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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리파잉오퍼를 받은 류현진, 퀄리파잉오퍼의 의미와 수락가능성

프로여행러 2018. 11. 4.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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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http://lifetravelers-guide.tistory.com/154?category=639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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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이적할걸 대비해서 글을 썼는데 LA 다저스에서 류현진에게 퀄리파잉오퍼를 제안했습니다.


사실 글에서도 써놨지만 LA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 확률은 상당히 낮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이유는 다저스의 선발진이 충분히 풍족한 상황이고, 커쇼의 옵트아웃이 아직도 결정이 안된 상황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다저스에서는 퀄리파잉오퍼를 제시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다저스의 퀄리파잉오퍼 제안의 배경, 그리고 류현진의 수락 여부에 대해서 예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퀄리파잉오퍼란 무엇인가


퀄리파잉 오퍼(이하 QO). 영어로는 qualifying offer라고 하며 미국 메이저리그의 FA 제도 중 하나입니다.


그 해 자유계약(FA)으로 풀리는 선수들 중에서 월드시리즈 종료 후 5일 이내에 원 소속팀으로부터 제안을 받게 되며, 사무국 발표 후 1주일 내에 이를 받아들일 경우 원 소속팀과 1년 재계약을 하고 다음 시즌에는 상위 125명의 평균연봉을 받게 됩니다. 올해의 경우 1790만달러입니다.


단, QO는 해당 선수를 1년 내내 보유한 팀만 제시할 수 있습니다(시즌 중 트레이드시 불가). 다저스로 트레이드 되었던 마차도가 QO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죠. 퀄리파잉 오퍼를 제의받았지만 그를 거부하고 시장에 나온 선수들을 타 팀에서 영입할 경우 영입한 팀은 1라운드 지명권을 상실하게 되고, 원 소속팀은 1라운드와 2라운드 사이의 보상 라운드 지명권을 한 장씩 받게 됩니다. 


이 제도가 도입된 가장 큰 이유는 대형 FA를 보내는 소속팀에게는 이 피해를 최소화 시키고 QO를 받지 못하는 중소형 FA들이 팀을 원활하게 찾게 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제도가 처음 도입되고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하게됩니다. 각 팀들이 유망주를 귀하게 여기기 시작하면서 1라운드 지명권의 가치가 오르면서 QO를 애매한 선수가 받으면 미아가 되는 상황들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퀄리파잉오퍼는 한번의 개편을 겪게 됩니다. 개편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A. 선수는 QO를 경력 가운데 단 한 차례만 받을 수 있다.


B. 선수가 QO를 받아들일지 거부하고 FA 시장에 나올지를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이 7일에서 10일로 연장


C. 영입한 팀의 드래프트 지명권 손실


1) 사치세를 내는 팀은 두 번째로 높은 지명권과 다섯 번째로 높은 지명권, 그리고 지정된 국제 유망주 계약금 총액 가운데 100만 달러를 잃는다.

2) 수익분배금을 내는 빅마켓 팀은 두 번째로 높은 지명권과 지정된 국제 유망주 계약금 총액 가운데 50만 달러를 잃는다.

3) 수익분배금을 받는 스몰마켓 팀은 세 번째로 높은 지명권만을 잃는다.

4) 몰수된 국제 유망주 계약금 총액은 나머지 팀들에게 균등하게 분배된다.


D. 떠나보낸 팀의 드래프트 지명권 보상


1) 사치세를 내는 팀은 4라운드와 5라운드 사이의 지명권을 보상으로 받는다.

2) 수익분배금을 내는 팀은 2라운드와 3라운드 사이의 지명권을 보상으로 받는다.

3) 수익분배금을 받는 팀은 QO를 받은 선수가 총액 50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을 맺었을 경우 1라운드와 2라운드 사이 지명권을, 총액 5000만 달러 이하의 계약을 맺었을 경우엔 2라운드와 3라운드 사이의 지명권을 보상으로 받는다.


내용을 대략적으로 요약하면 사치세를 내는 팀들(LA다저스 등)의 무분별한 FA영입을 막고 약팀의 지명권 손실폭을 줄이면서 팀밸런스를 맞추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 류현진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날린 다저스. 속내는?


위에서 설명한것 처럼 퀄리파잉오퍼는 대형선수들을 위한 제도이고 사실 퀄리파잉오퍼를 받는다는 것 하나만으로 리그에서 어느정도 인정받는 선수라는 것이 증명되는 셈입니다.


이번 FA중에서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선수는 총 7명으로 류현진, 야스마니 그랜달(LA 다저스), 브라이스 하퍼(워싱턴 내셔널즈), 패트릭 코빈(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크래이그 킴브럴(보스턴 레드삭스), 댈라스 카이클(휴스턴 애스트로스)입니다.


올해 FA 선발투수중에는 카이클, 코빈과 함께 QO를 받은 단 세명의 선수이자 100명이 넘는 메이저리그 FA중 단 7명에 포함이 된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다저스가 류현진의 실력을 인정했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제가 볼땐 다저스 사장인 프리드먼의 의중은 조금 더 다른 것으로 보입니다.


퀄리파잉오퍼를 거부하고 선수가 나가면 소속팀은 다음시즌 구성에 차질을 빚게 되고 전력 약화를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다저스의 경우 어느팀보다 선발자원이 풍족한 팀입니다. 이번 FA가 유력했던 커쇼, 그리고 류현진이 1,2선발인 팀이지만 이들이 나가도 로테이션이 구성될정도로 다저스의 선발진 뎁스는 타팀과 비교가 불가할 정도입니다. 심지어 여기에 커쇼까지 잡았습니다(3년 9300만 달러).


류현진이 퀄리파잉오퍼를 수락하면 비싼비용을 들이는 다저스가 불리할수도 있다 생각할수 있는데, 다저스는 이 점에서도 이점을 가집니다.


현재 다저스의 선발로테이션은 커쇼 - 뷸러 - 류현진 - 힐 - 유리아스 or 마에다 or 우드 순입니다. 이외의 선수들은 일단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유리아스는 탑유망주, 그리고 나머지 선수들은 최소 10승이상을 노릴 수 있는 준척자원입니다. 그래서 다저스가 리그 최강의 투수진이라 볼수도 있지만 사실 각각 불안요소들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커쇼는 성적이 떨어지고 있고, 뷸러는 이제 1년차이며 류현진은 반시즌만 뛰었고, 리치힐은 내년도 FA, 유리아스도 풀시즌 경험이 없으며 마에다와 우드는 팀 사정상 불펜으로 돌았습니다.


하지만 류현진을 한해 더 잡으면 이런 불안요소들을 어느정도는 막을 수 있습니다. 설령 뷸러가 2년차 징크스, 유리아스가 선발진 안착을 못하더라도 막을 구석이 생기는 것이죠. 여기에 리치힐이 내년을 끝으로 계약이 끝나니 류현진의 장기계약도 추진이 가능합니다.


만약 류현진이 퀄리파잉오퍼를 거절하고 나가서 미아가 된다고 해도 다저스로써는 손해볼일이 없는 셈이죠. 타팀으로 이적하면 드래프트 픽을 챙기면 되고, 자팀에 남으면 선발진의 변수없이 갈수있고, 만약 미아라도 된다면 더 싼가격에 후려칠수 있는 것이죠.


물론 류현진이 팀 전력에 보탬이 된다는 것 역시 고려대상이었겠으나 다저스는 류현진이 나가더라도 상관이 없었던 것이죠. 그리고 류현진을 한해 1790만달러를 쓰는게 부담없는 팀이 다저스라는 점도 퀄리파잉 오퍼 제시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 뭘 하든 도전. 받느냐 받지 않느냐.


당연한 이야기지만 류현진이 타팀으로 이적해서 총액 1억달러, 하다못해 6천만 달러수준의 계약을 맺을 수 있다면 퀄리파잉오퍼는 차고 나오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정도 계약은 기대하기 힘든게 현실입니다.


현지와 다저스 프론트에서도 류현진의 퀄리파잉오퍼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던 가장 큰 이유가 '과연 이 선수를 1790만 달러에 쓸 선수인가'라는 의구심이 있었기 때문이죠. 실제 류현진의 계약 규모에 대한 예상은 대부분 1년 1500만불 수준입니다(3년 4500만불).


여기에 퀄리파잉오퍼를 실패한 사례들 역시 류현진이 쉽사리 시장에 나가지 못하는 이유중 하나입니다.


지난해 퀄리파잉오퍼를 받은 선수는 총 9명으로


제이크 아리에타, 선발, 시카고 컵스

알렉스 콥, 선발, 탬파베이 레이스

랜스 린, 선발, 세인트로이스 카디널스

웨이드 데이비스, 불펜, 시카고 컵스

그렉 홀랜드, 불펜, 콜로라도 로키스

카를로스 산타나, 1루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에릭 호스머, 1루수, 캔자스시티 로열스

마이크 무스타카스, 3루수, 캔자스시티 로열스

로렌조 케인, 중견수, 캔자스시티 로열스


였습니다. 이들 전부 퀄리파잉 오퍼를 거부하고 시장에 나왔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저 중에서 스프링캠프 전에 계약한 선수가 카를로스 산타나, 로렌조 케인 등 일부선수들 뿐이었고 대다수는 시즌 직전까지 FA 미아가 되었습니다.


특히 선발투수들은 이 경향이 심했는데, 사이영 수상자이자 작년 선발투수 최대어였던 아리에타 마저도 스프링캠프 이후에 3년 7500만불이라는 다소 저조한 금액에 계약했습니다.


랜스 린은 더욱 심각해서 1년 1200만불이라는 퀄리파잉 오퍼에도 못미치는 금액에 계약했는데, 랜스 린의 전년도 성적이 33경기 186 1/3이닝 11승 8패  3.43이라는 준수한 성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충격적인 계약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가지 재밌는 사실은 비슷하게 미아가 되었던 알렉스 콥의 경우 4년 5700만불이라는 생각보다 대형 계약을 맺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년도 FA 투수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예상보다 성적이 나빴다는데에 있습니다. 전년도 FA 선발들 중 상위권이었던 다르빗슈(컵스), 아리에타(필리스), 알렉스 콥(볼티모어) 등이 랜스린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년대비 부진한 성적을 보이면서(war 기준 다르빗슈 3.7->0.2 아리에타 2.4->2.0 알렉스 콥 2.3->1.3 랜스 린 1.4->2.9) FA 투수들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차가워진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커쇼가 시장에 나오지 않고 3년이라는 짧은 계약을 맺은 것 역시 이러한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즉, 선발투수라는 자원 특성상 이미 어느정도의 혹사가 있고, FA가 될 시기에는 이미 성적하락지점이 오는 시점이라는 것이죠. 이를 눈치챈 구단들에서는 선발들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꺼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나마 퀄리파잉오퍼를 받지 않았다면 과감하게 지르는 것이 가능하지만 류현진의 경우 퀄리파잉오퍼를 받았기 때문에 타팀들 역시 망설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에 류현진이 QO를 거절하고 나온다면 최소 2,3월까지 가서 계약이 결정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에 그냥 FA로 나왔어도 카이클, 코빈 등 대형 계약이 먼저 지나간 뒤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었습니다.


이런 입장에서 본다면 류현진이 퀄리파잉오퍼를 받아들이는것이 낫지만, 이역시 위험부담이 상존합니다.


우선, 앞서 언급한 선발진의 경쟁이 있습니다. 물론 후반기에 좋은 성적을 보인 류현진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지만 불펜으로 넘어간 마에다, 우드 등 자리를 노리는 선수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선발 한자리가 뜬금없이 이탈하더라도 이런 선수들이 눈에 불을키고 달려들 겁니다.


또 하나는 올해같은 성적을 또 낼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류현진의 올해 기록은 반시즌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충분히 뛰어난 수준이었습니다.


15경기 7승 3패 82.1이닝 1.97 삼진 89 whip 1.01


같은기간 최소 7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중에 류현진보다 방어율이 낮은 선수는 양대 사이영이 유력한 스넬(템파베이)과 디그롬(메츠)뿐입니다.


물론 류현진은 '건강'이라는 요소를 증명해야 한다는 산이 있으나 이번 성적은 시장에서 매력포인트로 느끼기 충분한 셈입니다. 단, 퀄리파잉오퍼만 없으면 말이죠.


내년에 건강하게 시즌을 보낸다하더라도 이런성적을 보일 가능성은 극히 낮습니다. 류현진이 내년에 저정도 시즌을 풀타임으로 보낸다면 QO를 고민할게 아니라 사이영을 고민해야 할 수준이죠.


즉, 류현진은 퀄리파잉오퍼를 받아들이든, 받지 않고 나가든 어떤 식으로 불안요소를 마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QO를 받는다면 다저스라는 강팀에서 더 편한환경의 투구를 할수 있다는 점이 있고, 반대로 QO를 받지 않는다면 리빌딩을 완료한 구단들(화이트삭스, 필리스 등)의 오퍼를 받을 수 있습니다.


어느쪽이든 장점도 단점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잔류하고 성적을 내는 쪽이 더 나은 것이라 생각하지만, 한편으로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회를 날리는것 역시 좋은일 만은 아닙니다. 


류현진의 퀄리파잉오퍼 결정시기는 11월 13일. 류현진의 선택이 어떨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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