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장. 걸그룹을 사랑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

모모랜드의 역주행. 그리고 이를 훼손시키는 사재기와 표절.

프로여행러 2018. 2. 15.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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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실 다른주제로 글을 쓰려다가 글을 지웠습니다. 모모랜드와 오마이걸의 성공에 대한 분석을 쓰고 있었는데 모모랜드의 행보, 더 정확히는 소속사의 행보를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모모랜드는 올해 가장 핫한 아이돌 중 하나입니다. 올해 활동한 걸그룹중 가장 먼저 1위를 차지했고, 총 3회의 1위로 현재 올해 활동한 아이돌 중 두번째로 많은 1위(레드벨벳 - Bad boy 4회)를 차지했습니다.


사실 모모랜드에 대해서 저는 올해 안에 1위하기는 힘들것이라고 봤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직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팬덤 때문인데, 오마이걸의 경우에도 분명 팬덤이 작은 편이지만 그래도 상위권(여마트레블 + 러블리즈)에 비해서 작다뿐이지 충분히 큰 팬덤을 가지고 있었고, 이번 비밀정원 활동으로 차지한 두번의 1위는 충분히 납득 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럼에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1위의 이유는 주이의 활약과 소속사의 전략적인 컴백시기, 그리고 깜찍하면서도 코믹스러운 모모랜드 특유의 컨셉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1위를 차지하기 무섭게 나왔던 것이 모모랜드의 타이틀곡인 '뿜뿜'의 표절 소식이었습니다.


러시아의 그룹인 세레브로가 자신들의 곡인 mi mi mi를 표절했다고 주장한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논쟁이 시작되었습니다.


https://youtu.be/OC5ViQ6eJBA


들어보시면 아실테지만 이 노래는 결코 인지도가 낮은 노래가 아닙니다. 온갖 광고나 예능에서도 쓰이는 곡이기 때문에 설령 누가 불렀는지, 제목이 뭔진 몰라도 들어보면 알수있는 수준의 곡입니다.


그런데 이런곡을 표절했다고, 그것도 그 노래를 부른 당사자가 주장하고 나선것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표절시기가 있던 선미의 '주인공'과 궤를 달리하는게 이점입니다. 사실 음악의 경우는 장르의 유사성이라는 부분 때문에 표절논쟁이 쉽게 일어나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이런식으로 당사자가 직접 표절문제를 제기한 경우는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 사안입니다. 당사자가 고소까지 할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죠.


정말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경우 표절에 대한 인식이 안타까운 수준입니다. 실제로 선미의 '주인공'은 1위를 차지했고, 모모랜드 역시 이 논란이 있고 나서도 1위를 하고, 오히려 음원차트에서 역주행까지 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 음악시장에서 표절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사실 이 문제 하나만으로는 크게 이슈가 안될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더블킥은 여기에 엄청난 사건을 또 터트리게 됩니다. 바로 앨범 사재기 논란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사건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월 12일, 하루만에 모모랜드의 앨범 Great이 8,200장이 팔렸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참고로 이 양은 모모랜드의 지난 1월 한달 앨범판매량의 2배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활동 6주차 앨범이 말이죠. 참고로 Great앨범 초동은 약 1,200장입니다.


즉, 초동기간인 일주일간 팔렸던 앨범의 7배 가량이 단 하루만에 판매되었다는 얘기입니다.


재밌는건 이 소식이 처음 나왔던 곳이 한터차트인데, 이걸 오류로 본 네티즌들이 한터차트에 문의해본 결과 한터차트 측에서는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매장에서 8,200장을 판매했다'라는 놀라운 대답이 나오게 됩니다. 


https://www.instiz.net/pt/5037218


더더욱 웃기는 점은 그 전날인 11일 판매량은 고작 12장이었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온라인도 아니고 오프라인 100%라는건 정말 말도 안되는 얘기죠.


일단 '논란'이라고 썼지만 사실 사재기에 대한 문제는 거의 확정에 가깝습니다. 근거를 쓰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아이돌들의 앨범이 가장 많이 팔리는 건 초동. 그때 팬사인회 참석권 등이 포함해서 나오기 때문. 그런데 모모랜드는 초동이 1,200장이었는데 6주 후에, 그것도 하루만에 8,200장을 팔음.

- 만약 모모랜드의 앨범 판매량이 꾸준히 상승한다고 주장하려면 전날 판매량 역시 어느정도 증가했어야 하지만 전날 판매량은 12장인 상황.

- 현재 모모랜드의 공식 팬카페의 회원수는 7천명 이하. 물론 이 사람들이 물량을 소진할수도 있겠으나 아무리 수만명의 팬카페 회원수를 거느린 아이돌이라도 하루에 팬카페 회원수 이상의 물량을 소진한 전력은 없음.


이에대해 14일 더블킥 컴퍼니의 해명을 내놓았는데 이 역시 어이가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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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는 "소속사의 자체 확인 결과 현재 집계된 음반 판매량은 일부 매장을 통해 국내 및 해외 팬들의 공동구매가 이루어진 것"이라 밝혔다. 

이어 "지난 12일 급증한 앨범 판매량은 본격 일본 진출 공식 발표 이후 일본을 포함한 해외 팬들의 앨범 수요가 일시적으로 반영된 결과"라 강조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14/201802140134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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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해외팬들의 수요가 일시적으로 상승했다는데 그렇다면 100% 오프라인 판매라는 것이 설명이 되질 않습니다. 일본팬들이 '굳이' 와서 사간게 아니라면요.


또 다른 하나는 국내 및 해외팬들의 공동구매가 이루어 진것이라고 하는데, 한터차트에 따르면 8천여장은 한 가맹점에서 판매가 되었습니다. 이게 말이 될려면 공동구매자가 '굳이' 한 가맹점에서 몇천장을 사갔다는 이야기밖에 안되기 때문에 말이 되질 않습니다.


게다가, 더블킥컴퍼니 측은 수시로 말바꾸기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팬들이 오프라인 구매를 했다고 했다가, 2월동안 예판된 물량이 한번에 결산되었다고 했다가, 일본 라이센스 앨범 판매량이 국내 판매량과 합쳐졌다고 했다가, 결국 공동구매까지 오게 된것입니다. 


이런식으로 계속 말바꾸기를 하니 이 사태를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그냥 '사재기 확정' 판결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일련의 사태를 보면 진짜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소속사는 지원한답시고 하는 짓일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행위는 가수들한테 도움은 커녕 해만 끼치는 행위입니다.


당장 작년에 있었던 라붐의 앨범 사재기 논란만 봐도 그렇습니다. 


라붐에게는 감격적인 첫 1위였기 때문에 소속사의 이런 사재기는 엄청난 지탄을 받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감격하는 라붐 멤버들 역시 지탄의 대상이 되었는데, 이렇듯 사재기로 만든 1위는 소속 가수들 욕만 먹이는 행위에 불과합니다.


라붐은 이 뒤로도 앨범을 내었으나 결국 그 뒤로는 빛을 못보고 있습니다. 1위가수라는 타이틀은 얻었으나 이 타이틀이 억지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라붐의 몰락을 가속화 시킨셈이 되었습니다.


이 사태를 보면 모모랜드 역시 남얘기가 아닙니다. 표절에 사재기, 정말 앨범으로 할 수 있는 최악의 논란을 다 만든셈인데 과연 이렇게 '만들어진 1위'를 팬들이 곱게 볼지가 의문입니다.


현재 아이돌계의 흐름은 잡덕 중심체제로 가고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과거 원더걸스나 소녀시대처럼 한그룹의 팬덤이 아닌 '걸그룹 전체 팬덤'이라는 형식으로 가고 있는 셈이죠(팬덤 자체가 큰 트와이스는 예외). 이 부분에 대해서 쓰자면 길어지니 한가지 예시를 들자면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자기가 응원하는 아이돌 문자 투표를 독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팀의 팬이 아니더라도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자신의 팀이 순위에 오르면 자신이 독려하기도 하죠. 물론 경쟁이 붙게되면 달라지지만 경쟁하지만 않는다면 팬덤끼리 밀어주는건 흔한 현상입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대외적인 도덕성을 잃는다는건 엄청난 치명타입니다. 안그래도 팬덤의 크기 자체가 작은 모모랜드의 1위 자체는 기적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첫 1위는 어느정도 전략이 먹힌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표절과 사재기로 얼룩진 모모랜드에 대해서 대중들이 고운 시선을 보낼지 과연 의문입니다.


모모랜드, 그리고 주이의 활약은 눈부셨지만 그걸 소속사가 망치게 될 상황에 놓여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모모랜드의 행방이 어떻게 될지는 꽃길에서 안갯속으로 바뀌게 되었고, 그 원인 제공은 소속사가 하게 된 것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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