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장. 사회를 알아가기 위한 안내서

또 다시 격동의 유럽. 이탈리아발 이탈렉시트 주의보

프로여행러 2018. 6. 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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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유럽 관련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물론 여행기는 아니고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이탈리아 문제에 관련된 내용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현재 이탈리아에서부터 시작된 경제위기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흔들리는 이탈리아 정계. 무엇이 문제인가.


우선 이탈리아 정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모든 사태의 시작은 2016년 말. 이탈리아 개헌투표의 부결로부터 시작됩니다.


https://blog.naver.com/tjdwnsqus/220881282080


당시 이탈리아 총리였던 마테오 렌치는 상하원에 동등한 권한을 부여한 헌법에서 중앙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게 됩니다. 당시 이탈리아 정치에서 상하원의 갈등이 정치불안의 주 요소로 지목되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건 이 국민투표는 부결되었고, 이 책임을 지고 마리오 렌치 총리는 사퇴하게 됩니다.


이러면서 이탈리아의 국정공백과 함께 당시 반 개헌운동을 펼치던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 반이민, 반유럽연합을 주장하는 극우 북부리그의 영향력이 커져갔고, 결국 지난 3월 4일에 있었던 이탈리아 총선에서 오성운동이 최다 정당으로 등극하게 됩니다.



창당한지 불과 10년도 안된 정당이 총선승리를 한 것도 신기한 일입니다만 문제는 이 정당이 하원 530석 중 227석, 상원 315석 중 112석을 차지하는데 그치면서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수 없게 되면서 또 다른 문제가 시작되게 됩니다.


- 니네가 연정을? 오성운동과 북부동맹의 연정


이탈리아 총선의 득표율은 오성운동 32%, 민주당 19%, 북부동맹 17%. 결국 총선 1위인 오성운동은 민주당이나 북부동맹, 최소 14%를 차지한 포르자 이탈리아와의 연정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이 상황이 개판이 되버린 것이 이들 정치 성향을 대략적으로 따지면 이렇기 때문입니다.


오성운동 - 중도(사실 특정할수 없음)

이탈리아 민주당 - 중도 좌파

북부동맹 - 극우

포르자 이탈리아 -베를루스코니(...)


과거 온갖 스캔들과 비리를 저지를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제외하더라도, 오성운동의 성향상 북부동맹과 포르자 이탈리아와의 연정은 사실상 불가능한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가장 유력했던건 그나마 성향상 비슷했던 민주당이었습니다. 실제로 오성운동 대표였던 디마이오가 접촉하기도 했으나 하필 이 당의 중진 중 한명이 앞서 언급했던 마테오 렌치였던지라 이 연정 역시 물거품이 됩니다(사실 자세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음).


그렇게 2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7월초 조기총선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와중에...


오성운동과 북부운동의 연정 소식이 나오게 됩니다.


이걸 우리나라 정치권이랑 비유하면 정의당이 정권잡고 자유한국당이랑 합당한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면 될겁니다(...). 완전히 맞는 비유는 아니지만 그만큼 다른 성향을 가진 두 정당이 연정을 하게 된 것입니다. 우선 이 두 정당은 총리지명 문제로 다투었으나, 결국 절충안으로 두 정당 소속이 아닌 행정법 교수 출신 주세페 콘테를 총리로 지명, 이탈리아 대통령인 마타렐라 대통령의 지명까지 받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지난 27일, 이탈리아 마타렐라 대통령(이탈리아는 대통령은 실권이 없는 국가입니다)이 이 두 정당이 지명한 파올로 사보네 재무장관을 지명 거부, 이에 대해 총리로 지명되었던 주세페 콘테까지 사퇴의사를 표하고 새롭게 29일, 자신의 자문역할을 하던 카를로 코타렐리를 임시 총리로 지명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중립내각을 이끌게 된 코타렐리 총리는 새로운 총선에 대한 논의를 진행중에 있으며, 새로운 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왜 이탈리아가 경제에 문제가 될까?


여기까지 보신 분들은 아마 위와 같은 의문점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사실 내용만 보면 흔한 정치싸움에 가까우니까요.


그렇다면 왜 이들이 문제가 되느냐하면 이들이 이탈리아의 유럽연합 탈퇴, 즉 이탈렉시트(Italy + exit)를 추진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거 같다 싶으시다면 그 '브렉시트'에서 온 말이 맞습니다. 대게 유럽연합 국가들에서 보통은 극우 정당들이 이런성향이 강한데, 이탈리아도 예외는 아니라 극우정당인 북부동맹이 이런경향이 강합니다. 실제로 이번 총선 공약중에도 이탈렉시트를 위한 국민투표가 공약에 있을 정도입니다. 


문제는 이번에 제 1당인 오성운동도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번 총선 공약에서는 이 이탈렉시트에 관련된 내용이 빠졌지만 애초에 오성운동은 이탈렉시트 주장하던 정당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두 정당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는게 이 이탈렉시트 였기 때문에 우려가 증폭된 것이죠.


지난번에 있었던 브렉시트와 마찬가지로 이탈리아의 유럽연합 이탈은 유럽연합의 존속에 관련된 문제로 이어집니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브렉시트가 확정되었기 때문에 이탈리아까지 이탈되면 유럽연합의 존속에 문제가 생겨버립니다.


유럽연합이 붕괴된다는 것은 현재 전 세계경제의 한 축이 무너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유럽연합의 경우 정확하게 말하면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유럽연합이 무너진다고 해서 생산성이나 산업에 영향을 미치진 않습니다만 유로화라는 화폐 체계, 금융 등 전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권이 이탈리아의 정치적인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것이죠.


- 이탈렉시트의 현실성은?


현재 이탈리아 대통령의 거부권 발동과 기존 총리후보의 사퇴로 인해 연정 자체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 되어버렸지만 아직까지 새로운 총선이 결정된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새로운 총선을 결정해야할 오성운동과 북부연합이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연정이 될지언정 새로운 총선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간신히 맺은 두 정당의 연정이 깨질 위험이기 때문에 새로운 연정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정당이 새롭게 총리를 뽑아 정권을 안정화 시키게된다면 또 다시 이탈렉시트의 위협에 시달릴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탈리아 두 정당이 정권을 차지한다고 해도 국민투표라는 큰 산이 남아있지만 이 두 정당이 정권을 차지하고 투표를 계획하는것만으로 세계 경제는 뒤흔들릴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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