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장. 걸그룹을 사랑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

드디어 찾은 오마이걸. 기적이 아니었던 오마이걸의 1위.

프로여행러 2018. 1. 24. 00:08
반응형

정말로 길었습니다.


오마이걸이 더 쇼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무려 데뷔 1,009일만에 첫 1위를 차지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무무지만 오마이걸은 여러모로 안타까운 그룹이었습니다. 제 폰에 대략 100여개의 걸그룹 노래가 있는데 데뷔 후 타이틀 전곡이 있는 아이돌은 마마무와 트와이스, 오마이걸 뿐입니다. 


처음 마마무로 입덕하기 시작하면서 여러 아이돌들을 봐왔지만 오마이걸은 언제나 저에게는 안타까운아이돌이었습니다. 높은 퀄리티의 노래를 뽑아내면서도 소속사 역시 여러모로 열일하는 아이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지독하리만큼 음원성적과 음반성적은 나쁜 팀이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tjdwnsqus/220782073102


그래서 예전에 오마이걸 관련해서 장문의 글을 쓰기도 했는데, 그때 내렸던 결론은 강점의 부족이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오마이걸' 이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는 것이죠. 마마무가 실력파, 걸크러쉬로 자리잡고, 여자친구가 파워청순으로 자리잡은것과는 상반되는 것이죠. 물론 트와이스, 레드벨벳 등도 확실한 컨셉이 없지 않냐고 반문할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대형 기획사의 지원을 받는 팀과는 비교대상이 아니죠.


오마이걸 하면 떠오르는 멤버가 있는것도 아니고, 떠오르는 컨셉이 있는것도 아니고 대형기획사 소속도 아니다. 이게 제가 본 오마이걸이 뜨지 못한 이유였습니다.


이런이유로 사실 올해도 오마이걸은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비밀정원을 들어보고 노래가 좋다는 생각을 안한건 아닙니다. 오마이걸의 노래는 언제나 좋았습니다. 오마이걸의 경우는 호불호는 갈려도 노래 퀄리티가 떨어진 타이틀곡이 없을정도로 높은 노래퀄리티를 자랑합니다. 하지만 그건 언제나 오마이걸에게는 상수에 가까운 일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오마이걸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보였습니다. 그런데 제 예상을 뛰어넘어 오마이걸은 1위에 성공했습니다.


물론 팬덤이 크게 작용하는 더쇼에서 1등을 한 것이지만, 오마이걸의 이번 1위가 중요한 이유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강력한 미라클의 팬덤을 확인할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사실 국내 아이돌 팬덤을 논할 때 여마트레블을 제외하면 러블리즈 정도가 가장 큰 팬덤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팬덤의 힘이 있었기 때문에 작년에 더쇼에서 두번의 1위를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과소평가되는 감이 없지 않지만 오마이걸의 팬덤 역시 충분히 강력하다는걸 보여줬다는 것은 앞으로 오마이걸의 발전방향에도 중심축이 될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강력한 음원의 힘입니다. 사실 오마이걸의 음악에 대해서는 노래는 좋으나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평이 있었습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윈디데이는 둘째치더라도 컬러링북 같은 노래들도 평가가 엇갈리는 편이죠. 물론 이번 비밀정원이 나름 대중성에 고민을 두고 만든 노래입니다만 제가 볼 땐 오마이걸 특유의 음악성은 여전히 간직한 노래라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마이걸이 이번 음원에서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다음 앨범에서도 좋은성적을 기대할수 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이번앨범의 가장 큰 성공요인은 단체예능 지원과 컨셉의 정립입니다.


생각보다 가볍게 지나갔지만, 오마이걸은 활동전에 기점이 될만한 예능에 출연했습니다. 바로 아는형님에 출연한 것이죠.


물론 정식 게스트는 아니었지만 이 오마이걸의 출연은 앨범 발매를 앞두고 생각보다 좋은쪽으로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오마이걸은 아는형님에서 예능감을 뽐냈다고 하기엔 무리가 많습니다. 하지만 짧은 분량이나마 2주에 걸쳐서 출연했고, 특히 마지막주차에 비밀정원까지 공개하면서 인지도 상승에 기여했습니다.


사실 이게 오마이걸에게 시사하는 바는 상당히 큽니다. 굉장히 제한된 기회라도 음반 발표전에 홍보할 기회를 가진다면 오마이걸의 음악적인 퀄리티가 좋기 때문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많은 아이돌들이 앨범홍보차 아는형님을 방문하지만 모든 아이돌들이 이 효과를 보는게 아니기 때문에 이 의미는 굉장히 큽니다.


지금까지 오마이걸의 예능전략은 사실상 그룹의 간판인 유아를 중심으로 한 개인예능지원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전략이 실패로 돌아간 이유는 유아의 낮은 예능감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와서 보니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다른 아이돌처럼 음반 발표전후에 예능을 집중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이 더 큰 원인이었습니다. 앞으로 예능전략을 뒤집어야 할 만큼 오마이걸의 이번 아는형님 출연은 얻고가는게 크다 생각합니다.


컨셉의 정립 또한 이번앨범 성공에 상당부분 기여를 했습니다. 오마이걸의 경우, 거의 매 앨범마다 컨셉이 바뀐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컨셉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이는 앞에서도 언급한 애매모한 정체성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리고 무려 5개의 앨범이 더 지나고 2년이 더 지나서야 다시 컨셉이 돌아왔습니다. 바로 Closer때 선보였던 몽환적인 컨셉으로 말이죠.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냐는 얘길 들어도 할 말이 없을정도로 오마이걸이 이 컨셉으로 돌아오는데는 너무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이번 비밀정원의 성공으로 오마이걸은 몽환적인 아이돌로써 자리를 잡아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생각합니다.


이번에 1위를 하긴 했지만 오마이걸은 앞으로의 행보가 더 중요합니다. 러블리즈처럼 지금에 안주할수도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오마이걸의 팬덤은 러블리즈의 팬덤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안주하기에는 오마이걸의 지금 만든 성공이 너무나도 귀중합니다.


당장 당면한 과제는 '단체예능'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오마이걸 캐스트를 데뷔초에 촬영하긴 했지만 냉정하게 아이돌 예능중에서 가장 별로인 축이었습니다.


이번에 1위도 했으니 이참에 더 메이저한 예능을 찍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오마이걸 멤버들의 예능감을 살릴수 있는 예능을 기획하는 것이 문제일 것이나, 어느 멋진 날처럼 여행관련 예능이라면 이런 약점을 커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마이걸의 인사는 '찾았다 오마이걸'입니다. 하지만 인사와 다르게 오마이걸은 상당히 긴 시간동안 대중들에게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제 오마이걸은 비밀정원으로 많은 대중들에게 발견되었습니다. 이게 기적이 될지 꾸준한 성공의 발판이 될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따라 갈리게 될 것입니다. 1위까지의 여정은 길었지만 또 다시 1위를 차지하러 가는 여정 역시 만만치 않을것이기 때문에 이번 1위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곳을 향해 달리는 오마이걸이 되었으면 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