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다룰 내용은 미국의 셧다운입니다. 셧다운(shut down)이라는 것은 미국의 연방정부가 말 그대로 폐쇄 되는 일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미국 정부도 1년마다 예산을 정하게 되는데, 국회 상하원에서 엽의 후 대통령 서명의 과정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예산이 통과되지 못하면 셧다운이 벌어지게 됩니다.
셧다운 중에는 정부는 일부 필수적인 기능만 유지됩니다. 군인, 경찰, 소방, 교정, 항공, 전기 등 생명 및 재산 보호에 직결되는 서비스만 제공하고 나머지 공공서비스들은 모두 중지됩니다. 당연히 이 기간동안 미국 연방공무원들은 급여를 받지 못하고 미국 시민들이 공공서비스 이용에 큰 불편을 겪게 되는 등 미국 전체가 마비되게 됩니다.
물론 미국내 셧다운은 트럼프 정부 들어서만 세번째 있는 일이지만 올해는 상당히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제가 글을 작성하고 있는 1월 24일 현재 33일째 미국은 셧다운 상태에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미국 연방정부는 한달 넘는 기간동안 멈춰있는 셈입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셧다운은 미국-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예산안을 국회에서 제외시키면서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이에 반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처리를 하지 않았고 장기적인 셧다운에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
https://www.marketplace.org/2017/05/01/economy/would-mexican-us-border-wall-help-hurt-economy
미국 민주당에서는 약 57억 달러의 비용이 예상되는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예산을 절대로 통과 시켜 줄 수 없다는 입장이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 멕시코 국경장벽 비용 청구 없이 예산안 통과를 해줄수 없다며 첨예한 대립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미 서로간의 타협안도 무산된 상황이라 이 셧다운 상황은 아직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 미국 근로자들이 셧다운으로 받지 못하고있는 임금.
https://www.nytimes.com/2019/01/15/us/politics/government-shutdown-economy.html
셧다운은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21일 미 CBS에 따르면 베스 앤 보비노 S&P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된 셧다운으로 인한 주당 평균 직간접 피해액은 12억 달러(약 1조3572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한바 있습니다. 이 계산대로라면 셧다운 5주차를 맞은 현재 경제 피해액은 약 60억 달러(약 6조7860억원)로 업계 및 소비자들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지고 있어 피해액은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덧붙였습니다. 만약 이 계산이 사실이라면 이미 피해액이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과거 오바마 캐어로 불거진 2013년 10월에 발생한 16일간의 셧다운 때에도 4분기 gdp가 0.3%감소한 사례도 있기 때문에 미국의 올 1분기 gdp 역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는 전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기도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이 여파를 고스란히 맞고 있는 업계가 있으니 바로 바이오 산업입니다.
갑자기 셧다운에 바이오 산업이 나와서 당황하실수도 있는데, 사실 바이오 산업은 셧다운과 밀접한 관련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바로 미국의 식품의약국인 FDA 때문이죠.
우리나라의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마찬가지로 미국 FDA에서는 식품과 의약품, 화장품 등의 수입품에 대한 효능과 안정성을 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내에서 판매하는 만큼 이 규제는 상당한 공신력을 가지게 되고, 무엇보다 의약품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바이오 회사들 입장에서 미국시장 진출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현재 셧다운으로 인해 미국 연방정부의 기능이 정지되면서 FDA 역시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FDA는 현재 무급으로 근무중에 있으며 직원의 약 40%가 강제 휴가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이렇나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는데 예산이 나오지 않는 FDA는 22일부터 임상시험 계획승인신청(IND)검토 업무를 중단했고, 현재 업계가 지불하는 사용자 수수료로 버티는 운영 비용도 소진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 비용으로 진행하는 신약허가신청서(NDA)마저 막혀버린 상황입니다.
이렇듯 FDA승인이 막혀버리자 피해를 보는 기업들 역시 생겨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대웅제약인데,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미국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달 2일 심사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 상황이었습니다.
당초 예정된 심사 완료 시점까지 보름 가량 남아있지만, 미국 셧다운이 계속될 경우 이 회사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웅제약은 올해 1분기에 ‘나보타’ 미국 승인이 예상돼 올 상반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 시장에 시판이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는데, 이 계획이 틀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죠.
이미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미국 셧다운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제약업계 사이에서는 올해 말 FDA가 승인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 얀센의 우울증 치료제, 사노피의 당뇨병 치료제, 노바티스의 다발성 경화증 신약, GSK의 HIV 치료제 승인 검토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바이오 회사들의 약세의 원인 중 하나로 보입니다.
결국, 바이오 회사들에게 셧다운은 예상하지 못한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셧다운이 끝나야 바이오 산업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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