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장. 스포츠를 사랑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1) 국내 축구를 바라보기 위한 안내서

2017 동아시안컵 리뷰. 얻은것과 남은 과제.

프로여행러 2017. 12. 1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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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은 숙명의 한일전에서 4대 1 대승을 거두면서 도합 성적 2승 1무 7득점 3실점을 기록하면서 당당하게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중국과 북한전만 하더라도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이면서 비난을 많이 받았던 신태용호였으나 이번 한일전 승리로 국내 여론을 잠재우는데 성공했습니다. 무엇보다 11월달 평가전까지 포함, 3승 2무로 5경기 무패행진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얻은것도 많았지만 잃은 것도 있었고, 과제도 많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동아시안컵에 대한 전체적인 리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얻은점 1: 현재 국대에 가장 적합한 포메이션, 플랫 4-4-2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포메이션이 플랫 4-4-2가 된건 지난 11월 평가전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써온 포메이션처럼 플랫 4-4-2는 

국가대표팀에 녹아들었습니다. 실제로 지난 5경기 동안 중국전과 북한전을 제외하고 플랫 4-4-2를 사용했고, 중국전과 북한전에만 경기력 논란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플랫 4-4-2는 사실상 만점에 가까운 포메이션이 되었습니다.



이번 일본전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사실상 국대 주전급이 확실한 선수는 이재성, 이근호, 김진수 정도만 들어간 상황이었음에도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의 파괴력은 여전히 뛰어났습니다.


4-4-2에 대한 내용은 링크로 대체하도록 하겠습니다.


http://lifetravelers-guide.tistory.com/29?category=639473


국가대표팀은 최근 5년간 계속해서 4-5-1 포메이션을 써왔지만 분명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신태용호는 4-4-2로의 성공적인 변화를 가져가며 주력 포메이션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얻은점 2: 행복한 고민의 시작. 다양한 공격루트의 발견


사실 신태용호 이전에도 그랬고, 최종예선과 10월 평가전때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공격력은 문제가 많았습니다. 특히 국가대표 주포인 손흥민이 근 1년간 국가대표에서 부진하는 등 공격력 문제는 해결해야할 숙제였습니다.


하지만 11월달 이후 우리나라는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국가대표에서 부진하던 손흥민은 11월 평가전에 2골을 포함, 엄청난 공격력을 다시 보여주었고, 이근호는 비록 골결정력은 약하지만 엄청난 활동량으로 투톱 파트너를 돋보이게 해주었습니다.



여기에 3개월만에 부상복귀후 다시 골감각을 이어가는 황희찬, 프랑스 트루아 이적후 고감도 결정력을 보이는 석현준까지 현재 국가대표 공격수 옵션은 굉장히 다양한 편입니다.



여기에 한일전 포함, 고감도 골결정력과 활약을 보여준 김신욱의 활약으로 현재 국가대표 공격진의 조합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김신욱은 울산시절부터 4-4-2가 맞는 선수였고, 전북에서나 국가대표에서나 원톱은 성향에 맞지 않았습니다. 원톱으로 설때 고립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죠.


손흥민과 이근호, 석현준, 황희찬과 김신욱까지 현재 국가대표에서 경쟁하는 공격수는 무려 다섯명입니다. 이중에 이근호와 손흥민은 공격 2선에서도 활용할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이 공격수들 모두 데리고 갈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분간 신태용감독의 즐거운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얻은점 3: 다양한 옵션. 멀티 플레이어들의 활약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국가대표 승선이 유력한 공격수들 중 두명이 2선에서 활약할 수 있을 정도로 현 국가대표 명단에는 멀티플레이어가 가능한 선수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습니다. 포지션을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로 단순 구분 해도 멀티 포지션을 소화 할 수 있는 선수는 김민우(왼쪽 윙백, 왼쪽 윙), 고요한(오른쪽 윙백, 중앙 미드필더), 장현수(중앙수비수, 중앙미드필더), 손흥민, 이근호(중앙 공격수, 사이드 미드필더) 등 다양합니다.


특히 어제 활약한 김민우는 한일전의 숨은 공신이었습니다. 



김진수는 이번 동아시안컵에 전경기 출전할정도로 부동의 왼쪽 윙백입니다. 하지만 좋은 공격력에 비해서 수비력이 좋은 선수는 아닙니다. 발이 빠른 선수가 아니라 뒷공간이 취약한 편이죠.


그래서 김진수와 조합을 시킬 땐 필연적으로 김진수의 수비를 커버할수 있는 미드필더가 필요한데, 중국전 염기훈의 경우는 여기에 맞지 않았습니다.


반면 김민우의 경우는 애초에 양쪽 윙을 모두 소화 가능한 선수인데다가 소속팀인 수원에서는 3-5-2의 윙으로 나오면서 한 팀의 왼쪽 사이드 전체를 커버할수 있는 선수입니다. 그래서 김민우와 김진수의 조합은 생각보다 높은 시너지를 내었습니다.


이런 멀티플레이어 선수들의 단점은 어느 한 포지션에서 좋은모습을 보이기 힘들다는 점인데, 다행히 현 국가대표의 멀티플레이어들은 대부분(장현수는 흠...) 각 포지션에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선수들의 활약은 신태용호의 전술적인 다양성을 부여하고, 경기 변수에 대응하는 능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얻은점 4: 기존선수와 새로운 선수들의 재발견


동아시안컵 우승에는 예상치 못한 선수들의 활약도 있었으나 기존 선수들의 활약 역시 돋보였습니다. 특히 이재성의 경우는 이번 대회 MVP를 차지하고 스탯상까지 차지하며 이젠 더이상 아시아에서는 상대가 없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월드컵 이후에도 아시아에 남아있는것 자체가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명의 재발견은 정우영이었습니다. 사실 한일전 무회전 프리킥으로 더 큰관심을 받았지만, 정우영은 이번 대회 내내 좋은모습을 보여주었던 미드필더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정우영의 단점은 공격력이든 수비력이든 애매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동아시안컵을 보니 수비보다는 공격쪽의 재능이 더욱 돋보이는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가대표 새로운 얼굴들 역시 활약을 했는데, 가장 큰 활약을 한 것이 기성용의 파트너를 비롯, 가장 많은 자리가 남아있는 중앙 미드필드 였습니다.


지속적으로 활약한 정우영을 포함 이명주, 주세종, 이창민 등 사실상 이번에 뽑았던 선수들 대부분이 활약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주세종의 경우는 이번에 뽑힌 선수들중에서 가장 수비적인 선수로 기성용과의 조합 역시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외에도 정승현과 윤영선 역시 수비진 남은 한자리를 경쟁할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듯 좋은 수비를 보여 주면서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과제 1: 여전히 불안한 수비진


국가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7득점이라는 압도적인 파괴력을 보였으나 수비진의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습니다. 특히 사실상 이번대회 실점에 거의 대부분 개입된 장현수의 경기력은 큰 문제입니다.



이번 한일전에도 패널티킥을 헌납하는 등 동아시안컵 내내 나쁜 경기력을 보인 장현수는 향후 월드컵 엔트리가 불확실할 정도로 부진했습니다.

게다가 변수도 많은 편인데, 현재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하는 김민재 역시 복귀하고 경기력이 어떨지 미지수입니다.

결국 현재 중앙수비수 중에서 월드컵을 갈 것이 가장 유력한 것은 권경원(텐진 취안첸) 뿐인데, 수비진의 대부분이 월드컵 경험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태용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A매치 기간동안 수비진의 과제는 매우 많습니다. 장현수, 김영권에 대한 월드컵 기용여부, 부상 복귀할 김민재의 컨디션과 김민재와 가장 적합한 파트너 찾기, 또 다른 중앙 수비수 찾기 등이 대표적인 과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선수들중에서 탑급 파이터형 수비수이자 준족을 가진 수비수인 김주영(러시아전 2자책골 주인공인 김주영 맞습니다)을 다시한번 써봤으면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러시아전에서는 부진했으나 현재 경쟁이 치열한 중국에서 살아남은 몇 안되는 선수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현 국대 수비수중에서 가장 스타일이 상이한 수비수이기 때문입니다.

어찌됬든 이번 대회에서도 개선되지 않은 수비력은 월드컵 직전까지도 신태용 호의 고민이 될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과제 2: 기성용의 파트너는 누가 될 것인가.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미드필더진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으나 아직까지도 기성용의 파트너는 미지수입니다. 현재까지는 콜롬비아전에 좋은 모습을 보여준 고요한의 기용이 유력하긴 합니다.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활약한 미드필더들은 대부분 공격적인 부분에서 활약한 미드필더들이 많기 때문에(정우영, 이명주, 이창민) 이들 중에서 한명 정도는 엔트리에 못들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 중에서 유일하다시피 하게 수비적 롤을 주로 맡는 주세종과 기성용의 조합을 실험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고요한이 전문 미드필더가 아니다보니 전문 미드필더인 주세종이 좋은 조합을 보인다면 국가대표의 미드필더진 조합은 훨씬 좋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과제 3: 90%이상 완성된 월드컵 엔트리. 남은 자리의 주인공은?


이번 동아시안컵 대회와 11월 A매치를 보면 월드컵 엔트리의 대부분은 정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제가 보는 완성된 엔트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GK: 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조현우(대구FC)


DF: 권경원(텐진 취안젠), 김진수(전북 현대), 고요한(FC서울), 김민우(수원 삼성), 최철순(전북 현대), 김민재(전북 현대) - (남은자리 2)


MF: 기성용(스완지시티), 주세종(FC서울), 이재성(전북 현대), 권창훈(디종 FCO),  염기훈(수원 삼성), 정우영(충칭 리판) -(남은 자리 2)


FW: 손흥민(토트넘 핫스퍼),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 석현준(트루아), 이근호(강원FC)


부상이 없다는 가정하지만, 대충 이정도는 거의 그대로 간다고 보시면 될것 같습니다. 남은 엔트리 변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구자철


구자철은 분명 좋은선수입니다. 실제로 국가대표 붙박이 선수중 한명이죠. 문제는 현 국가대표에서 쓰임새가 굉장히 애매하다는 점입니다. 국대에선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쓰진 않고, 공격수로 쓰자니 공을 너무 끌고, 중앙미드필더로 쓰기엔 기성용과의 조합이 애매하죠.


결국 마지막 A매치때 어떤 포지션에서 어떤 활약을 하느냐가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유력한 포지션은 오른쪽 윙과 중앙 미드필더일 것으로 보이는데, 어떨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


높은확률로 엔트리에 들 확률이 높은 선수이나 조커로 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고, 최악의 경우에는 엔트리 아웃도 가능해 보입니다.


2. 남은 한자리의 윙어


권창훈과 이재성이 주전, 백업 염기훈. 이정도는 거의 확정된 멤버입니다. 문제는 남은 한자리의 윙어입니다. 그리고 이 윙어를 누가 어떻게 맡느냐에 따라 월드컵 엔트리의 변동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새 얼굴의 실험이 있을수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윤일록이 선발되었으나 부상으로 경기에선 볼수 없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쓰지 못한 윤일록을 포함 이승기 등 실험해볼 선수들은 아직도 있습니다.


또다른 옵션은 멀티플레이어의 활용입니다. 사실상 서브자원인 만큼 굳이 주전급 윙어를 백업으로 쓸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활약한 김민우, 그리고 윙어로 활용 가능한 손흥민, 이근호가 있기 때문에 굳이 엔트리 하나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이런 경우, 부족한 포지션에 뎁스를 높일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번에 활약한 김신욱을 엔트리에 포함시켜도 되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센터백이나 윙백 자원을 추가해도 되죠.


그래서 남은 A매치에서 중요한 과제는 이근호의 윙어 실험일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공격수로써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전문공격수이자 연계가 좋은 황희찬과 롤이 겹치기도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A매치 기간동안 손흥민 -황희찬 or 석현준 or 김신욱을 실험하면서 이근호를 윙으로 쓰는 시도 역시 나올것으로 보입니다.


3. 고요한의 위치


현재까지 기성용의 파트너로 유력한건 고요한입니다. 하지만 주세종의 기용 역시 배제할수 없습니다. 정우영 역시 국대 붙박이로써 월드컵에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구요.


이렇게 보면 네명이 다 찬것으로 보이나 신태용 감독은 고요한을 본업인 오른쪽 윙백으로 활용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미드필더 자리에 한자리가 남게 됩니다. 그리고 이 자리는 구자철이나 이명주, 이창민 등이 치열한 자리다툼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중앙 미드필더로의 기용을 계속 생각한다면 또 다른 윙백의 기용 역시 고려해볼수 있습니다. 유력한 후보로는 제주의 안현범 정도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재 신태용 감독의 의향은 전문 미드필더로 파트너를 찾는 것에 더 중점을 둔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선수들이 부진하면 고요한을 쓸것 같지만요.

4. 중앙수비수

가장 골치아픈 문제중 하나입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김민재의 부상회복이 늦어진다거나 부상후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최악의 경우 세자리를 아예 새로 채워야 합니다.

김민재의 컨디션이 좋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장현수의 수비불안으로 인해 두자리 정도는 새로 고민해야 합니다.

현재 유력한건 장현수나 김영권이 한자리, 그리고 정승현, 윤영선, 김주영, 오반석 등 새로운 얼굴이 한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축구팬들은 장현수나 김영권을 더이상 국가대표에서 보지 않길 원하시겠지만 현재 이 둘을 빼버리면 국가대표 수비진의 경험이 너무 낮아져버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런이유로 이 둘중 하나는 포함될 가능성이 높으며 현재는 장현수가 '그래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은 한자리 역시 기존에 쓰던 선수들(정승현, 윤영선) 중에서 뽑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번대회에서 좋은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에 여론의 여파로 실험을 제대로 못해본 선수(김영권, 김주영)을 다시 실험해볼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서 다시 월드컵 예상엔트리를 짜면 다음과 같습니다.


GK: 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조현우(대구FC)


DF: 권경원(텐진 취안젠), 김진수(전북 현대), 고요한(FC서울), 김민우(수원 삼성), 최철순(전북 현대), 김민재(전북 현대), 장현수(도쿄 FC), 김주영(허베이 화샤 싱푸)


MF: 기성용(스완지시티), 주세종(FC서울), 이재성(전북 현대), 권창훈(디종 FCO),  염기훈(수원 삼성), 정우영(충칭 리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창민(제주 유나이티드)


FW: 손흥민(토트넘 핫스퍼),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 석현준(트루아), 이근호(강원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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