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장. 사회를 알아가기 위한 안내서

급작스럽게 중단된 북미정상회담. 그리고 그 뒤의 중국

프로여행러 2018. 5. 25.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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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밤새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6월중에 예정되어 있던 북미정상회담이 중지된 것이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예정돼 있던 6·12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이 점은 상당히 의외인 것이, 같은날에 24일 북한의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행사가 공개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즉,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가 전혀 북미간의 대화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인데, 미국이 꾸준하게 북핵의 폐기를 주장했고 북한이 핵실험장 폐기라는 성의를 보인 상태에서 대화 자체를 중단시켰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의외인 상황입니다.


결국 이 사건의 실마리는 트럼프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서신에서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북미정상회담 취소 서신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http://www.hankookilbo.com/v/6cd8088888ee4e01aae4575eefdad916


-  가장 최근 성명에서 귀측이 보인 큰 분노와 노골적인 적대심 때문에, 지금 시점에는 이 오래 계획된 회담을 진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

- 이 정상회담의 취소는 양측에게(현재 양측의 입장을 고려해) 좋은 일이나 전세계에는 해로운 결과

- 북한이 핵 능력이 있다고 주장하나, 우리의 핵무기는 매우 많고 강력하며, 신께 바라건대 이를 써야 할 일이 없길 바람

- 북측과 환상적인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느꼈으며, 결국에는 대화만이 의미가 있다고 여김. 언젠가는 북측과 만나기를 고대

- 중요한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바꾼다면, 주저 말고 연락바람


애석하게도, 이 전문에서도 건질내용은 거의 없습니다. 이 전문에서 미국이 북한의 '큰 분노와 노골적인 적대심'으로 인해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인데, 문제는 이런 발언이 지금까지 북한에게 일상적인 수준이었다는 점입니다.


결국 판문점 선언이 있었던 4월 27일부터 풍계리 핵실험장이 폐쇠된 5월 24일까지의 타임라인을 살펴봐야 합니다.


4/27 - 판문점선언

5/7~8 - 북중정상회담

5/10 -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재방북, 납북 미국인 전원 석방, 개최일자, 장소 확정

5/11 -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방미

5/16 - 남북 고위급회담 무기한 연기선언(한미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 훈련 빌미)

5/22 - 한미정상회담

5/24 -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판문점 선언 이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까지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회담 대상인 북한과 미국과의 협상, 그리고 그 사이에서 한국정부의 중개까지 있었죠.


그리고 이 와중에 연기에 관련된 이야기가 한번 나오게 됩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던 한미 정상회담에서 말이죠.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0&oid=025&aid=0002822810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이 시진핑 주석과 두 번째로 만난 다음에 태도가 좀 변했다고 생각한다”며 “그에 대해 별로 좋은 느낌이 아니다”라고 중국을 향해서도 공개 경고발언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도 파격적이고 강한 발언을 많이하다보니 묻힌 감이 있는데, 여기서 이번 회담이 중단된 원인의 일부가 드러나게 됩니다. 바로 '중국'이죠.


사실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입니다. 중국 입장에서 북한은 미국 입장에서의 한국과 비슷한 역할입니다. 북한을 내세워서 미국과 한국, 일본을 견제하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죠. 최근들어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가 서먹해 진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사실 북한에게 있어서도 전세계에 몇 없는 교역국가로써 중국의 위치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실제로 판문점선언 이후 중국패싱 우려가 있어서 중국은 급하게 달려왔고, 북한은 김정은이 방중하면서 이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은 현재 무역이나 북한문제, 군사훈련 등의 문제로 인해 부딪히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북한문제에 관련해서 중국은 어느정도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싶어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북중정상회담이후, 중국은 북미간의 대화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습니다. 공격적인 외교를 펼치는 중국에서, 그것도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잃을까 우려하는 중국의 성향을 보면 상당히 이래적인 상황이죠. 이 상황을 뒤집어 이야기하면, 이미 중국은 북한에 대해서 취할 조치를 다 했다고 풀이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중국개입의 결과로 나온 것이 아마도 훈련을 이유로 한 남북 고위급회담 연기 선언일 것입니다.


사실상 잘 진행되던 남북과의 대화, 그리고 북미간의 대화가 이상징후를 처음으로 보였던 것이 바로 이 사건입니다. 심지어 이 훈련이 일정에 없었던 것도 아니고 일정에 있었던 훈련이죠. 북한이 하루이틀 보는 훈련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중국은 북한을 통해서 이런 신호를 보낸 것이죠. '북한과 미국과의 대화는 말리지 않겠다. 하지만 군사적인 움직임이 있을 시 중국과 북한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겠다'라고 말이죠.


이런 상황은 트럼프를 위시한 미국 정부의 심기를 상당히 건드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물론 납북 미국인들도 석방 받았고, 폼페이오를 통한 대화도 이뤄지고 있었고, 풍계리 핵실험장도 폐쇄 시켰지만 이 모든 상황이 중국의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처럼 되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의 중지라는 강수를 통해서 이 상황의 반전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전문을 보겠습니다. 미국 정부는 '귀측이 보인 큰 분노와 적개심 때문에' 회담을 중지했다고는 하지만 이 회담 중지에 대해서 '양측에게 모두 좋은 결과'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이죠. 하지만 이런 제반사항들을 보고 이 글을 보면 이런식으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미국은 현재 북한이 보여주고 있는 중국에 휘둘리는 태도 때문에 대화를 중단한다. 어짜피 북한 본인 의지가 아닌 중국의 의지가 개입되어있기 때문에 회담을 중지 하는 것이 제대로된 대화를 위해서 더 좋은 일이다. 하지만 북한과의 대화는 만족하고 있으니 중국의 개입을 빼고 나서 대화가 가능할 때 다시 접촉해라.


물론 여지를 남겨둔 것은 상투적인 표현일수도 있으나 북한과의 대화를 만족한다고 표현한 측면에서 보자면 이 원인은 제 3의 요소에 있었다고 풀이가 가능한 것입니다.


북미간의 대화가 중지되면서 여기서 북한의 의지가 상당히 중요해지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사실상 중국과 미국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선택지를 넘겨준 셈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북한의 입장에서는 이 상황이 꽤나 난처할 것으로 보입니다.


평화로웠던 한반도는 불과 반년도 안되서 다시 안갯속으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북한과 미국, 중국, 아울러 한국까지 또 다른 외교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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