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장. 투자를 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

새로운 유럽발 악재? 터키의 리라화 급락과 터키 경제.

프로여행러 2018. 8. 1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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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주식시장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이 상당히 혼란스러운 하루입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로 급락하였고,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 등 안전자산으로 구분되는 화폐의 환율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주식시장의 혼란스러운 흐름의 원인이 된 것이 터키의 리라화 폭락입니다.


https://kr.investing.com/currencies/usd-try


현재(8/13) 터키의 리라화는 1달러당 6.5225리라입니다. 원화로 보면 1리라가 약 173원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제가 6년 전에 터키 여행을 갈때만 하더라도 1리라가 약 700원이었고,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불과 3달전에 261원이었다는걸 고려하면 터키의 리라화 가치가 심각하게 급락하고 있음을 보실 수 있습니다.


터키의 화폐가 급락한 가장 큰 이유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시작된 탓이 큰데, 지난 2016년부터 구금되어 있는 미국출신의 브런슨 목사가 옥살이 후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는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과 터키의 분쟁이 시작되었고 이를 해결하기위해 터키 정부에서 대표단을 보냈으나 전날 터키정부 대표단이 미국에서 '빈손'으로 귀국한 데 이어 10일 오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관세폭탄'을 투하한 결과 치명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사실 미국과 터키간의 관계는 굉장히 복잡합니다.



터키의 경우 독재자인 에르도안 현 터키 대통령이 집권중인데, 이 인물은 2003년 총리에 당선이 된것도 모자라서 2010년 개헌을 통해 대통령제로 전환, 2014년 대통령에 취임했고 아예 헌법까지 뜯어 고치며 본인이 30년간(!) 독재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면서 본격적인 독재자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그전까지 세속주의에 가까웠던 터키를 이슬람 근본주의로 끌고감에 따라 반미 정책을 피면서 미국과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EU 가입까지 노렸던 국가가 이제는 완전히 불량국가로 낙인찍히게 되었고, 현재는 서구권과의 관계가 완벽하게 틀어진 상태입니다.


터키의 경제성장률은 절대 나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BRICS 국가들이 주춤할때 새로운 신흥경제국으로 취급받았던 때도 있었을 정도입니다.


터키는 유럽과 중동을 잇는 길목이라는 이점도 있고, 약 7천 9백만명으로 유럽에서 절대 적지 않은 인구수(독일 8천 1백만), 그리고 관광 등 서비스 산업의 발전을 통해서 많은 가능성을 가진 국가였습니다. 관광과 많은 인구수를 기반으로 한 내수 중심의 국가였습니다. 게다가 에르도안의 반 서방 정책으로 인해 대외무역의 60%, 외국인 직접투자의 80%를 차지하는 EU와의 갈등으로 인해 이런 경향성이 더 심해진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어진 미국의 금리인상과 국제유가 인상으로 인해 지나치게 내수 의존적인 터키경제의 성장성은 계속해서 의문을 받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국가보다 자국 화폐인 '리라화'의 가치 유지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었는데, 미국의 관세 보복으로 인해 이 리라화가 크게 요동치면서 터키 경제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된 것입니다.



http://www.worldgovernmentbonds.com/cds-historical-data/turkey/5-years/

당연히 국가의 신용위험도를 나타내는 CDS프리미엄은 400대로 급상승했습니다(한국 41). 터키의 불행은 에르도안이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반서방을 외치면서 미국 뿐아니라 나토 등 서구권과의 결별을 선언하면서 터키의 상황은 더욱 힘들어질 전망입니다. 새로운 동맹이 될 가능성이 높은 러시아나 중국은 터키 경제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죠(지리적 위치나 시장규모 등).


문제는 터키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지금 가장 우려되는 것은 터키의 외환위기와 여기에 이어지는 신흥국 통화들에 대한 연쇄적인 타격입니다.



실제로 터키의 리라화 폭락이 있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다수의 신흥국들의 통화들이 하락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해 올해 내내 지속되고 있는 현상이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 신흥국들의 화폐는 서로 직접적인 연관이 없고(각국의 통화 스와프 정도) 터키의 경제위기가 전세계에 미칠 정도로 파급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영향이 없을 거라는 의견 역시 강합니다. 하지만 투자의 심리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터키의 리라화 폭락이 영향이 없을거라 장담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터키의 경제위기는 그동안 잠잠했던 전세계 경제의 파동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게 나비효과가 될지, 아니면 물위의 파문으로 끝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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