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애틀팬입니다. 그리고 애틀팬들이 최근 국내 야구팬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바로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엘지에서 잘 할까요? 라는 질문입니다.
이 글이 애틀팬들을 대표하는 의견은 아니지만 애틀팬들이 지난 3년간 바라본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어떤선수였는지, 그리고 이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KBO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왜 애틀팬들은 아도니스 가르시아를 싫어하는가.
아마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엘지 영입소식을 듣고 MLB 관련 커뮤니티를 들어가보신 엘지팬분들은 이런 글을 많이 보셨을겁니다.
출처: 엠팍
사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알려면 애틀란타의 3루수 문제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지난 십수년간 애틀란타의 3루수는 '대장' 치퍼존스였습니다. 당장 올해 97%라는 어마어마한 비율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선수니 굳이 설명은 덧붙이지 않겠습니다.
이 치퍼존스가 2012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게 되고, 무려 치퍼가 명예전당에 오를때까지 애틀의 3루수는 무주공산이었습니다.
치퍼존스가 은퇴하고 이 자리를 이어받은 선수는 크리스 존슨이었습니다. 이 선수가 3할이 넘는 타율과 10홈런을 넘게 치면서 대장의 후계자가 되는듯 했으나 14시즌에 바로 성적하락, 그리고 15시즌에는 노답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15시즌 부터 여러 선수를 기용하기 시작했는데, 그때 두각을 나타낸 선수가 이 아도니스 가르시아입니다.
사실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팀내 탑유망주도 아니었고, 쿠바 출신 선수지만 애틀과 계약한 선수도 아니었기 때문에 관심도 별로 없었지만 '그나마'잘했기 때문에 주전이 되었습니다. 당시 성적이 58경기 .277/.293/.497로 ops 7할 중반의 성적이었는데 이 선수가 주전이었으니 팀 사정을 알만한 상황이죠.
그후 16년에는 리오 루이즈라는 유망주가 올라오게 되지만 상황은 마찬가지. 애틀은 계속해서 ops7할 타자를 3루수로 쓸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17시즌 요한 카마르고와 경쟁에서 패배하면서 올시즌부터 한국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애틀팬들 입장에서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나이가 어린 것도 아니고(85년생) 그렇다고 수비가 좋은것도 아니고(15시즌 58경기 10에러...) 타격이 되는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유망주를 올리든 3루수를 영입한다든지 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고 이런선수를 계속 쓰고있으니 열이 받을수 밖에 없는 겁니다.
여기에 현장에선 대체 무슨생각을 했는지 시즌 대부분 동안 이선수를 무려 2번타자에 놓는(...) 기행까지 보이게 됩니다. 1번에 200안타치는 골급급 외야수(인시아테)가 있고, 3번에 리그 MVP급 타격을 보여주는 프랜차이즈(프레디 프리먼)이 있는데 이런 타격의 선수를 2번에 놓으니 애틀팬들 입장에선 천불이 날수밖에요. 쉽게 예를 들면 2010시즌 신시내티에서 추신수와 보토사이에 있던 코삭제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정리하면 애틀팬들이 아도니스를 싫어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나이도 많고 실력도 별로인 선수가 (아무리 리빌딩이라지만) 주전 3루수에 상위타선에 계속 나왔기 때문이죠. 이게 본인의 잘못은 아니라지만 애틀팬 입장에선 미운털이 박히기 충분한 사유입니다.
-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엘지에서 성공 할 수 있을까
여하튼 애틀팬들의 환호(?)를 뒤로하고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엘지로 왔습니다. 한국팬들은 당장 두시즌 전에 풀타임 메이져리그 3루수, 지난시즌 준주전이었던 3루수가 한국에 왔기 때문에 기대가 큰 상황입니다. 여기에 김현수까지 영입하면서 엘지의 중심타선은 순식간에 업그레이드 될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죠.
사실 대다수의 애틀팬들 역시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선수들이 메이져리그에서 KBO로 이동하게 되면 상당한 성적 상승폭을 보였고, 애틀팬 입장에서도 주전급 선수가 아니었을 뿐 서브자원 정도로는 그냥저냥 쓸만한 선수였으니까요.
저 역시 아도니스 가르시아에 대해서 긍정적이긴 합니다. 뭐 단순하게는 'KBO에서도 안통할 선수가 3년동안 주전 3루수였다'라는 사실이 열받을거 같아서 그런것도 있습니다만(...) 다른 이유중 하나는 메이저리그에서 비슷한 성적을 내고 크보를 폭격한 사례가 최근에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바로 한화 용병이었던 윌린 로사리오입니다.
한국야구팬들은 너무 잘 알선수라 설명을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로사리오는 한국 오기 직전시즌 ops 710, 5시즌성적 ops. 779를 기록하고 한국에 와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었죠. 물론 3시즌 성적 ops.714인 아도니스 가르시아보다 성적이 높기도 하지만 이 선수는 원래 쿠어스 필드에서 뛰던 타자임을 고려하면 어느정도 밸런스가 맞기도 합니다.
수비 역시 어느정도의 개선은 보여줄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메이져리그에서 수비는 안좋았지만 헨리 라미레즈처럼 '이름만 유격수'인 상황까진 아니었으니까요. 엘지에서 수비 장인이 될 가능성은 낮지만 평균치는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걱정하는 부분은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마이너 성적입니다.
일반적으로 KBO에 오는 외국인 용병들은 마이너리그는 폭격하는데 메이저리그에서 부진한 속칭 AAAA선수들이 많이 오는 편입니다. 그런데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이런 타입이 아닙니다. 오히려 메이져리그와 마이너리그 성적의 차이가 크게 없죠.
물론 이런 성향은 로사리오에게도 나타나는데, 로사리오의 경우 포지션이 포수였고, 트리플A에서도 ops 8할 중반의 강타자였다는 점은 차이점입니다. 그런데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마이너에서 10홈런 이상을 쳐본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메이져리그 올라와서 더 많이 쳤죠(16시즌 134경기 14홈런).
만약에 KBO에서 메이져리그와 마이너리그때 성적을 재현한다면 그것만큼 속터지는 일도 없을 겁니다. 제가 아도니스 가르시아에 대해 걱정하는 점이 이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용병들이 메이져성적보다 KBO 성적이 오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한낱 기우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제가 걱정하는 성적차이 빼면 성격도 그냥 무난무난합니다(애틀에 있을때 사고는 안침). 쿠바선수들이 메이져에서 생각보다 많은 구설수에 휘말린다는걸 고려하면 성격은 좋은 편이라 봐야겠죠.
애틀팬으로써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애증의 선수였지만, 여러모로 KBO에서는 잘했으면 합니다. 물론 KBO에서 한화를 응원하는 제입장에선 여러모로 씁쓸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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