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장. 투자를 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

대한민국 경제의 활로. 2차전지 산업

프로여행러 2019. 2. 1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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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산업 분석에 대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오늘 주제는 우리나라 경제의 미래라 할 수 있는 2차전지 산업에 대한 내용입니다.


지난해 국내 배터리 3사(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을 살펴보면 이 세 회사에서 수주한 금액은 대략 110조원 규모, 누적 수주잔액 175조원으로 추정됩니다. 작년 국내 반도체 수출액이 약 141조원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2차전지산업의 성장성은 생각하는 것 보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http://www.lgblog.co.kr/life-culture/business/121115


1차전지는 일반적으로 쓰는 건전지를 생각하면 되고, 2차전지는 스마트폰에서 계속 충전해서 쓰는 전지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 할 수 있습니다.


불과 몇년전만 하더라도 스마트폰 등 2차전지의 활용폭이 한정적이었지만 무선청소기, IoT 등 무선 전자제품이 폭넓게 증가하고, 결정적으로 전기자동차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을 함에 따라 2차전지 시장 역시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90122021003


그리고 이 성장세의 중심에 국내 기업들이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기업들은 각각 4위(LG화학), 6위(삼성SDI)를 기록했습니다. 시장 점유율로만 보면 한참 부족해 보이지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조금만 더 상세하게 들어가면 이들 기업들이 절대 기술력의 문제로 밀리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90122021003


보시는 그래프는 지난해 한해동안 팔린 전기차의 기종 순위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압도적인 1위를 하는 테슬라(모델 3 1위, 모델 S 4위, 모델 X 5위)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회사가 바로 1위인 파나소닉입니다. 파나소닉이 1위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죠.


여기에 보시면 처음보는 브랜드들이 보이실 겁니다. 그리고 여기서 처음보시는 대부분의 브랜드(BAIC, BYD, JAC, CHERY, ROEWE)는 모두 중국 브랜드입니다. 전기차에서 선구자적인 위치에 있는 테슬라의 약진까지는 이해가 가더라도 중국의 업체들이 이렇게나 많이 포진해 있는데에는 중국의 전기차 지원정책이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https://www.weforum.org/agenda/2019/02/china-is-winning-the-electric-vehicle-race/


현재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은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 비해서도 압도적인 수치인데, 이 상황에는 중국 정부의 지원 정책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중국의 미세먼지 상황은 상당히 심각합니다. 그 피해가 우리나라로 오고 있는 현실이지만 중국의 피해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죠. 이런 상황 때문에 중국의 정치권은 친환경차를 대대적으로 지원하면서 전기차를 늘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 폐지가 예정되어있지만 보조금 지급은 한때 천만원 가까이 지원하기도 했었고, 현재 경매 형식으로 구매해야하는 번호판 역시 전기차는 면제,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의 번호판에 대한 제한을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폭발적인 전기차 생산과 더불어 전기차 배터리에도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전기차 배터리 마저 자국 배터리 사용만 하게하는 정책(타국 전기차 배터리 장착 전기차 보조급 지급 대상 제외)으로 인해 전기차와 배터리 모두 생산하는 BYD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즉, 현재 중국의 2차전지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대는 전세계 1위인 자국내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모두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여전히 배터리 기술력은 한국과 일본에 밀리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속에도 국내 배터리 3사가 대형 수주를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에 국내 2차전지 시장의 미래가 밝은 편입니다. 확실한 기술력의 우위를 통해 LG화학은 제너럴모터스(GM), 르노, 포드, 현대·기아차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도 다임러, 기아차를 고객사로 확보. 삼성SDI는 BMW와 오랜 공급 관계를 맺고 있으며, 지난해 원통형 배터리로 재규어랜드로버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SK 이노베이션이 폭스바겐으로 부터 수주에 성공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스마트폰, 노트북, 디지털 카메라 등 무선 디바이스에 들어가는 소형 배터리까지 포함한다면 2차전지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2차전지 시장은 스마트폰과 디바이스로 각광받기 시작해서 전기차 혁명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어 냈습니다. 2040년에는 신차 판매량의 54%, 전세계 자동차의 33%를 점유할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의 성장세도 그렇고, 최근 수주 등을 따졌을때 2차전지가 국내 경제를 먹여살리는 주축이 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습니다.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 성장하는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폭발적인 수요의 증가(데이터 센터 증축)에 있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전기차의 경우 더욱 안정적인 성장 전망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국내 2차전지 3사의 성장은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했다는 것 역시 고무적인 부분입니다. 수주를 받는 산업 특성상 구주가 매출로 이어지기 까진 시간이 걸립니다. 게다가 2차전지 부분을 위해 따로 분사한 삼성SDI 정도를 빼고 LG화학, SK이노베이션의 주력은 여전이 석유화학입니다. 기술개발과 가격 경쟁에서도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죠. 삼성 SDI의 경우 소형 전지의 중심 축인 삼성의 스마트폰에 공급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구조를 자랑합니다.


산업의 성장성,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2차 전지 산업 역시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중국입니다. 내년(2020년)부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한다고는 하지만 전기차에 대한 지원 정책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전기차에 들어갈 수 있는 고밀도 배터리 생산이 가능한 회사들이 CATL, BYD 같은 아주 일부 회사들 뿐이라 경쟁력에서 밀리지만, 이들 기업들의 추격은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국내 자동차 시장입니다. 중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자국의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배터리업계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인 현대자동차의 경우 전기차 시장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해외 유명 자동차회사들은 이미 배터리를 자체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배터리를 수입하는것 보다 자체 생산하는 쪽이 유리한게 당연하기 때문이죠.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기차에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교체 시기는 2025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보쉬, 토요타, 무라타, 다이슨 등 유수의 기업들이 이미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경쟁에 착수한 상황입니다. 만약 이들 업체가 자체적인 배터리 생산라인을 마련한다면 국내 배터리 산업은 고배를 마실 수 밖에 없습니다.



https://www.msn.com/ko-kr/money/topstories/%EC%A0%84%EA%B8%B0%EC%B0%A8-%EB%AF%B8%EB%9E%98-%EB%8B%AC%EB%A6%B0-%EC%A0%84%EA%B3%A0%EC%B2%B4%EB%B0%B0%ED%84%B0%EB%A6%AC%E2%80%A6%ED%99%94%ED%95%99-%EC%9D%B4%EC%96%B4-%EC%99%84%EC%84%B1%EC%B0%A8-%EC%97%85%EA%B3%84%EB%8F%84-%ED%88%AC%EC%9E%90/ar-BBMPQCl


상당히 오랜기간 사용되어왔음에도 2차전지의 발전속도는 생각보다 더딥니다. 단적인 예로 삼성 갤럭시 S1의 배터리는 1500mAh, 가장 최근작인 갤럭시노트의 배터리는 4000mAh로 10년 사이에 3배도 채 증가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내장 메모리는 32배, 램은 16배 증가했습니다. 


이는 현재 주류인 리튬의 공급 부족현상과 고순도 리튬 배터리를 만들 수 없는 등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수많은 연구와 방법론들이 제시되고 있으나 상용화된 성과는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과 별개로 2차 전지의 수요는 엄청난 기세로 증가하고 있고 이를 통해 국내 기업들 역시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은 리튬을 대신한 2차전지가 먼 시점에서, 배터리 전쟁의 서막과 동시에 당분간 여러 산업들의 부진으로 힘든 국내 경제를 구원할 구원투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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