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결과 2:2
빼도박도 못할 졸전이고 신태용 감독의 전형적인 문제들이 나온 경기였습니다. 전반전에 잘하다가 후반전에 말아먹는 그런 경기죠.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사실상 월드컵 나가야 되는 1군이었고(심지어 수비라인은 사실상 베스트멤버) 중국은 사실상 23세 이하 대표팀이나 다름없는 2군이었다는 점이죠.
물론 전술에 대한 실험 의미도 있었던것 같았지만 그런걸 감안해도 너무 못했습니다. 특히 후반전에 수비 집중력 떨어지는 문제는 빠르게 해결해야 할것으로 보입니다.
문제점 1 : 국가대표 라인업이라고 하기엔 너무 쉽게 뚫리는 수비진
이 부분에 대해서 사실 포백만 탓하기는 어렵습니다. 당장 저 포백 라인업으로 콜롬비아와 세르비아에게는 각각 1실점밖에 안했거든요.
그렇다면 무엇이 달라졌느냐, 양쪽 윙이 이재성 - 권창훈에서 염기훈 - 이재성으로 바뀌었습니다.
이게 얼핏보면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차이가 큰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윙어들의 수비 지원이죠.
중국의 첫 득점 장면입니다. 보시면 왼쪽수비인 김진수 선수가 순식간에 뚫리죠.
국대 경기를 자주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김진수 선수의 수비는 절대 좋다고 말할순 없습니다. 게다가 속도도 빠른편이 아니라 복귀도 늦은 편이죠.
이런 김진수 선수가 콜롬비아전과 세르비아전때 뚫리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앞쪽에 이재성 선수가 어느정도 수비적인 롤을 맡아주었기 때문입니다.(물론 세르비아전 실점의 시작은 왼쪽...)
하지만 오늘 경기에선 김진수의 파트너로 나온 선수가 염기훈이었습니다. 그리고 염기훈은 K리그에서 공격력은 살아있을지 몰라도 수비력은 사실상 기대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나이가 많은 노장이기 때문에 활동량이 떨어질수 밖에 없죠. 당연히 중국은 우리나라의 왼쪽을 노리고 들어왔고, 결국 실점으로 이어졌습니다.
실점이후에도 위험한 장면을 번번히 내주면서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두번째 실점은 오른쪽에서 터졌지만 일단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건 공격쪽에서도 언급하겠지만 엄연히 신태용감독의 실책입니다. 실제로 오늘 경기에서 염기훈은 풀타임 출전했고, 체력적 한계로 나중에는 장기인 크로스 정확도까지 떨어지게 되었죠. 게다가 스타일이 비슷한 둘을 붙여놨으니 왼쪽에서의 공격은 크로스만 막으면 됬구요.
두번째 실점은 오른쪽에서 터졌습니다. 전반의 이재성 - 최철순 라인은 수비적으로 안정적인 조합이었습니다. 하지만 고요한이 들어오면서 상황이 꼬이게 됩니다.
오른쪽 풀백 제일 위쪽에 있는 선수가 고요한입니다. 헤딩으로 1차 클리어링을 시도했으나 막혔고, 우리나라 국대의 오른쪽이 완벽하게 뚫리게 됩니다.
고요한은 지난 콜롬비아전때 미드필더로써는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풀백으로써 이재성과의 조합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특히 소속팀에서는 3백의 윙백인데다 공격적인 성향까지 보였는데, 이런 점들이 고요한이 라인 안쪽에서 수비하다가 뚫리는 상황을 만들어버렸습니다. 전반전의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던 이재성의 공격적인 역할을 반감시켜버리기도 했구요.
또 다른 문제는 장현수와 김진현이었습니다. 사실상 김진현은 막을수 있는 공만 막았고, 장현수는 가끔씩 가는 롱패스 외에 수비적인 역할은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국대에서 가장 오랜 경험을 가진 이 두선수는 수비진 조율에도 실패하면서 수시로 위기를 초래했고 결국 실점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문제점 2: 결정력의 부족.
경기를 비긴데다가 두골이나 넣었지만, 사실 우리나라 국대의 결정력은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사실 이부분은 어느정도 예상이 된 것이, 이번 동아시안컵 멤버들 중에서 골결정력으로 승부보는 선수는 거의 없다시피 하고(진성욱, 이근호, 김신욱, 이정협 모두 연계에 더 강한 선수들) 그러다보니 결정력에 한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건 공격 2선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염기훈은 사실상 도우미 역할이고 이명주 역시 최근들어 수비형미드필더로 출전이 잦은데다가 애초에 골게터는 아니었고, 오로지 이재성정도만 빛을 발했습니다.
아무리 구성이 그렇다고 한들 오늘 공격력은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특히 전반에 비해 후반전에는 수비에 이어 공격도 무너지면서 결국 무승부를 자초했습니다. 그나마 김진수나 교체 투입된 이창민이 후반들어 중거리슛을 계속해서 때렸으나 결국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문제점 3: 실패한 교체투입
이건 신태용 감독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데, 경기 전 전략에 대해서는 치밀하게 잘 준비하지만 경기 후반부에 체력이 떨어지거나 노림수가 맞지 않았을때에 대한 대처가 굉장히 부족한 편입니다.
실제로 신태용 감독이 패배한 경기들을 보면 이번 중국전도 그렇고 u-23때 한일전 역전패도 그렇고 주로 전반전에는 설계한대로 잘 하다가 후반전에 경기력이 말려서 패배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전술의 유동성 부재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교체카드의 실패입니다.
오늘 투입한 교체카드는
최철순 < - > 고요한
이명주 < - > 이창민
이 두장이었는데 전자에 대한 설명은 이미 했고 후자의 경우도 아예 나쁜편은 아니었습니다. 이근호, 윤일록이 부상이라 사실상 2선 교체카드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아예 전술을 바꾸는 카드밖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근호, 윤일록의 부상으로 2선 공격라인이 부족했다는 이유도 있습니다만 그랬다면 오늘후반에 전술의 변화는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었다는 이야기밖에 안됩니다. 그럼에도 4-5-1을 고집하면서 체력이 떨어진 염기훈을 계속 붙잡고 있었고 결국 공격에서의 활로가 막히고, 수비가 뚫리는 원인이 됩니다.
염기훈을 어떻게든 교체해서 3-5-2로 가든가(심지어 고요한까지 투입했다면 더더군다나) 정 2선 공격진이 없으면 공격수를 늘리든가 했어야 되는데 신태용감독이 어떤것도 선택하지 않았다는건 아쉽습니다.
이번 경기의 재발견 : 김신욱과 이재성
비록 비기긴 했지만 전반에 보여준 김신욱과 이재성의 능력은 충분히 눈여겨 볼만 했습니다.
이재성이야 이미 K리그에서도 탑인데다가 이미 국대 주전이기도 하지만, 김신욱이 보여준 연계 능력은 우리나라 국가대표의 충분히 좋은 공격옵션이 될것이라 보여집니다(골결정력은...).
물론 현재 월드컵 공격진은 사실상 결정이 된 상황입니다만(손흥민, 이근호, 황희찬, 석현준) 석현준은 아직 이번 국대에서 실험하지 못했고, 손흥민, 이근호는 2선자원으로도 분류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후 활약여부에 따라서 김신욱이 발탁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주전공격수로는 부족해도 서브로써는 충분히 위협적이니까요.
이번 경기의 과제: 수비라인의 재정비와 기성용 파트너 찾기
앞서 결정력이 문제라고는 했지만 골결정력은 유럽파 선수들이 워낙 좋기때문에 월드컵을 대비한다고 가정했을 때 큰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오히려 문제는 제전력이 아닌 중국으로도 2실점이나 한 수비진이 더 문제입니다. 아무리 조합이 나빴다고는 하지만 고작 중국선수들을 제대로 막지 못한 수비진은 분명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특히 수비진에서 조율해줄 선수가 하나도 없다는건 정말 큰 문제가 아닐수 없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국대가 실험할수 있는 자원은 거의 다 써봤다는데 있습니다. 이러다 김영권을 다시 불러야 할지도 모르는 수비진의 조율능력은 숙제로 남게 되었습니다. 장현수는 조율능력 뿐 아니라 수비력도 사실 낙제에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기성용의 파트너 찾기 또한 과제로 남았습니다. 오늘 보여준 정우영이 보여준 경기력은 정말 눈뜨고는 못봐줄 정도의 전개능력이었습니다. 첫 A매치 데뷔때만 하더라도 보급형 기성용이라 불리며 수비도 패스도 괜찮게 해냈지만 최근들어 보여주는 모습은 어느하나 제대로 굴러가는게 없습니다.
그나마 주세종이나 이창민,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왔지만 수비형 미드필더 롤도 할수 있는 이명주의 경우 괜찮았지만 아직도 기성용의 파트너는 확실하지 않아보입니다.
총평
뭐 평가할 필요없는 졸전이긴 했습니다만 가장 큰 수확이 있다면 '우리나라는 4-5-1같은 점유율 축구는 맞지 않는다'라는걸 확인하게 가장 큰 수확으로 보입니다(슈틸리케, 홍명보...)
슈팅 16: 5, 유효슛 7: 3 에서 보여주듯 결정력은 안습한 수준이었으나 유럽파가 오면 충분히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중국을 상대로 2실점이나 한 수비진인데, 김민재도 돌아와야 되지만 수비의 조율을 맡을 수비 사령관을 빠르게 찾아내는 것이 우리나라 국대의 당면 과제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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