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장. 투자를 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

다시 오르는 유가. 다시 100달러 시대를 맞이할까.

프로여행러 2018. 9. 26.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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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운전하시는 분들은 특히나 와닿으시겠지만 올해들어 유가가 상당히 많이 올랐습니다. 


몇개월 단위로 띄어 보면 이 유가의 상승이 크게 안보이지만, 불과 작년 이맘때 유가는 WTI기준으로 49.29달러였습니다. 불과 1년사이에 50%가량 가격이 오른 셈이죠.


상대적으로 가격이 더 높은 브랜트유의 경우, 올해 1월 초에 배럴당 65달러였으나 최근에는 81.87달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유가의 상승에 가장 큰 원인은 세계적인 정세와 관련이 깊습니다.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석유를 생산하는 중동의 경우(두바이유) 특히나 정치적인 움직임이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최근들어 유가의 기준이 되고 있는 WTI(텍사스 중질유)의 경우에도 공급과 수요에 의하기 보다는 정치적인 방향성에 의해 생산량이 결정됩니다.


최근의 유가를 움직이는 세가지 축은 중동의 상황과 OPEC의 감산, 그리고 미국의 생산에 있습니다.


현재 석유수출국기구(OPEC) 12개국과 러시아, 오만, 카자흐스탄 등 비OPEC 산유국 등이 포함된 OPEC+이 하루 180만 배럴 감산에 합의해 2017년부터 시작하면서 유가 반등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tjdwnsqus/220875588914

사실 제 개인적으로는 이 유가를 절대 잡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OPEC의 지도력과 각 산유국의 감산에 대한 의지가 상당히 강했습니다. 그래서 상당기간 감산에 성공했고, 이 감산은 장기적으로 유가를 다시 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https://yearbook.enerdata.co.kr/crude-oil/world-production-statitistics.html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전세계에서 손꼽히는 원유 수입국이었던 미국의 원유 수출 재개입니다. 미국은 2016년 1월부터 원유수출을 재개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원유 생산량이 전 세계 1위를 기록할정도로 원유 생산이 많은 국가지만 소비량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에 미국의 원유 수출 재개는 세계 원유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마지막은 중동 정세입니다. 사실상 위 두개의 요인은 상수에 가깝습니다. 현재의 유가를 올라가게하는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동의 현 정세는 당장의 유가의 상승폭을 더 올리는 요인이 됩니다.


사실 중동의 정세에서 가장 큰 불안요소였던 IS(이라크 레반트 이슬람국가)는 사실상 괴멸한지 오래이고 테러활동 역시 잦아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남아 있는 최고의 변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자의 개혁과 미국과 이란과의 관계 악화입니다.


물론 빈살만 왕자가 본격적으로 칼을 뽑은건 2017년입니다. 당시에 두명의 왕자가 사망하고 11명의 왕자가 체포되는 등 왕가에 피바람이 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들이 잦아들고 있는 상황에서 빈살만 왕자는 성직자 처형이라는 사우디의 근간을 흔들수 있는 개혁까지 단행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국교가 없는 국가에서는 잘 이해할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 점을 설명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말 그대로 '사우드의 아라비아'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우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왕가로 현재까지도 통치하는 세력입니다.


사우드가문이 국가를 세울 때는 이슬람에서 명망있는 가문이라기 보다는 단지 신흥 국가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이들이 선택한 방법이 종교와의 결탁, 특히 현재의 극단주의, 보수주의 이슬람인 와하비즘과의 연대였습니다. 실질적인 힘은 사우드가문에서 제공하고, 종교적인 명분은 와하브파 이슬람 종교인들이 제공하는 이 연대는 도시국가에 불과했던 사우디아라비아를 아랍권 최고의 종주국으로 세우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즉, 현재 사우디 내에서 종교지도자들은 왕족급 지위를 갖고 있는 것과 다름없는데 빈살만 왕자는 이걸 건드린 것입니다. 왕족에 대한 정리가 끝났으니 종교에 대한 정리를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게다가 와하비즘 자체가 이슬람 근본주의에 기반한 보수주의이기 때문에 개혁을 추구하는 빈살만 왕세자와의 충돌 역시 계속해서 있었습니다.


문제는 현재 사우디 내에서도 상당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종교와의 싸움이 사우디의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입니다. 작년부터 빈살만 왕세자가 하는 개혁은 상당히 파격적이고, 적들 역시 가차없이 숙청하고 있기 때문에 신변에 대한 우려가 나올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이 정리되기 전까지는 유가는 상당히 불안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란과 미국의 분쟁입니다. 이란의 경우 이슬람 혁명이 있었던 1979년 이후 미국과의 관계는 상당히 좋지 않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북한문제가 이래저래 많이 진정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가장 크게 척을지고 있는 국가는 단연 이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2015년 이란이 핵포기 합의로 관계가 개선되나 싶더니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파기하면서 제재도 다시 시작되었고 이란과 미국의 관계는 다시 나빠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에 대해 유럽, 중국등은 이란과의 거래를 재개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상황은 이전만큼 나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단언하건데 미국과 이란이 무력충돌을 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이란의 경우 아쉽긴 해도 미국과의 제재가 풀리지 않더라도 유럽과 중국이 있는 상황이고, 미국의 경우 애초에 일방적으로 이란과의 핵합의를 파기한 상황이라 딱히 명분도 없거니와 북한과의 관계 역시 확실히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들을 전반적으로 본다면 당분간의 유가상승이 급작스럽게 이뤄질 가능성은 상당히 낮습니다. 이란의 무력도발이라던가, 그것도 아니면 빈살만 왕세자의 암살 정도의 대형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한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반면, 현재의 유가는 이러한 중동의 위험과 산유량 감소를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이 또한 급격하게 내려갈 가능성은 없습니다. 결국 현재의 70~90사이의 박스권을 오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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