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바이오시밀러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이래저래 바이오시밀러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바이오시밀러가 무엇인지와 현재 산업 동향은 어떻게 되고있는지에 대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 바이오시밀러는 제네릭과 어떻게 다른가.
우선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의미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바이오시밀러란 bio와 Similar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비슷한 바이오 약품. 즉 바이오복제약입니다. 이로인해서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중 하나가 '그거 그냥 제네릭(합성약)이랑 다를게 뭐냐'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찌됬든 약을 복제한다는 개념은 공유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제너릭과 바이오시밀러의 개발 난이도 차이는 피쳐폰과 스마트폰 만큼이나 기술력의 차이가 큽니다. 제너릭의약품의 경우, 단순하게 약의 제조공정만 따라하게 되면 원약과 100% 동일한 약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반면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원래의 제품인 바이오 약품 자체가 살아있는 세포를 통해 만든 것입니다. 삼바, 셀트리온에서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허셉틴을 예로 들면, 유방암 치료제이지만 다른 세포들까지 죽이는 항암제들과 다르게 암세포만을 죽이는 표적항암제로써 명성을 떨쳤습니다. 당연히 이를위해 약품의 성능 뿐 아니라 세포의 성분까지 복제를 해야되고, 이런 이유로 제너릭에 비해 훨씬 난이도가 높습니다.
실제로 제네릭의 평균 개발기간과 개발비는 3년에 100억가량이지만 바이오시밀러는 6년에 2,000억원입니다. 물론 의약품별 차이는 있지만 이둘의 차이는 극명합니다. 개발비 차이가 큰 이유는 기술력의 문제도 있지만 세포 배양기, 무균설비 등 갖춰야 할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이유로 바이오시밀러 회사들은 신약개발회사 못지않게 많은 돈이 필요로 합니다.
난이도 역시 만만치않아 셀트리온의 경우 2002년 창립후 2012년에 겨우 첫 국내허가를 받았고, 한화케미칼은 2007년부터 개발을 시작했으나 결국 완성하지 못하고 2015년에 전면 철수를 선언하는 등 상당수의 바이오시밀러 회사들이 성공하는 것 이상으로 실패도 많이 겪고 있습니다.
- 바이오시밀러. 그게 돈이나 되겠어?
바이오시밀러 관련해서 많은 사람들이 가지는 의문 중 하나는 '원약이 있는데 바이오 시밀러가 수익성이 있을 것인가'하는 점입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시각인 것이 바이오시밀러의 특성상 이미 신약이 점거하고 있는 시장에 신규로, 그것도 복제해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는 앞서 언급한것처럼 기존약의 효과를 내는 약입니다. 그리고 보통 10년이상 지난 후에 개발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도 좋아져서 충분히 바이오시밀러가 경쟁력을 가지게 됩니다.
게다가 기존 바이오약품의 시장 규모가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여러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이 경쟁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가령 지난해 전 세계에서 금액기준으로 가장 많이 팔린 약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휴미라'인데, 휴미라는 지난해에만 무려 189억 4,600만달러(약 20조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중 5~10%만 점유율을 가져온다고 해도 최소가 수천억, 많으면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셈입니다.
여기에 또 다른 강점이 있는데, 바로 건강보험입니다. 어느 국가건 건강보험은 국가에서 제공하는 복지이고 당연히 건강보험을 유지하기 위해 의약품의 가격문제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다만 과거 신약이 특허로 인해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비싼 가격을 감수하고 비용을 부담했어야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가 나오고 똑같은 효과를 더 싼 가격에 제공한다고 하면 이런 건강보험에서도 환영할만한 일이 됩니다. 그래서 바이오시밀러가 건강보험의 대상이 되면 판매에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됩니다.
- 바이오시밀러의 양대산맥.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이야기를 하면서 빼놓을수 없는 기업이 바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입니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로 바이오시밀러라는 분야를 하나의 산업으로 만든 장본인자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바이오시밀러 회사입니다. 국내에서 한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이정도 되는 회사는 삼성정도라 할 수 있을정도로 셀트리온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대단한 회사입니다.
삼바의 경우 셀트리온 등에 비해서 시작은 늦었지만 삼성의 차기 먹거리산업으로 바이오시밀러가 지목되면서 만들어진 회사로 미국의 바이오젠과 함께 개발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하고 생산을 담당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회사입니다.
이 두회사는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계를 이끌어가는 기업임과 동시에 전세계 바이오시밀러 업계에서도 최고를 자랑하는 회사입니다.
이 두회사는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판매한다는 공통점도 있지만 주력 파이프라인이 상당부분 겹친다는 유사점도 있습니다(휴미라, 허셉틴, 아바스틴, 레미케이드 등). 물론 특허 시점이 겹치기 때문에 파이프라인이 겹치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앞서 설명한 저 약품들의 시장규모가 큰 이유도 있습니다.
셀트리온과 삼바의 차이점은 풍부한 삼성의 자금의 지원을 받는 삼바와 맨땅에서 올라온 셀트리온이라는 차이도 있지만 기술 주체의 차이도 있습니다.
삼바의 경우 기술의 주체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이고(미국의 바이오젠과의 합작 설립) 생산은 삼바가 맡는 식으로 되어있습니다. 셀트리온의 경우 기술과 생산 모두 자체적이라는 차이는 있습니다. 물론 이런구조가 과거 삼성물산의 가치 제고로 인해 만들어진 체계라는 의혹이 있고, 삼바가 회계의혹을 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분식회계 사건 관련글은 링크로 대체합니다.
http://lifetravelers-guide.tistory.com/95?category=640424
- 바이오시밀러의 개발과정과 특허
바이오 관련회사에 투자를 하고 관심이 많은 분들은 아시겠지만 바이오의 개발은 전임상 -> 임상 1상 -> 임상 2상 -> 임상 3상을 거쳐서 제품화를 하게됩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전임상은 동물대상 실험, 1상은 부작용 및 체내 동태검사(안전성검사), 2상은 적응증의 탐색과 최적용량 결정단계, 3상은 대규모 환자(보통 천명 이상)를 대상으로 한 약물의 유용성 검사입니다.
바이오시밀러 역시 이런 과정을 거치지만, 2상을 스킵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이유는 이미 1상에서 원약과의 동등성을 입증하게 되고(원약 제조사에서 원약과의 동등성을 확인) 적응증과 최적용량은 이미 원약을 통해서 알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바이오 시밀러 회사가 임상 1상이 끝난 경우, 대부분 3상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물론 약의 효과를 강화했다든지, 원약과 다른 것이 있는 경우는 2상을 거치기도 합니다.
임상 2상을 패스 할수 있는 부분도 있고 일반 바이오 신약 개발에 비해서는 바이오시밀러는 상대적으로 개발기간이 짧고 당연히 비용도 상대적으로 덜든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바이오시밀러의 경우는 기술이전 사례보다는 직접 생산하는 경우가 더 많고(회사 자체에서 포기하지 않는 한) 보통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경우 생산까지 염두해두고 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바이오시밀러 투자시 유의사항
제가 현업에 있기 때문에 비상장 회사 중에서는 투자 할 회사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기 힘듭니다. 상장사로 눈을 돌리면 이미 셀트리온, 삼바 등 우수한 바이오시밀러 회사들이 많고, 비상장 중에서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회사들도 상당수가 있습니다.
앞서 바이오 신약에 비해서는 비용이 덜든다고 했으나 바이오 시밀러 역시 엄청난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늘 투자에 목말라 합니다. 그래서 여러가지 방향을 통해서 투자유치를 하거나 상장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이오시밀러 역시 바이오 투자시 유의사항인 세가지가 모두 적용됩니다.
대표가 누구인지, 파이프라인은 어떤 것인지, 임상과정이 어느정도인지가 바로 그것입니다.
바이오시밀러에서 파이프라인은 시장성을 책정하기 유리한 지표입니다. 현재의 정확한 시장이 있고, 그 시장에서 몇퍼센트의 비율로 선점할 것인지를 계산 할 수 있습니다. 가치판단에 유리하다는 측면이 있는 것이죠.
대표와 임원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올해 벌어진 네이쳐셀 사태만 보더라도, 과거 안좋은 이력이 있는 대표를 믿고 투자하면 어떤일이 벌어지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임상 과정에 대해서 유의해야 할 것은 '동등성 검사'입니다. 이 약이 원약과의 동등성을 받았는지가 바이오시밀러 투자를 바라보는 시작점이기 때문입니다.
바이오시밀러는 미래에도 충분히 커질 산업입니다. 현재 국내 바이오시밀러의 쌍두마차인 셀트리온과 삼바도 지금보다 더 큰회사로 성장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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