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아이돌의 예능이 엄청나게 많이 증가 했습니다.
이번달만 따져도 오마이걸, 블랙핑크, 레드벨벳, 위키미키, 러블리즈, 마마무 등 다수의 아이돌들이 단체예능을 찍거나 방영하고 있습니다. 사실 갑작스럽게 아이돌들의 단체예능이 많아진 이유와 최근들어 변화하는 아이돌들의 예능 트렌드를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2018년은 아이돌 예능의 해? 아이돌 예능이 많아진 이유.
올해에는 유독 아이돌 예능이 많았습니다. 에이핑크 그래 레이싱스타(1월 22일), 위키미키 모해(2월 1일), 레벨업 프로젝트2(1월 5일), 개밥주는 러블리즈(2월 3일), 오마이걸 미라클 원정대(1월 25일), 블핑하우스(1월 6일), 마마무의 운수 좋은 날(2월 27일) 등 정말 다양한 컨셉으로 단체 예능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갑자기 아이돌 예능이 많아진 이유중 하나는 2018 러시아 월드컵입니다.
러시아 월드컵이 여기서 왜 튀어나오냐고 하시는 분들이 계실수도 있는데,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행사는 아이돌시장에 악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그만큼 대형 스포츠행사에 시선이 쏠리기 때문에 아이돌들이 받아야 할 주목도가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당장 올해 있었던 평창 동계올림픽을 예로 들면, 올림픽으로 인해 음방은 무려 5회의 결방이 있었고(뮤뱅 2회, 인가 1회, 음중 2회), 사회적 이슈 역시 평창올림픽 출전 선수들이었던 여자 컬링 대표팀, 윤성빈, 쇼트트랙 대표팀 등에게 뺐겼습니다. 물론 이번 월드컵으로 인해 음방이 결방하는 경우는 없겠지만, 사회적 이슈가 월드컵으로 넘어간다면 사실상 인기와 사회적 인지도가 중요한 아이돌들에게는 치명적인 일이 됩니다.
이런 이유로 4월달에 컴백하는 아이돌들이 많아지고, 심지어 1월에 컴백했던 아이돌들도 4월에 컴백을 하는 등(오마이걸) 아이돌들이 잰걸음을 보이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견해를 쓰자면, 사실 이번 월드컵의 경우 성적이 낮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죽음의 조...) 오히려 이 기간에 앨범을 내는 팀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은 합니다. 게다가 평창 동계올림픽처럼 방송 시간대가 겹칠일도 없기 때문이죠. 그래도 이 기간을 피하려는 소속사들은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다른 이유는 유튜브 시대의 도래입니다.
- TV는 더 이상 꿈의 무대가 아니다. TV에서 유튜브로.
올해 초에 어느정도 일단락 되었지만, MBC와 KBS의 파업 등 공중파의 파업도 TV의 부진에 영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파업의 영향을 뛰어넘는 문제는 점점 TV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http://www.koreanclick.com/insights/newsletter_view.html?code=topic&id=433&page=1
물론 TV는 아직도 영향력이 있는 매체이고 아직도 미디어의 중심은 TV입니다. 하지만 현재 젊은 세대들(Y, Z세대)은 이런 TV의 매체 마저도 유튜브나 짤방 등 스마트폰 매체를 통해서 접하게 됩니다. 제가 이전 글들에서 짤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 중 하나인데, 현재 젊은 세대들은 이런 영상에 대해서도 절대 긴 시간을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짧게 임팩트를 주고 기억에 남길 수 있는 짤방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이죠.
이런 시대적 변화를 나타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무한도전의 폐지입니다.
물론 무한도전이 폐지 직전까지도 계속해서 논란이 있었고, 계속된 멤버교체와 논란으로 인해 점점 인기가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한도전의 폐지가 시대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은 이제 무한도전의 아성을 이을 예능이 나오지 않는다는 데에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현재 승승장구하는 소위 나영석식 예능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나영석 PD가 만드는 예능들은 대부분 10회 안팎의 짧은 예능을 주로 만들고, 회전이 상당히 빠른 예능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만큼 시청자들이 하나의 예능에 질리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아이돌들의 유튜브 행을 촉진 시킨것이 방탄소년단의 성공입니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요인으로 다양한 요인이 꼽히지만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인지도가 낮았던 시절부터 쌓아올린 엄청난 양의 인터넷 컨텐츠가 꼽힙니다. 물론 당시에는 낮은 인지도를 올리기 위 한 수단이었지만 결국 이 인터넷 컨텐츠들이 방탄소년단을 국내 최정상을 넘어선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만드는데 엄청난 기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돌 팬의 연령층은 10~20대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사례와 주 고객층인 젊은 세대들의 유튜브에 대한 이용, 여기에 TV의 몰락까지. 어찌보면 아이돌들이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 힘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이유가 되어버렸습니다.
- 유튜브로 이동한 아이돌 예능, 어떻게 변화했는가.
사실 동영상 공유 사이트마다 다르고 인터넷으로 방영되는 매체도 다르지만 편의상 유튜브로 통칭해서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유튜브 예능이 활성화되기 전에 있었던 대표적인 아이돌 단체예능을 '쇼타임'과 '어느 멋진 날'이 있습니다.
이 두 예능의 성향은 비슷하기는 하지만 굳이 나누자면 여행을 위주로 진행하는 어느 멋진 날과 다양한 주제로 예능을 하는 쇼타임으로 나뉘게 됩니다.
그리고 유튜브로 이동해서도 이런 예능의 큰 기조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올해 한 예능을 분류를 하자면 여행을 중심으로 한 예능(레드벨벳, 오마이걸, 마마무)와 다양한 주제로 하는 예능(블랙핑크, 위키미키)로 갈리게 됩니다. 러블리즈가 하고 있는 '개밥 주는 러블리즈'의 경우는 원래 있던 예능에 참여한 경우이니 생략합니다.
이 중에 가장 많이 컨텐츠로 이용하는 것은 바로 여행입니다. 아예 여행을 중심으로 하는 예능도 있지만 다른 예능들 역시 촬영 중에 여행이 한번씩 들어갈 정도로 아이돌 예능에서 여행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여행이 들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여행지를 중심으로 스케쥴이나 예능을 짜기가 좋다는 이유도 있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팬의 입장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일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고, 바쁜 스케쥴로 인해 쉴틈없는 아이돌들에게 비록 촬영이지만 여행이라는 휴식을 준다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틀자체는 바뀌지 않았지만 유튜브로 넘어오면서 바뀐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시간'입니다. 일반적인 TV예능은 최소 30~50분정도의 긴 방영시간을 가지지만, 유튜브로 넘어오면서 10분에서 15분 사이에 짧은 예능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심지어 20분에서 50분짜리 예능도 짧게 끊어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변화가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방송을 일주일 동안 기다리는것이 아닌 매일 방송을 내보낼 수 있다는 방법을 선택가능하게 하는 것에 있습니다. 팬들 입장에서는 좋아하는 아이돌의 예능을 매일 볼 수 있고, 방송하는 입장에서는 화제성을 끊기지 않고 이어갈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또 다른 강점은 컨텐츠가 다양화 될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처럼 무조건 한시간 이상씩 해야되는 예능의 경우에는 하나의 예능에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양성을 노리는 예능이나 여행지 소개나 여행지 미션이 가능한 여행 예능이 많았던 것이죠.
하지만 10에서 15분 사이, 심지어 10분 이내의 짧은 예능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짐을 의미합니다. 기발한 컨텐츠라도 짧은 컨텐츠는 도전하기 버거웠던 과거에 비해서 훨씬 도전 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게 된 것이죠. 그리고 인터넷이라는 제한이 적은 플랫폼 역시 이런 자유도의 강화를 가져오게 됩니다.
제가 올해 본 아이돌 예능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예능은 위키미키의 모해였습니다.
사실 위키미키의 경우 개개인으로는 인지도가 높은 최유정, 김도연이 속한 아이돌이지만 올해 단체예능하는 아이돌 중 가장 연차가 낮고(2017년 데뷔), 인지도 역시 가장 낮은 그룹입니다. 개인적으로 위키미키가 어떤식으로 예능을 할 지 기대했었는데, 결과물이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우선, 플랫폼을 따로 두지 않았습니다. 이는 올레 tv 모바일과 함께한 마마무, 옥수수 tv와 함께한 레드벨벳 등과는 다른 행보였습니다. 어찌보면 방송사와 제휴하기 힘든 중소형 아이돌의 비애이기도 합니다만 현실이 그렇기도 했죠.
그래서 위키미키 모해가 선택한 방향은 PPL이었습니다. 영어교육 플랫폼인 엔구를 필두로 서울랜드 등 수많은 PPL이 나왔습니다. 물론 다른 아이돌 예능에도 어느정도 PPL은 나왔지만 위키미키 모해의 PPL은 심한편이었죠. 실제로 엔구만 다룬 에피소드가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PPL이 있었기 때문에 일본과 태국 등 해외 로케도 가능했고,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팬들 입장에서는 내가 보고 싶은 아이돌 대신에 광고를 더 많이 봐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겠지만 이런 PPL이 있었기 때문에 위키미키 모해가 가능했고, 더 많은 컨텐츠를 담아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위키미키 모해는 현재 중소형 아이돌이 선택 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중소형 기획사의 자금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인지도도 낮기 때문에 지원을 받는 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서 충분한 자금력을 확보한다면 불가능 한 게 아니라는 것을 위키미키 모해가 선례로 보여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엄청난 양의 PPL은 팬들이 감당해야되지만요.
- 아이돌의 단체예능. 다양화의 시작.
예전부터 단체예능은 있었고, 유튜브를 통한 예능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다양한 단체예능이 나오면서 아이돌 단체예능은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앞서 말한것처럼 단체예능이 대형 소속사 아이돌과 대형 아이돌의 전유물이 아닌 중소 기획사 아이돌들이 대거 참여할 길이 열렸습니다. 이는 앞서 언급했던 위키미키 모해의 사례를 통해서 볼 수 있는데, 큰 제휴 기업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구구단이나 프리스틴, 모모랜드 등 다양한 아이돌들이 좀 더 대형 단체예능에 도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다른 변화는 창의적인 예능의 출연 가능성입니다.
앞서 설명한대로 대부분 아이돌 예능은 그야말로 뻔했습니다. 일상을 보여주고, 여행을 가거나 가벼운 일탈을 즐기는 정도에 그치는 예능이었죠. 하지만 상대적으로 제약이 적고, 제작비 부담이 적은데다가 분량에 대한 걱정에도 자유로운 인터넷 컨텐츠는 상당히 많은 길을 제시합니다.
제가 현재 아이돌들의 컨텐츠 중에서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컨텐츠인 '미미분식'이 바로 그 예입니다. 현재 미미분식의 경우 정식 코너는 아니지만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계속해서 만들어지는 컨텐츠 중 하나입니다.
정말 괴랄한 방식으로 요리를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정규 TV방송에는 어울리지 않지만 적당한 B급 감성과 구구단, 더 정확히는 미미만의 색깔이 있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잘 발달시키면 정말 특색있는 예능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미미분식은 유튜브에 정말 잘 어울리는 컨텐츠 중 하나입니다.
이 외에도 생각보다 아이돌 멤버 개개인이 하는 컨텐츠 중에서 볼 때 상당히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컨텐츠들은 많습니다. 이를 어떻게 살리느냐는 결국 소속사의 기획력에 달리게 될 것입니다.
현재 아이돌 시장은 심각한 포화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여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이돌들을 최대한 알려야 되고 이를 위해서는 최대한 미디어를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한 아이돌들의 장외전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제 3장. 걸그룹을 사랑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년 걸그룹 상반기 결산 - 상반기 이슈와 걸그룹 시장의 방향 (0) | 2018.06.25 |
---|---|
왕의 귀환. 트와이스의 미래와 What is love 리뷰 (0) | 2018.04.09 |
모모랜드의 역주행. 그리고 이를 훼손시키는 사재기와 표절. (0) | 2018.02.15 |
드디어 찾은 오마이걸. 기적이 아니었던 오마이걸의 1위. (0) | 2018.01.24 |
2018년 걸그룹의 새로운 아이콘은?(5위~1위) (0) | 2018.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