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장. 사회를 알아가기 위한 안내서

다시 불붙는 브렉시트. 노딜 브렉시트는 현실화 될까

프로여행러 2019. 1. 1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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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잠잠하던 국제정세에 또 다른 태풍이 예고되었습니다. 바로 브렉시트에 대한 영국 하원의 합의안 승인 표결이 현지시간 15일 오후 7시, 한국시간으로는 16일 새벽 4시에 결론이 나기 때문이죠.


영국 하원에서 표결하는 이번 합의안은 EU 탈퇴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2020년 말까지 ‘전환기간’을 갖도록 하는 내용으로써 올해 3월29일 EU를 탈퇴하더라도 해당 기간 동안 EU 회원국으로서 체결한 모든 조약의 효력을 유지해 갑작스러운 혼란을 막기 위한 방안입니다. 합의안이 승인되면 양국(EU, 영국)은 전환 기간 동안 정비해야할 제반 문제들에 대해 충분히 논의할 시간을 벌게 되는 것입니다. 


​내용만 보면 이걸 통과시키는걸 왜 걱정하느냐 하실수도 있는데, 실제로는 이 합의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습니다.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7062702101857045001


영국의 하원 의선수는 총 650석, 이중에 통과를 위한 표수는 320표인데 영국 보수당과 민주연합당의 연합여권은 326석으로 아슬아슬합니다. 설상가상으로 보수당내에서도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에 대한 영국의 주권을 약화시킬 수 있는 합의안의 내용에 우려를 표시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어쩌다가 이런 식의 문제가 발생했는지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작년 11월에 메이 총리가 EU와의 딜을 발표했는데, 이행기가 끝나는 2020년 말까지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는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며, 북아일랜드는 EU 단일시장의 규정을 대부분 따른다는 내용이 나오면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좀더 쉽게 말하면 영국 영토에서 북아일랜드만 영국의 경제권에서 거의 2년동안 빠져있게 되는 셈이죠.



일이 이렇게 된 것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와 EU에 속한 아일랜드공화국 간의 국경선 때문입니다. 영국은 크게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로 나뉘는데, 지도에 보시다시피 북아일랜드가 속한 아일랜드 섬 전체가 하나의 경제권을 이뤄 마치 서울·경기도처럼 사람과 물자가 오가는 데 전혀 막힘이 없습니다. 그런데 브렉시트 이후 시장이 달라진다고 이 국경선에 검문소와 세관을 설치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그렇다고 영국이 북아일랜드를 EU 시장과 관세동맹에 넘길 수도 없는 노릇이라 2020년까지 북아일랜드를 포함한 영국 전체가 EU 관세동맹과 시장에 남기로 한 결정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EU 측의 고집으로 딜에는 2021년 이후에도 '기술적 해법'이 없는 한, 영국이 북아일랜드를 일방적으로 EU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서 뺄 수 없다는 '백스톱(back stop)' 조항까지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즉, 최악의 경우 영국에서 북아일랜드만 영국 경제권이 아닌 EU경제권으로 편입될수도 있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애초에 북아일랜드는 아일랜드 없이 자립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문제는 북아일랜드가 일반적인 영토가 아닌 오랜기간 영국과 아일랜드간의 분쟁이 있었던 지역이라는 점입니다. 가뜩이나 이런저런 문제가 엮여있는 북아일랜드의 상황에서 경제권마저 영국에서 이탈하게 된다면 더 이상 유니온잭에서 북아일랜드 국기를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보수파 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습니다. 실제로 작년 12월에 이 표결이 예정되어있었으나 앞서 말한 문제들로 인해 극심한 반대로 연기된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난번과 같이 또 연기할수도 있지 않느냐라고 하실수도 있는데, 당장 영국의 EU 탈퇴가 올해 3월 29일로 정해져있습니다. 시간이 얼마 없는 상황이죠. 결국 투표는 이뤄질 것이고 통과를 못하게 될 가능성은 상당히 큽니다.


​부결가능성이 높다보니 현재 온갖 전망이 다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중앙은행(BOE)은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파운드화가 폭락하고 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한 불황을 촉발할 수 있다고 발표한바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실업률이 7.5%까지 오르고 집값은 30% 하락하며, 경제가 1년 간 8%가량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도요타는 노딜브렉시트 시 영국 생산을 중지하겠다고 밝히는 등 노딜 브렉시트가 벌어진다면 영국에는 대형 재난이 닥칠 전망입니다. 


이에 대한 대책도 무수하게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브렉시트를 연기하거나, 혹은 제 2의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재실시 하자는 계획, EU와의 재협상, 조기총선 등 작게는 영국내 정치방안에서 넓게는 외교적 방안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EU에서 현재 3월 29일로 결정되어있는 브렉시트 발동시점에 대한 연장입니다.


더욱 큰 문제는 영국 정치권에서 이를 해결할만한 마땅한 방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 EU에서 연장을 해주는 것과 상관없이 이미 브렉시트 이후 2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는동안 그 누구도 현 정국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 테리사 메이 총리 뿐 아니라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 등 찬반 가릴것도 없이 표류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노딜 브렉시트로 결론이 나게 된다면 EU에서 브렉시트 발동시점을 어느정도 연기해 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영국 정치권이 제대로된 방향을 잡고 결론을 낼지 물음표가 붙는 상황입니다.



영국은 최근들어 경제력이 약해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gdp 5위권에 들어가는 국가이고 독자적인 화폐인 파운드화가 기축통화로 취급받을 만큼 경제적인 영향력을 가진 국가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총 교역액 144억불, 전체 무역의 1.4%를 차지하는 국가이기도 합니다.


노딜 브렉시트는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브렉시트 이상의 충격은 주지 않을것으로 보이나 영국이라는 국가의 크기를 고려한다면 또 다시 전세계경제에 태풍의 눈으로 작용할 수 있을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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