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 해가 마무리가 되는 시점에서 예상치 못한 빅딜이 터졌습니다.
오늘(13일)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요기요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와 기업가치 40억달러(약 4조 7500억원)를 기준으로 국내외 우아한형제들의 주주들 지분 87%를 인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우아한 형제들의 최대주주는 딜리버리 히어로가 되었습니다.
김봉진 대표를 포함한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13%)은 추후 DH 본사 지분으로 전환되며 김 대표는 DH 경영진 가운데 개인 최대 주주가 되며, DH 본사에 구성된 3인 글로벌 자문위원회의 멤버가 되게 됩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상장사이기 때문에 사실상 상장까지 이뤄졌습니다.
이밖에도 두 회사가 50대 50의 지분으로 싱가포르에 합작회사 설립, 5000만달러 푸드테크 분야 혁신기금 설립, 아시아 진출 등 내용이 있지만 합병쪽에 집중해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2019년 10월 배달앱 사용자 동향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두회사는 배달앱 분야에 있어 양대 산맥이었습니다. 실제 10월 기준 배달앱 사용자 1,017만명중 68%가 배달앱을 사용중인데, 이중 배달의 민족은 6,904,131명, 배달 요기요는 5,055,540명의 사용자가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점유율 배민 55%, 요기요 + 배달통 45%). 3,4위가 맥도날드와 버거킹인데 이들의 이용자가 60만명 후반대라는걸 감안하더라도 어마어마한 수치입니다. 심지어 3위권인 배달통도 DH소속인 셈이니 상위 3개 앱 모두 독점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현재 국내 배달시장 규모가 20조원대, 배달앱 결제규모도 3조원대로 커지고 있는 이시점에서 이 두회사의 합병은 사실상 IT업계의 거대 공룡의 탄생이나 다름 없습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아니 지금까지도 서로간에 치열한 할인쿠폰 경쟁을 하고 있는 이시점에서 이 두회사의 합병은 배달앱 경쟁시장을 종결시켜버렸습니다. 그만큼 이번 합병은 순식간에 일어났습니다. 물론 이들이 지난달 말에 데이터 연동 업무 협력 목적을 위한 MOU를 체결했지만 이 두회사가 합병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은 기업가치를 4조 7500억 가량으로 평가받았는데, 오늘 코스피 시총 기준으로 현대건설(4조 8774억), GS(4조 7851억), 삼성카드(4조 6286억) 수준의 규모입니다. 여기에 지분을 87%나 인수했고, 사실상 100% 인수 계획이니 우아한형제들의 가치와 시장의 확장 가치를 얼마나 높게 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요기요와 배달의 민족은 각각 운영이 되기로 했습니다만, 이제부터는 독점이기 때문에 배달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입니다.
http://news.bizwatch.co.kr/article/policy/2019/10/28/0002
바로 일어날 일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수수료의 상승이 예상됩니다. 당장에 두 회사 모두 가맹점에 요구하는 수수료율로 인해 말이 많았던 상황인데, 시장을 독점해버렸기 때문에 이젠 이 두회사가 수수료를 마구잡이로 올려도 방어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물론 소비자들의 반발도 있겠지만 이젠 적어도 가맹업주들의 눈치는 안봐도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배달앱이라는 것 자체가 일반 배달의 대안 차원에서 나왔기 때문에 무자비한 수수료 상승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지금도 배달앱 사용 없이 주문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은데, 배달앱 수수료 증가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 소비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여차하면 직접 배달이라는 방법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어느정도의 수수료 상승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배달 대행업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배달의 민족은 배민라이더스, 배민 커넥트 라는 자체 배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모든 지역을 아우르는 배달업 자체가 불가능하다 보니 배달대행도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배달의 민족 자체가 배달 자체에도 관심이 있는 만큼 더 큰규모의 배달업 진출 또한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두 거대 배달앱이 합병하게 되면서 소비자들에게 혜택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플 자체가 둘다 동시에 사용하고 있었고, 이들의 할인 경쟁으로 소비자들이 이득을 보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죠. 어찌보면 과거 이마트와 월마트 사례와 비슷한데, 그냥 100%독점이라는 상황 때문에 좀더 타격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배달 시장이 확고하게 자리잡은 상황에서 이 둘의 합병이 과연 배달 시장을 어떻게 끌고갈지 우려가 더 큰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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