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장. 투자를 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

빈 굴뚝에 불을 지피는 트럼프. 미국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

프로여행러 2017. 12. 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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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마 11월 투자 리포트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12월에는 대외적으로 별 일이 없을거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트럼프라는 인물에 대해서 너무 방심했나봅니다. 트럼프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전세계인들의 뒤통수를 때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회견을 통해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라고 공식 선언하고, 후속조치로 텔아비브에 있는 주 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라는 명령도 내렸습니다. 사실상 미국의 예루살렘에 대한 수도승인인 셈이죠.

잘 모르시는 분들은 아마 이런 의문점을 가지실 겁니다.

'어짜피 예루살렘이 이스라엘 땅인데 이게 왜 문제가 되느냐'

지금부터 이 문제에 대해서 상세히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가 있는데, 현재 이스라엘의 수도는 예루살렘이 아닙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예루살렘은 행정수도이고 실제로 이스라엘 수도로 쓰이긴 합니다만 1948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할당시 예루살렘을 UN 관리구역으로 둔다는 UN 결의에 따라 예루살렘은 국제적으로 수도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과거 이스라엘의 임시수도였던 텔아비브가 사실상 수도역할을 하고 있으며, 실제로 대부분 대사관들은 텔아비브에 있습니다. 물론 이스라엘의 국가기관 대부분은 예루살렘이 있지만요.

UN이 예루살렘을 누구의 도시로도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이 예루살렘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성질 때문입니다. 예루살렘은 일반적으로 유대인들과 기독교인들의 성지로 유명하지만 또 하나의 종교, 이슬람의 성지이기도 합니다.

이곳 예루살렘에는 이슬람의 성지인 바위의 돔(알 아크사 사원)이 있습니다.

이 사원의 위상이 어느정도냐 하면 현재는 메카, 메디나에 이은 이슬람의 제 3성지이고, 과거에는 제 1성지이기도 했습니다. 이곳은 이슬람의 창시자인 무함마드가 알 아크사 사원을 통해 천국으로 승천하여 여러 예언자들을 본후 계시를 받고 돌아온 곳이라는 전설이 있습니다. 즉, 지금의 이슬람이 만들어진 곳이나 다름 없죠(신화상).

과거 무함마드가 유대인과의 관계가 좋았을 때에는 이슬람들은 예루살렘을 향해 절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유대인과의 관계가 틀어지고 난 후에는 메카를 중심으로 절을하게 되었고, 이슬람의 중심지는 메카가 되었죠. 그럼에도 예루살렘이 이슬람에서 가진 종교적인 위상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유대인들과 기독교인들의 성지인 점은 굳이 말하지 않겠습니다. 구약성서의 배경이자 예수가 태어나고 죽은곳. 이정도만 해도 이 성지의 중요성은 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찌되었든 예루살렘이 세 종교에 가지고 있는 의미는 강합니다. 특히 사실상 고향이라고 주장하는 유대인들과 종교가 일상 그 어디보다 중요한 이슬람들에게는 말할 필요도 없는 이야기죠.

결국 이 두 종교의 싸움은 유대인들이 2천여년간 이슬람의 영토인 예루살렘을 강탈하고 이스라엘을 건국한 이후 수십년간 예루살렘을 둘러싼 싸움으로 번지게 되었고, 아랍과 이스라엘의 전쟁에 이어 익히 아시는 팔레스타인 분쟁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일단 이스라엘 성립간에 있었던 강대국들의 몰염치한 짓들이나 이스라엘의 만행 등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역사가 있었기 때문에 예루살렘은 그 누구의 수도도 아니었고(실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동서로 분할 점유중), 국제사회에서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이걸 깨고 예루살렘에 대한 이스라엘의 수도 사용을 공식 인정한 것입니다. 무려 70여년동안이나 지켜졌던 암묵적인 룰이 깨진거죠.

사실 이 문제는 예고된 문제기도 했습니다. 트럼프의 공약중에 탈 아비브에 있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는 공약이 있었으니까요. 이건 정신나간 공약이었고, 그 정신나간 공약을 트럼프가 실행했습니다.

아마도 트럼프의 의도는 이런 것일 겁니다. 자신(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는 중심이 되어 자신의 지지도도 끌어올리고, 이스라엘 및 중동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생각이겠죠. 실제로 현재 사우디의 개혁을 이끌고 있는 빈살만 왕세자와 중동특사인 쿠슈너 선임고문이 새로운 중동평화안을 준비중인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건 너무 일차원적인 발상입니다. 이스라엘은 이슬람에게 적입니다. 팔레스타인 문제는 좁게 보면 팔레스타인 한 국가의 문제이지만, 사실상 이슬람 전체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당장 이 결정에 대해 수많은 이슬람 국가들은 분노하고 있고, 서구권 국가인 프랑스와 심지어 UN에서도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이로인해서 중동은 엄청난 혼란에 휩쌓일 것으로 보입니다. 사우디의 경우 내부 개혁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사우디의 경우는 대표적인 친미 국가입니다. 하지만 이슬람의 수장을 맡고있는 국가답게 이스라엘과 굉장히 사이가 나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일관계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될거 같습니다. 즉, 국민적인 감정은 최악인데 정부간은 어느정도 협력하는 관계이죠.

문제는 이 문제는 사실상 이슬람 전체의 문제로, 사우디가 쉽게 선택할 문제는 아닙니다. 아무리 왕정국가인 사우디지만 대부분 이슬람들이 반발하는 이 사안에 사우디 왕조가 동의하고 미국에 협력한다면 조용히 넘어갈수가 없을 겁니다. 안그래도 내부 개혁으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말이죠.

사우디 외에 친미 이슬람국가들(요르단 등)도 선택을 강요받게 되었습니다. 다시금 반 이스라엘에 대한 기운이 풍기는 상황에서 친미냐 아니면 이슬람과 함께하느냐라는 선택을 말이죠.

이로인한 IS 등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또한 증가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IS의 테러는 이슬람권 내에서도 많은 지탄을 받았지만 이렇게 미국이 명분을 제공해 주었으니 이슬람의 극렬 테러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악의 사태로 치달을 경우 과거와 같은 중동과 이스라엘의 전쟁(중동전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리고 차악이라고해도 과거 아랍의 봄과 같은 사태 역시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슬람이 특히 종교적 충성도가 강한 종교이기 때문에 종교적 신념과 거꾸로 가는 정부를 두고 볼리가 없기 때문이죠.


경제적으로 가장 위험한건 유가입니다. 실제로 과거 오일쇼크는 대부분 중동의 전쟁과 엮여있었습니다. 물론 이때 당시 전쟁은 대부분 이슬람 국가들끼리 한 전쟁이었습니다만 이스라엘과 전쟁당시에는 중동이 세계 석유시장에서 가지는 비중자체가 낮았기 때문에 유가의 향방은 짐작이 불가능합니다. 현재 오히려 유가는 떨어지고 있는데, 상황은 더 지켜봐야 할것으로 보입니다. 전비마련을 위한 석유생산 증대로 유가가 떨어질 가능성 역시 배제할수 없습니다. 분명한것은, 상승이든 하락이든 유가는 극단적인 방향으로 가게 될것으로 보입니다.

어느방향으로 가든 중동은 또다시 엄청난 혼란에 휩쌓이게되었습니다. 최선이라고 해봐야 이스라엘 위주로 중동협정이 이루어지는건데, 이건 사실상 본전치기나 다름 없습니다. 엄청나게 위험한 도박을 해놓고 말이죠.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잘못된 결정 하나가 전 세계 경제와 정치에 미치는 악영향을 보게 되었습니다. 과연 중동의 향방은 어찌될지는 두고봐야 할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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