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장. 스포츠를 사랑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1) 국내 축구를 바라보기 위한 안내서

김민재 중국 이적설. 김민재가 지금 중국에 가면 안되는 이유들

프로여행러 2018. 12. 7.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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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최근 김민재의 중국 이적설로 축구계가 뜨겁습니다.


백승권 전북 단장은 기사를 통해 베이징 궈안과 톈진 취안젠에서 김민재 영입제안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베이징의 경우 이적료 100억, 연봉 4년 총액 166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제안을 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게 어느정도되는 돈이냐하면 현재 AC밀란과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의 미래라고 불리우는 알레시오 로마뇰리의 연봉이 200만 유로(약 26억 6천만원)보다도 높고, 레알 마드리드의 신성인 마르코 아센시오의 이적 직후 연봉인 350만유로(약 46억원)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야말로 중국이라서 가능한 돈이죠.


이후에 250만달러에서 300만달러 규모라는 이야기가 정정되었지만 그래도 엄청난 금액입니다.


저는 제목에도 썼지만 김민재의 중국 이적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물론 선택은 선수의 자유에 있으며 저정도 되는 금액을 축구선수들 중에서도 평생에 한번 만져볼까 말까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가타부타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도 제가 중국 이적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서 써보겠습니다.


- 중국에서의 유럽진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번에 김민재 선수의 이적설이 나오면서 나오는 논리 중 하나가 '중국 이적후에도 유럽을 갈 수 있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 베이징 궈안의 감독인 로저 슈미트 감독은 과거 레버쿠젠 감독이었던 명장입니다. 그래서 이런 명장이 추천하면 유럽이적이 오히려 가능하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우선, 중국팀들도 바보가 아니기때문에 자팀 선수를 내줄때 자신들이 지불한 이적료 이상의 금액을 받길 원하게 됩니다. 실제로 김영권이 월드컵 활약 이후 광저우에서 이적을 하기 힘들었던 이유중 하나도 김영권을 이적시키면서 이적료를 받길 원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김영권의 시즌 중 이적은 불가능하게되었고, 월드컵때 절정의 폼을 보여주고도 아시아쿼터를 쓸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리그 출전을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김영권의 계약은 2019년 여름까지인 상황이라 그나마 보스만룰을 적용해 올 겨울에는 이적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중국에서 활동하다가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파울리뉴와 같은 사례가 없는것은 아닙니다만, 파울리뉴의 경우 주목도가 높은 브라질 국가대표팀의 일원이었다는 점이 컸고, 무엇보다 이적료도 처음 토트넘에서 광저우로 올때보다 훨씬 비쌌습니다(990만불 -> 4000만불). 심지어 같이 국대에서 활약하는 헤나투 아우구스투는 아직도 중국에 있는 상황입니다.


즉, 중국으로 이적한다는건 사실상 유럽행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높은 이적료와 중국 구단의 태도 때문에 높은 연봉을 받겠지만 선수로써의 기량발전은 힘들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 독이 든 성배. 중국리그의 잦은 규정변경


이미 수많은 국내선수들이 중국에 진출했고, 실패사례가 누적되어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에서의 활동 역시 쉽지 않다는것을 어렵지않게 알 수 있습니다.


멀리 갈필요없이 소속팀 동료인 홍정호, 팀 선배인 김기희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홍정호의 경우 뒤에서 후술할 아시안컵 활약을 바탕으로 독일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했으나 3시즌 만에 중국으로 이적하게 됩니다. 물론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주전인 라그나르 클라반(현 리버풀)에게 경쟁에서 밀리긴 했으나 유럽리그 이적이 충분히 가능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컸습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첫시즌 좋은모습을 보이다가 2017년 아시안쿼터가 폐지되면서 선수로써 내리막길을 걷게 됩니다. 결국 전북현대로 1년간 임대가 되었지만 시즌이 끝난 지금 장쑤로 복귀해야되는 상황입니다. 이 기간동안 국가대표팀에서 멀어진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김기희의 사례가 좀 더 김민재와 유사할 것으로 보이는데, 김기희는 2016년 상하이 선화에 거금의 이적료를 받고(이적료 73억, 연봉 25억) 이적했습니다. 하지만 아시안 쿼터가 폐지되며 위치가 애매해졌고 결국 미국의 시애틀 사운더스로 이적하게 됩니다.


이 두선수는 중국리그의 아시안 쿼터 폐지로 인해 피해를 본 사례입니다. 물론 김민재를 영입하려는 지금 아시안 쿼터의 부활이 가장 큰 영업이유로 뽑히지만 중국리그는 생각보다 자주 규정이 바뀌는 곳입니다.


2017년에 갑자기 23세 이하 선수 2명 의무 출전 조항을 넣고 아시아쿼터를 폐지하더니 올해부터는 외국인 보유가 4+1 보유에 3명 출전에서 4명 보유로만 바뀌게 되었고, 세금조항등 세부규정 역시 격변하게 되었습니다.

내년에 아시아쿼터를 부활한다고 하지만 언제 다시 폐지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물론 이런 규정에도 권경원(톈진 취안젠)같이 주전을 차지하는 선수도 있지만 수백억씩 외국인 용병에 돈을 쓰는 중국팀들에게 아시안쿼터가 폐지되면 아시아 선수들이 더이상 매력적인 자원이 아니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이 오면 김민재 선수 개인의 발전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기량 쇠퇴까지도 보일 수 있습니다.


- 23살 김민재. 기회는 아직도 많다.


최근 백승권 전북 대표가 '유럽 오퍼가 없었다'라는 인터뷰를 하자 '어짜피 유럽도 못갈꺼 중국 가라'라는 일부 반응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건 정말 어불성설입니다.


김민재는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23세입니다. 아직도 유망주에 가까운 나이인데다가 군면제까지 되면서 가치가 올라갈 시기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김민재의 쇼케이스는 아직 시작도 안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김민재가 국가대표 11경기에 출전하고 전북의 핵심선수로 활약하지 않았냐고 반문할수도 있겠지만 리그에서는 이제 두시즌 뛰었고, 김민재가 뛴 시기에 전북은 아챔에서 부진했습니다(17년 징계로 출전권 박탈, 18년 8강). 아시안게임의 주목도가 낮은건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김민재로써는 자신의 능력치를 최대한 보여 줄 수 있었던 월드컵에서의 부상낙마가 뼈아픈 상황입니다.


여기에 김민재는 현재 최고의 쇼케이스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바로 2019 아시안컵이 그것입니다.


국내에서 묘하게 저평가되는 감이 있지만 AFC 아시안컵은 엄연히 대륙간 컵이며 우리나라가 치루는 대회중에서는 월드컵에 이은 두번째로 규모가 큰 대회입니다.


대다수의 유럽팀들이 아시안리그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아시안컵에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실제로 아시안컵 활약을 바탕으로 유럽에 진출한 한국선수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2011년 아시안컵에서는 구자철, 홍정호, 지동원 등이 이때의 활약으로 독일 아우크스부르크(홍정호, 2013년), 선덜랜드(지동원, 2011년), 볼프스부르크(구자철, 2011년)로 각각 이적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당시에 기성용, 이청용이 유럽리그 직행후 좋은 모습을 보였을 때였기도 했지만, 충분히 좋은 쇼케이스가 되었다는 점 역시 사실입니다.


2015년 아시안컵에서는 직행사례는 없었지만 손흥민의 토트넘 이적, 박주호의 도르트문트 이적이 아시안컵 직후 이적시장에 나왔다는 것을 보면 어느정도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들은 리그에서의 활약이 더 큰 요인이었겠지만요.


이처럼 아시안컵은 국내선수들이 자신의 능력을 알리기 좋은 무대 중 하나입니다. 아시안컵을 앞둔 상황에서 김민재의 이적설이 나오는게 아쉬운 이유중 하나입니다.


게다가 23세면 유럽팀들이 영입을 노릴 수 있는 나이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황인범(대전 시티즌)의 묀헨 이적설이 나왔듯이 유럽팀들은 아시아리그에서 어리고 유망한 선수들을 찾아서 영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아시아권 국가에서 봐도 자한바크슈(현 브라이튼, 이란), 요시다 마야(현 사우스햄튼, 이란) 등이 자국리그 활약을 바탕으로 어린 나이에 유럽에 진출해서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저는 김민재가 앞으로 더 성장할수 있고, 지금 책정된 가치보다 더 높은 가치가 될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선수들처럼 20대 후반이나 30대에 중국리그를 가더라도 충분히 이정도 가치는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은 저 돈이 큰돈으로 느껴질수 있겠지만, 나중에 성장하고 봤을 때에는 이 돈이 별거 아닐정도로 성장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선택은 선수의 자유고 저같은 일개 축구팬이 할수 있는건 아쉬움의 표현정도 밖에 없지만, 일개 축구팬으로써 김민재선수가 현명한 결단을 하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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