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장. 스포츠를 사랑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2) 야구를 보기위한 안내서

비상하는 독수리. 한화이글스의 질주는 계속될까

프로여행러 2018. 4. 1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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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화이글스의 질주가 심상치 않습니다. 벌써 11승째. 이미 5할을 넘긴것도 모자라서 어제는 단독선두인 두산까지 잡으면서 4연승 행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화팬들이라면 현재의 성적이 믿기지가 않을 정도입니다. 가끔씩 한화의 사정을 모르시는 분들이 DTD를 얘기하지만, 사실 한화는 DTD를 경험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애초에 올라가지를 않았기 때문에 떨어지지도 않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한화의 질주는 더 놀랍고, 더 인상깊기도 합니다. 불과 시즌 전에는 절대적인 꼴지 후보중 하나로 놀림을 받던 팀이 지금은 단독 3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런 한화의 질주에 대해서 많은 전문가들이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는데, 대부분 한화의 변화에 대한 분석을 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 선발 방어율 최하위, 불펜 방어율 1위


한화의 현재(4/18) 선발투수 방어율은 6.70으로 전 구단을 통틀어 꼴지입니다. QS는 4번, QS+는 1번으로 선발투수가 이닝을 거의 먹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선발투수의 이닝 역시 90이닝으로 최하위 롯데(86.2이닝)와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있듯이 투수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특히 탄탄한 선발진은 투수력을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죠. 이런상황에도 불구하고 한화의 성적이 좋은 이유는 불펜진의 맹 활약 때문입니다.



현재 한화의 불펜진 방어율은 3.81입니다. war로 따질 경우 삼성이 더 높지만 방어율은 2위인 LG보다 무려 0.6점이 낮습니다. 그만큼 불펜들이 탄탄하다는 것입니다. 


더욱 놀라운점은 지난해를 비롯, 팀 불펜의 핵이였던 권혁, 박정진, 송창식 등이 빠진상태에서 저 성적을 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한화의 승리조는 안영명-송은범-정우람입니다(세상에...). 정우람이야 원래 리그 최고의 마무리 중 한명이었고, 안영명 역시 불펜 에이스로 활동한 것이 불과 몇년전이기 때문에 납득이 가지만 팀내 최고의 골칫거리였던 송은범의 환골탈태는 그야말로 놀라운 수준입니다.



현재 송은범의 성적은 17.1이닝 1승 1패 방어율 1.56 1홀드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나마도 선발이 무너질때 롱맨으로 나오다가 이제는 8회 셋업맨으로 고정(세상에2.....) 되면서 홀드수가 적은것 뿐이죠.


송은범의 부활은 투심장착에서 시작되었는데, 지금까지 '너무 공이 깨끗하다'라는 단점에서 벗어나기 위함인 것으로 보입니다.


한화 불펜진이 강력해 진것은 송은범의 부활 외에도 서균(9이닝 0.00), 안영명(7이닝 0.00), 박주홍(5.1이닝 5.06), 박상원(7.2이닝 2.35), 이태양(9이닝 4.00) 등 질로보나 양으로보나 엄청난 불펜진의 활약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화의 불펜진은 승리조를 하나 더 만들어도 될정도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죠. 그러다보니 지고있는 경기라도 따라붙을 힘이 생깁니다. 이기고 있는 경기에서 지지 않는것은 당연한 거구요.


물론 단점은 있습니다. 바로 높은 불펜의 이닝 소화(78이닝, 1위)이죠. 선발이 제 역할을 못해주기 때문에 불펜이 퍼질것이라는 우려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것처럼 권혁, 박정진, 송창식, 장민재 등 기존 불펜선수들도 남아있는 상황이고, 실제로 불펜의 소화 이닝을 보면 기존에 롱맨까지 소화했던 송은범을 제외하면 오히려 적은 이닝만을 소화하고 있습니다(이태양 22위, 서균 26위), 과거 퀵후크와 2이닝 이상 투구가 난무했던 김성근 시절과 다른 점이 이점이죠.



심지어 선발투수들도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며 14일 삼성전 배영수가 5⅔이닝 3피안타 3볼넷 1사구 4탈삼진 1실점, 15일 삼성전 김재영이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4실점, 17일 두산전 윤규진이 5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 역투로 토종 선발 3연승을 하는 등 선발투수들 역시 분전해주고 있습니다.


오히려 부진한 외국인 용병들이 변수인데, 이 부분이 개선된다면 상위권 싸움에서 충분히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을것으로 보입니다.


- 호잉과 아이들? 그냥 강력한 한화타선.


현재 한화의 타선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제라드 호잉입니다.



실제로 제라드 호잉의 타격 성적은 17일 현재 타율 0.403(1위), 8홈런(2위), 23타점(3위), 장타율 0.851(1위), 출루율 0.474(공동 3위)로 리그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습니다.


하지만 한화의 타격은 제라드 호잉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한화의 wRC+(득점생산력 조정치)는 111.2로 리그 3위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이 수치는 현재 뜨거운 타격을 보이는 ops 1,2위인 KT와 SK보다는 적지만 또다른 뜨거운 타선을 자랑하는 기아와 두산보다도 높은 수치입니다.


한가지 재밌는 점은 한화의 ops순위는 5위권, 타점은 공동 4위권이라는 점입니다. 스탯보다 득점이 많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한화 타선의 특징을 보면 홈런수는 적지만(호잉 제외 11개) 타율이 높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실제로 타율 10걸에 호잉(1위), 송광민(3위), 이용규(8위), 양성우(9위)까지 총 네명이 랭크되어 있고, 이들은 1번부터 4번까지 타순을 맡고 있습니다.


특히 이용규 - 양성우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 콤비를 주목해야 되는 것이, 이들은 출루율 순위에서도 각각 공동 9위, 8위에 랭크될 정도로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장타툴을 책임지는 호잉(장타율 1위)과 송광민(장타율 6위)까지 어우러지며 정말 완벽한 밸런스를 만들고 있는 것이죠.


게다가 하위타선 역시 언제든 테이블 세터로 올라가도 이상하지 않은 정근우, 하주석, 하위타선에서 쏠쏠한 역활을 해주는 오선진 등 타격감이 나쁘지가 않습니다.


어찌보면 한화의 최근 타격은 불꽃같은 타격도 있지만 효율성에 기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기가 지난 일요일에 있었던 삼성과의 경기입니다.



이날 한화의 득점은 7득점, 물론 출루도 많았습니다만 (에러포함 18출루)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장타'입니다. 이날 경기로그를 보시면 한화는 장타가 하나도 없이 승리했습니다. 오히려 홈런 포함 3장타를 때린 삼성이 패배한 경기죠. 심지어 이날 김헌곤의 2루타는 만루주자를 다 불러들이는 싹쓸이 2루타였습니다.


한화가 이날 승리한 비결은 3회에 있었던 집중타였습니다. 한화는 3회 무려 5점을 쓸어담으면서 이 경기의 승부를 가져갔습니다. 


한화가 기존과 달라진 점이 이점입니다. 득점상황에서 집중력이 예전보다 높아지고, 타격역시 중심타선외에 하위타선으로도 분할되면서 득점력이 더 좋아진 것이죠.


이걸로 부족할수 있는 부분은 현재 리그 탑타자인 제라드 호잉이 해결하면서 막힌 혈로를 풀어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화는 지금이 중심타자인 김태균이 없는 상태라는 점 역시 주목해야할 부분입니다.



이래저래 말은 많지만 누가뭐래도 김태균은 KBO리그 역대급 타자중 한명이고, 팀 최고의 타자중 한명입니다. 비록 작년에는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비율스탯으로 볼때는 만만치 않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한용덕 감독은 김태균이 올라온다고해서 중심타선을 바꾸지 않는다고 천명했습니다. 그렇다면 김태균이 6번에 들어갈텐데, 이렇게되면 그나마 폭발력이 덜한 한화의 하위타선의 중량감은 극대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 DTD냐 기적이냐. 한화의 가을야구 가능성은?


시즌 초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생각했을때 아직도 한화의 가을야구 가능성은 굉장히 낮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현재 외인들의 성적이 아직까지도 낮고, 현재 선발투수들이 풀시즌을 치뤄본 경험이 부족하고, 호잉의 타격감이 시즌 끝까지 유지될 가능성 역시 낮으며, 주전 야수인 김태균, 송광민, 정근우 등 나이가 많기 때문에 언제 하락세가 와도 이상하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현재 한화의 모습은 충분히 가을야구를 기대하게끔 만듭니다. 컨디션이 하락할수도 있지만 하락하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한데다가 현재 투수들도 한용덕 감독이 굉장히 잘 관리하고있기 때문에 시즌 끝까지 좋은 상태로 유지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화의 이번시즌이 한낱 꿈이 될지 아니면 최고의 기적이 될지는 아직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건 더 이상 혹사당하는 투수도, 혹사당하는 야수도 없고, 매번 번트지시와 퀵후크를 더이상 보지 않는 능동적인 야구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올시즌 가을야구를 하지 못할지라도 저는 굉장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제가 가을야구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 2007년. 그리고 11년이 지나고 한화가 가을야구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어느때보다 큰 기대를 갖고 바라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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