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장. 스포츠를 사랑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1) 국내 축구를 바라보기 위한 안내서

이재성부터 이청용까지. 새로운 유럽진출 루트가 되어가는 분데스리가 2

프로여행러 2018. 9. 7. 00:50
반응형

안녕하세요



방금 전 이청용선수의 VfL 보훔 이적소식이 오피셜로 나왔습니다. 이로써 분데스리가 2. 그러니까 분데스리가 2부리그에는 이재성(홀슈타인 킬), 황희찬(함부르크 SV. 임대), 이청용(VfL 보훔), 서영재(MSV 뒤스부르크), 박이영 (FC 장크트 파울리)까지 총 5명의 선수가 뛰는 진풍경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분데스리가 2부리그의 정식명칭은 German 2. Bundesliga. 독일 분데스리가 2입니다. 분데스리가와 마찬가지로 총 18개의 클럽이 참가하며 상위 세팀은 승격을 하게 되는데 그중 1,2위는 바로 승격, 3위는 분데스리가 1부리그 16위 팀과 홈앤 어웨이 승강 플레이오프 후 승자가 올라가게 됩니다. 이재성이 이적한 홀슈타인 킬이 지난시즌 3위를 기록하고도 전년도 16위인 볼프스부르크에 패배하면서 아쉽게 승격에 실패했습니다.


분데스리가 2부리그는 축구팬들에게도 이미 익숙한 리그입니다. 당장 작년만 하더라도 지동원이 다름슈타트에서 뛰었고, 류승우, 윤주태 등 유망주들이 많이 뛰었기 때문이죠. 실제로 지금도 서영재, 박이영 등 유망주들이 뛰고 있으며, 얼마전에 3부리그인 카를스루에로 이적한 최경록 역시 서영재와 함께 장크트 파울리에서 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들어서 이런 기조가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발점이 된 것이 바로 이재성의 이적입니다.



K리그 최고의 선수. 이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없는 이재성은 사실 리게 앙이나 프리미어리그 중하위팀에서도 영입제의가 있을 정도로 충분히 유망하고 재능있는 선수였습니다. 그런 선수가 분데스리가 2부를 선택하자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재성의 경우 홀슈타인 킬에서 상당히 공들인 영입이었습니다. 실제로 가장 이재성영입에 적극적인 팀이기도 했고, 이적료인 150만유로(약 20억원)은 클럽 레코드입니다. 이전 클럽 레코드가 20만유로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팀이 이재성에게 거는 기대치를 가늠하게 합니다.


그리고 이재성은 9/7 현재까지 리그에서 3경기 1골 2어시, 컵대회 포함 4경기 1골 3어시로 그야말로 미친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이재성의 활약으로 홀슈타인 킬은 2승 2무로 리그 3위에 올라있습니다.


여기에 아시안게임 출전중 황희찬의 함부르크 이적소식까지 들리게 됩니다.



최근 아시안게임중에 욕을 꽤나 먹었지만 이미 오스트리아리그, 유로파에서 검증된 황희찬의 경우는 이재성 보다 더 찾는 팀이 많았습니다. 함부르크 외에도 레알 소시에다드, 헤르타 베를린, 뉘른베르크 등이 경쟁했고 이적료는 1,000만 유로(약 130억)까지 올랐습니다.


하지만 황희찬을 헐값에 보내기 싫었던 RB 잘츠부르크는 함부르크의 완전영입옵션도 거절하고 오로지 1년 임대로만 보냈습니다. 함부르크의 경우 주전 공격수인 하이로 삼페리오가 시즌 아웃 상황이라 급하게 영입한것인데, 현재 아시안게임에 이어 A매치까지 나와있는 황희찬에 대해 함부르크는 조귀 복귀를 요청하는 등 몸이 달아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청용까지 보훔으로 이적하면서 분데스리가 2는 한국인들의 전장이 되었습니다.



사실 이 세선수의 영입은 상당히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것처럼 홀슈타인 킬은 지난 리그 3위팀, 함부르크는 올해 첫 강등된 팀이며 보훔 역시 지난시즌 6위를 기록한 팀입니다. 세팀 모두 분데스리가 승격 가시권에 있는 셈이죠. 과거 국내선수들이 유망주로써, 혹은 단순 임대로써 이적했다면 이제는 팀의 주축으로써 이적하는 경우가 더 많아진 셈입니다.


여기에, 이적조항까지 보면 이들의 목표가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년 임대에 완전이적조항이 없는 황희찬은 둘째치더라도, 이재성 역시 6개월만에 이적이 가능하다는 조항이 들어가 있어서 정말 빠르면 내년 1월 겨울이적시장에 팀을 떠날수도 있습니다. 


이런 루트는 일본에서 볼수 있는 사례중 하나인데, 현재 헤타페에서 뛰고있는 시바사키 가쿠가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시바사키 가쿠는 J리그 가시마앤틀러스에서 뛰다가 유럽진출을 선언했습니다. 당시 1부리그였던 라스팔마스 등 라리가 팀들이 접촉했지만 시바사키가 이적한 곳은 세군다 디비시온, 즉 라리가 2부인 CD 테네리페였습니다. 


단 6개월짜리 계약이지만 시바사키는 플레이오프 결승까지 하드캐리하는 활약을 통해 상위리그 팀들의 눈도장을 찍었고, 결국 팀을 1부리그 승격시키진 못했지만 맞대결 상대로 라리가에 승격한 헤타페로 이적하게 되었습니다. 어찌보면 이재성 등에게 좋은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재성이 현재처럼 활약을 해주고, 황희찬, 이청용이 뛰어난 활약을 한다면 많은 분데스리가 2팀들이 K리그 선수들을 노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많은 선수들이 군면제혜택을 받기 때문에 다음 겨울이적시장에서 어쩌면 더 많은 한국인 선수들은 분데스리가 2에서 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