 w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뭐 엔씨가 외치는 글로벌 리니지 같은건 애초에 안된다고 봐야겠지만요.

엔씨소프트는 창립후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장 블소2는 도깨비와 비교되며 게임 취급도 못받고 있고, 리니지 w에 대해서 대대적인 유튜브 광고를 하고 있지만 승우아빠, 침착맨 등 유명 유튜버들 조차도 엄청난 싫어요 세례를 받고 심지어 몇몇 유튜버들은 비판을 못이겨 영상을 내리는 등 이미 민심은 NC를 떠나 있습니다. 하지만 엔씨는 언제나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린저씨들이라도 제대로 끌어들인다면 엔씨의 부활은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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