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장. 사회를 알아가기 위한 안내서

김일성 가면 논란. 그리고 2003년 김정일 현수막사건

프로여행러 2018. 2. 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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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여자아이스하키 경기에서 정말이지 뜬금없는 논란이 나왔습니다. 경기는 스위스에 8대 0 대패. 하지만 이런 경기력 논란이 아닌 이 아이스하키 경기에 공동응원 온 응원단의 한 가면이 더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 가면의 정체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으나, 이 가면에 대해서 몇몇 기자가 '김일성 가면'이라고 써서 기사로 내는 바람에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북측 응원단에서는 '김일성 가면이 아니다. 이 가면은 북한 유명 배우의 가면이다'라고 주장한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북한에서 김일성 가면이 아니면 누굴 저렇게 할수 있느냐' 라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김일성의 옛날 사진까지 등장하며 이 논쟁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이 문제의 핵심은 저 가면을 썼다는 게 문제가 아닙니다. 당연히 '저 사진의 주인공이 김일성 or 김정일 or 김정은 이냐'라는 점이죠.


저는 굳이 남자얼굴을 구분하는 취미가 없기 때문에 얼굴로는 판단을 못하겠지만, 이 사건을 보면서 한가지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2003년에 있었던 김정일 현수막 사건입니다.



이 사건을 요약하면 대략 이렇습니다.


- 2003년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북한이 응원단 파견

- 어떤 지역에 응원단 환영한다고 김정일과 김대중의 정상회담 당시의 사진과 함께 현수막 걸어놓음

- 그때 비가 오고 있었는데 응원단에서 '어떻게 장군님 사진을 비맞게 할수 있냐'하면서 회수해감


제가 어릴때 일어났던 사건이지만 저에게 있어서 이사건은 굉장히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세뇌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는 사건이었기 때문이죠.


다시 이번사건으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땅에 떨어진 가면이 보이시나요? 무려 현수막이 비에 젖는다고 난리를 쳤던 사람들입니다. 근데 김일성 사진에 땅에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거기에 가면 특성상 눈까지 뚫어놓은 상태이죠. 북한에서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세명의 사진을 훼손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즉, 저 사진을 저 셋중 하나로 판단한다는건 말이 안된다는 얘기죠.


통일부도 새벽에 해명자료를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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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는 ”‘김일성 가면 쓰고 응원하는 북한 응원단’ 제하의 보도는 잘못된 추정임을 알려드린다”며 ”현장에 있는 북측 관계자 확인 결과 보도에서 추정한 그런 의미는 전혀 없으며, 북측 스스로가 그런 식으로 절대 표현할 수 없다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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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문장이 핵심입니다. 북한에서 저런식으로 표현할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만약 저게 김일성의 가면이라면, 저 사람들은 단체 탈북을 기도하고 있다는 얘기밖에 안되겠죠.


사실 저도 이사건을 쓰면서 궁금하긴 합니다. 과연 저 가면의 주인공은 누구이며(김일성 일리가 없으니), 저 가면을 쓰고 응원한 이유도 말이죠.


북한 응원단이 이 부분에 대해서 해명을 어떻게 할지, 아니면 해명 자체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여전히 이런 부분의 의문은 해결이 되어야 할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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