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장. 투자를 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

넥슨 매각설. 게임업계의 지각변동을 불러올까.

프로여행러 2019. 1. 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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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새해 벽두부터 빅뉴스가 터졌습니다. 바로 국내 최대의 게임사 중 하나인 넥슨의 대표인 김정주 대표가 넥슨의 지주사인 NXC를 매각하겠다는 기사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http://www.newsway.co.kr/news/view?tp=1&ud=2019010310222826685


현재 NXC는 넥슨의 지분 50.03%를 가지고 있는 사실상 지배회사입니다. 그리고 이 NXC의 최대주주가 김정주 대표(67.49%)이고, 부인 유정현 씨(29.43%) 지분에 김 대표 개인 회사 와이즈키즈가 소유한 엔엑스씨 지분(1.72%)까지 합치면 98%가 넘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넥슨 그룹전체를 팔 수 있는 상황인 것이죠.


​넥슨은 올해 3분기 매출 6천961억원, 영업이익 2천381억원, 순이익 2천23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게임계 빅3인 넷마블, 엔씨소프트이 비해서도 천억 이상 높은 매출액을 올리고 있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대의 게임사입니다.


넥슨은 바람의 나라로 시작해서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던전 앤 파이터 등 어마어마한 양의 게임을 제작 및 유통하는 회사입니다. 게이머라면 한번쯤 넥슨의 게임을 플레이해봤을 정도로 게임계에서 넥슨이 가지고 있는 위치는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대형회사다보니 만약 NXC가 매물로 나온다고 가정했을 때 매각규모는 10조원이 넘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넥슨이라는 거대 게임사의 경영권 프리미엄, 일본에 상장된 넥슨 본사의 13조원가량의 시가총액, 여기에 수많은 계열사까지 본다면 이 가치는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이정도 댓가를 치루고 NXC를 인수 할 수 있는 국내 게임사가 없다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것처럼 빅3의 다른 일원인 넷마블, 엔씨소프트 모두 규모에서 넥슨에 미치지 못합니다. 물론 투자 컨소시움을 구성해서 인수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규모가 너무 큽니다.


결국 인수를 한다면 더 규모가 큰 외국회사들에게 시선이 쏠릴 수 밖에 없습니다. 서양쪽으로는 밸브, EA, 블리자드 등 대형 게임사들이 있지만 이들 회사들은 온라인게임에 관심이 부족하고 아시아권 게임시장에 큰 흥미를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이유로 넥슨이 매각된다면 가장 유력한 선두주자로 중국의 텐센트가 손꼽히고 있습니다.



텐센트는 현재 중국 최대 종합 인터넷 회사임과 동시에 세계 최대규모의 게임회사입니다(2017년 매출액 기준 181억달러 1위, 2위 소니 105억달러, 3위 애플 8037만달러). 그리고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게임사 인수에도 열을 올리고 있는데 2015년엔 LOL로 유명한 라이엇게임즈, 2016년엔 클래시 오브 클랜으로 유명한 슈퍼셀을 영입하면서 PC와 모바일 모두 강력한 IP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넥슨의 던전앤파이터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이 배급사가 텐센트라는 점과 이정도 금액의 인수가 가능한 회사가 텐센트 정도밖에 없다는 점(라이엇게임즈 인수 금액 9조 9천억원) 때문에 텐센트의 인수설이 상당히 설득력이 있게 나오고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넥슨이 해외로 팔려나간다면 국내 게임업계의 큰 위기가 찾아올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 특히 넥슨 게임들의 끔찍한 상술에 지친 게이머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넥슨이 게임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좋든 싫든 막대합니다.



현재 넥슨은 게임의 제작보다 퍼블리싱, 즉 유통에 힘을 쓰고 있는 상태입니다. 2018년 넥슨이 출시한 게임을 보더라도 천애명월도(텐센트), 피파온라인4(스피어헤드), 열혈강호M(액트파이브), 야생의땅 듀랑고(왓 스튜디오) 등 굵직한 게임들 대부분 자체 제작보다 퍼블리싱에 더 집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른 3N중 하나인 엔씨소프트가 자체개발에 힘쓰고 있다는 것과 넥슨의 매출 규모를 본다면 퍼블리셔로써 넥슨의 힘은 상당히 강력한 셈이죠.


​이런 상황에서 넥슨이 해외로 팔려나가게 된다면 국내에 출시하는 게임들에게 치명타가 될 것입니다. 가령 텐센트가 넥슨을 인수한다면 넥슨쪽에 퍼블리싱 하고 싶은 게임사들은 텐센트를 거치게 될텐데 중국의 악명높은 판호 발급과 중국 모바일게임들의 대규모 국내발매 등을 고려하면 이래저래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설령 넥슨쪽에서 퍼블리싱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중국 모바일게임들이 대거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래저래 국내 게임업계가 위축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이상이 현재까지 넥슨 매각설에 대해서 나오고 있는 이야기들인데,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을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아직 NXC의 매각에 대해서는 매각설일뿐, 제대로 확인된 것이 아닙니다. 김정주 대표가 '쉬고싶다'라고 발언한 것, 규제나 수사 문제로 힘들어 했다는 것 역시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죠. 그리고 김정주 대표가 그랬을 가능성도 있지만 애초에 자기가 잘못해 놓은 일들(가챠문제, 넥슨주식사건)을 저질러놓고 그런 발언 하는건 뻔뻔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일단 이러한 내용들의 확인이 중요하지만 현재 NXC에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두번째, NXC의 매각이 쉽지 않을것이라는 점입니다. 위의 사실들이 모두 진실로 드러난다고 하더라도 넥슨의 매각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10조원의 가치에다 게임업계 전 세계 매출액 12위에 해당하는 회사가 쉽게 매각되지도 않을 것이라는 점도 있지만, 현재 넥슨의 상태가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도 있습니다.


​가장 유력주자인 텐센트를 예시로 들면, 텐센트가 인수한 라이엇게임즈와 슈퍼셀의 경우 '전세계적인 IP'를 보유하고 있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재 넥슨에서 보유한 IP 중에서 텐센트가 탐낼만한 IP는 던전 앤 파이터 정도 뿐입니다.


2017년 던전앤파이터 중국 춘절 이벤트


던전앤파이터가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데, PC게임 부분에서 전세계 게임매출 1위(18년 3월), 동시접속자 최고 5위를 기록하고 있는 등 충분히 매력적인 IP입니다. 문제는 던전앤파이터 외의 넥슨 게임들 중 해외게임사들이 탐낼만한 IP가 없다는 점입니다. 


물론 전세계 6위권에 해당하는 국내 게임 퍼블리싱이라는 매력도 있긴 합니다만 이러한 문제는 카카오게임즈나 넷마블 등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한데다 중국처럼 국내 회사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진입장벽 역시 낮습니다. 그렇다면 넥슨을 인수하는 게임사에서는 던전앤파이터 하나만 보고 인수해야할 가능성이 높은데, 만약 이런 상황이라면 인수자는 넥슨 전체가 아닌 던전앤파이터의 IP를 보유하고 있는 넥슨의 자회사 네오플만 탐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국내의 정치권들의 게임에 대한 몰이해와 규제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는 것도 문제지만 넥슨 역시 그동안 유저들을 기만하고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는 것보다는 수익성에 치우쳐왔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넥슨이라는 거대공룡이 해외로 매각된다면 게임업계에 미칠 파장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에 김정주 대표의 결정도 중요하지만 이에 대한 여파를 최소화 할 정부의 대책마련 역시 시급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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