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장. 스포츠를 사랑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1) 국내 축구를 바라보기 위한 안내서

벤투호 1기. 9월 A매치 명단 리뷰

프로여행러 2018. 8. 2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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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8월 27일. 9월 코스타리카전(9/7), 칠레전(9/11)을 위한 선발명단이 나왔습니다. 사실 상당히 예상외의 부분들이 많은 인선이었는데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골키퍼와 수비진, 뽑힐 선수가 뽑혔다.

이번에도 고배를 마신 강현무


골키퍼는 월드컵 멤버 그대로였습니다. 물론 양한빈(FC서울), 강현무(포항 스틸러스) 등 새로운 멤버가 들어오는 것도 기대되었습니다만 애초에 이 골키퍼들의 나이도 많은 편이 아니고(김진현이 32이지만 골키퍼의 연령상 월드컵까지는 가능) 셋다 A매치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라 당분간은 이대로 갈 전망입니다. 대신, 최근 국대에서 폼이 좋지 않은 김진현의 경우 계속 좋지못한 경기력을 보인다면 세대교체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비진 역시 예상대로의 멤버입니다. 월드컵때 대활약한 김영권, 윤영선, 부상으로 안타까운 낙마를 경험한 김민재, 월드컵 멤버 정승현까지 중앙수비는 예상대로의 멤버였습니다. 


왼쪽 풀백 역시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는 김진수(전북 현대)대신에 월드컵때 좋은 모습을 보인 홍철, FC서울 복귀 후 좋은 모습을 보이는 윤석영이 뽑혔습니다.


오른쪽 풀백은 말이 필요없는 리그 어시스트 1위의 이용이 뽑혔고, 백업으로 뽑힌선수가 현재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문환선수가 뽑혔습니다.

물론 주전 풀백이 이용이겠지만, 오른쪽에 고요한(FC 서울)도 있기 때문에 김문환의 발탁은 상당히 의외였습니다. 뒤에서도 쓰겠지만 장기적으로 유망한 선수들을 키우겠다는 벤투감독의 복안이 담겨있는 인선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 미드필더진, 다재다능함을 꽃피울까.


사실 미드필더진은 거의 예상대로의 인선입니다. 중앙미드필더가 가능한 6명중 5명이 월드컵멤버이고, 이미 국대에서 충분히 검증 받은 멤버들이기 때문이죠.

포털이나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장현수의 발탁이 논란이 되지만, 국가대표팀에서 장현수의 기용은 예정된 부분입니다.


중앙수비에서 결정적인 실수가 나오는 타입이지만 수비라인 조율이 좋고 중앙수비, 수비형미드필더, 오른쪽 윙백까지 다양한 포지션의 소화가 가능한 선수이기 때문에 감독 입장에서는 당연히 써볼 선수입니다.


다만, 월드컵때나 평가전때 보여준 실수들을 보면서 벤투감독은 장현수가 수비형 미드필더로써 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장현수에게도 이번 A매치가 중요한 것이, 4-4-2 체제에서는 중앙 미드필더의 역할이 수비적인 부분이 더 중요시 되지만, 벤투감독이 선호하는 4-3-3 체계에서는 유기적인 움직임이 중요시됩니다. 하지만 장현수의 경우 공격전개 능력이나 미드필더의 유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많고, 저돌적인 수비 역시 주세종 같은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에 비해 떨어집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아쉽게 탈락했지만 곧 국가대표팀에서 보일 것으로 보이는 최영준(경남 FC)같은 선수들 역시 대기중이기 때문에 이번 A매치에서 본인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선수가 최영준 선수인데, 경남의 캉테라고 불릴정도로 중원에서 엄청난 활동범위를 바탕으로 중원을 장악하는 선수입니다. 이미 기량은 K리그 정상급 선수이기 때문에 다음 A매치 소집때는 볼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이외에 기성용, 이재성, 정우영, 주세종 모두 월드컵 멤버로 뽑힐 선수가 뽑힌 것으로 보입니다.


눈여겨봐야할 미드필더의 인선중 하나는 바로 황인범인데, 황인범의 경우 이미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선수지만 아직 A대표팀 경험이 없는 선수입니다. 역시 벤투감독의 장기적인 안목에서 시험해보고자 뽑힌 것으로 보입니다.


- 벤투의 발전. 예측치 못한 공격진의 인선


벤투 감독이 이름을 날린 포르투갈 대표팀 시절의 공격진을 보면 확고한 타겟형 공격수와 빠른 윙어로 쓰리톱을 구성하는 것이 벤투감독의 공격라인 구성법이었습니다.


호날두, 나니 등 유럽 정상급 윙어는 둘째치더라도 우고 알메이다와 같이 타겟능력은 좋으나 클래스가 떨어지는 선수도 잘 활용하던 감독이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석현준(스타드 드 랭스)이나 김신욱(전북 현대)의 기용을 거의 확실하게 봤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에서 이 둘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전문 스트라이커로는 황의조만이 뽑혔는데, 황의조의 경우도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보다는 컴플리트 포워드, 즉 연계와 전방 압박에 능한 만능형 포워드에 가깝습니다. 


황의조의 최근 득점력은 상당히 좋은 편이나 사실 스타일상 다득점을 노리는 공격수는 아닙니다. 게다가 황의조는 신장을 이용한 플레이가 능한 선수도 아니죠.


황의조의 기용, 전형적인 센터 포워드가 없는 인선은 여러가지를 암시하게 합니다. 윙어에 있는 강한 무기(손흥민)을 최대한 활용할수 있는 조력자로서의 공격수, 이른바 폴스 나인(False nine)의 형태로 활용하거나, 어쩌면 아예 쓰리톱 자체를 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생각을 뒷받침하는 또다른 인선이 바로 지동원입니다. 축구팬들에겐 '무장점 공격수'라는 조롱을 받지만 실제로 지동원은 중앙과 윙어 모두 소화가능한 선수입니다.


지동원의 단점은 심각하게 안좋은 골결정력과 용도가 애매한 능력인데, 지동원의 활동량과 신장(187cm)은 골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펄스 나인으로써는 절대 나쁘진 않습니다. 다만 본인의 경기감각이 바닥이라는 점은 상당히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또 다른 특징은 엄청난 수의 윙어들인데, 실제로 이번 엔트리에서 손흥민, 문선민, 이승우, 황희찬, 지동원, 남태희, 이재성 등 주 포지션이 윙어거나 윙어가 가능한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있습니다. 아미 이들의 실험을 통해서 손흥민의 반대편 파트너와 백업을 고를 것으로 보입니다.


- 여전히 기반은 4-3-3. 하지만 벤투는 발전한다.


이번 엔트리를 보면 벤투호는 4-3-3을 기반으로 한 포메이션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현재 엔트리를 보면 과거 포르투갈때처럼 단조로운 패턴이 아닌 새로운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기대됩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선수 중 3명의 국가대표 와일드 카드를 제외하고 김민재, 김문환, 황인범, 이승우, 황희찬까지 무려 5명의 선수가 포함되었습니다. 이는 당장의 성적보다 장기적인 국가대표팀의 밑그림을 그리겠다는 벤투호의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벤투호기에 상대적으로 강호인 코스타리카, 칠레와의 경기는 상당히 힘들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새로운얼굴들과 새로운 포메이션으로 나오는 만큼 희망을 보일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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