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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 외 2명이 보유중인 이스타항공의 지분 51.17%(497만 1000주)를 695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 양해각서를 맺고 경영권 인수를 의결했습니다. 물론 실제 계약은 31일 있을 예정이고 이스타 항공 실사 예정이지만 사실상 양사가 동의한 부분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개입하지 않는이상 거래는 이뤄질것으로 보입니다.
제주항공은 9월 아시아나 항공 인수전에도 뛰어든 것을 볼때 어느정도 인수하려는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는 밀렸지만, 아시아나 항공을 인수했다면 대한항공 이상의 대형 항공사가 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서 기존 45대와 이스타항공의 23대가 합쳐진 대형 항공사로의 발돋움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수가 2019년 12월 기준 86대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결코 만만치 않은 숫자입니다(대한항공 184대).
최근 LCC(저비용항공사)들의 부진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LCC들은 저렴한 가격을 위해 짧은 구간을 선호합니다. 이런 이유로 대다수의 LCC들의 취항지는 가까운 지역에 주로 편중되어 있으며 특히 일본에 편중되어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 중국의 경우 비자문제로 여행하기 힘든 지역이고 2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 중에서 대만과 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를 제외하면 가장 갈만한 곳이 많은 국가가 일본 밖에 없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과 짧은 여행이라는 흐름이 맞물려서 일본 여행을 중심으로 지난해까지 LCC가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여행지인 후쿠오카, 삿포로, 도쿄, 오사카, 오키나와의 수요가 많아지고 새로운 지역으로의 수요 역시 상승하자 이에 발맞춰 나고야, 오이타, 구마모토 등 다양한 지역에 취항을 하는 등 경쟁을 이어갔습니다. 당장 지난해 상장한 에어부산, 티웨이항공이 제주항공상장(2005년)이후 13년만에 상장한 LCC라는 점만 보더라도 지난해까지 LCC의 흐름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정부도 이런 흐름을 타서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 신규 LCC를 지난 3월에 면허 발급을 해주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일본 불매운동이 일어나면서 상황이 급변하게 됩니다.
일본에 대한 반감이 커지게 되면서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자 일본 제품 이상으로 많이 가던 일본 여행에도 바로 타격이 가게 되었습니다. 실제 일본 방문 한국 관광객수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있었던 7월을 기점으로 급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치적 사안이 아닌 소비의 트렌드 변화로 보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정부에서 항공노선을 줄이거나 비자 발급 제한을 두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관광객이 줄었습니다.
예상외의 악재를 맞은 LCC들의 타격은 뻔한 것입니다. 실제로 제주항공만 하더라도 일본으로 가는 9개 노선을 정리할 정도로 여행객들이 급감했고, 앞서 말한것처럼 가까운 지역에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보니 LCC들의 고민은 커져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상황속에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것은 제주항공이 대형항공사로 발돋움을 하기위한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제주항공은 이번 인수과정에서 롤모델로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항공을 예시로 들었다고 전해집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이 미국 국내선만 취항하는 LCC에서 시작해서 국제선까지 취항하는 대규모 항공사로 발전했다는 점을 볼 때 장기적으로는 장거리 노선까지 취급하는 대형항공사로 발전할 준비를 위해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앞으로 해결해야 할 일도 많습니다. 이스타항공의 적자문제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두 항공사의 노선이 LCC인 만큼 겹치는 부분이 많다는 점입니다. 특히 일본, 홍콩, 대만, 동남아 등 소위 말하는 '뻔한 노선'이 겹치는 문제는 해결하기 상당히 힘든 부분입니다.
양사가 운영하는 항공기인 B737-800의 특성상 취항가능범위가 제한적이고 항속시간 기준 5~5시간 30분 거리이기 때문에 갈수 있는 곳이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이에따라 러시아의 이르쿠츠크나 하바롭스크, 몽골의 울란바토르 등 다양한 방향의 항공노선 개발이 시급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전반적인 LCC들 역시 이쪽 노선에 대한 개발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지역색채가 너무 강한 제주항공이라는 이름 자체도 바뀌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스타항공과 합쳐지면서 대형 LCC가 되는 제주항공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여러모로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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