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장. 투자를 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

임금상승률과 미국 금리, 그리고 미국의 블랙 먼데이.

프로여행러 2018. 2. 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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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제 미국증시는 유래없는 폭락을 보였습니다.


어제 새벽에 미국 증시는 모두 4%대 가까운 폭락을 보이면서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로인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일본, 중국, 유럽 할것 없이 모두 하락장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초반 엄청난 하락을 보였으나 곧 이를 극복하고 어느정도 회복에 성공하는 모습까지 보였으나, 오늘 장중 보였던 폭락은 투자자들의 불안을 사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증시는 미국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가끔씩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하락하는데 코스피가 올라가는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오늘같은 하락장이 오게 된다면 정말 방법이 없습니다. 일부 주요기업만 산정하는 다우지수 뿐 아니라 나스닥이나 S&P까지 가리지 않고 하락하기 때문이죠.


현재 언론이나 증권사에서 지목하고 있는 원인은 바로 미국금리 인상속도입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을 예상하게 되었는데, 그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 임금 상승률과 미 국채 10년물 금리의 상승입니다.


우선 임금상승률에 대해서 보자면, 지난 2일날 발표된 미국의 시간당 임금상승률이 전년 동기대비 2.9% 상승했습니다. 이 수치는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였습니다. 이 임금상승률이 중요했던 이유는 미국의 실업률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금리 인상전 미국의 실업률 목표는 5%였습니다. 그런데 이 실업률 목표는 달성되었고, 심지어 4.1%까지 하락하면서 사실상 완전고용상태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업률 하락과는 다르게 임금상승률이 미약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평가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임금상승률 증가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확 키워버린 셈입니다.


즉, 임금의 증가 -> 소비의 증가 -> 물가 상승 -> 인플레이션 압박 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필립스곡선 이론' 이 작동하게 되는 것이죠. 필립스곡선이란 인플레이션율과 실업률간에 반비례 관계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론인데, 지금까진 실업률이 하락해도 임금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 곡선이 제기능을 하지 않았지만, 임금이 상승했기 때문에 다시 이 곡선이 주목을 받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미국이 오랫동안 우려해왔던 부분으로 인플레이션률 자체를 이미 금리인상의 기준으로 두고 있었던 FOMC인 만큼 미국의 금리인상이 더 빨라질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반영하는 지표가 미국의 국채 10년물 만기 수익률인데 2월 2일 현재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84%로 무려 2014년 1월 이후로 최대치입니다.


즉, 정리를 하자면 '미국 임금상승률의 급증 ->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증가(필립스 곡선) -> 인플레이션을 막기위한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증가 -> 금리인상 가능성 상승으로 인한 국채 수익률 기대 증가'로 이어지게 된 것이죠.


이 나비효과가 증시까지 오게 된 것인데, 일반적으로 금리인상은 주가의 하락을 불러옵니다. 채권과 같이 안전한 자산으로 충분히 수익을 보는데 굳이 주식시장으로 향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쉽게 생각하면 우리나라 예금이자율이 10%대일때 주식시장이 초라했던걸 생각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당연히 주식에 가야할 돈이 채권시장으로 몰리자 주가는 떨어지게 되고, 미국 주가의 영향을 받는 다른증시들까지 폭락하는 악순환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투자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 즉 이 주식의 하락장이 얼마나 갈것이냐 하는 문제인데 저 역시 예측하기가 힘듭니다. 사실 이 요인은 설명만 볼때는 경제적인 요인 같지만, 실제로는 심리적 요인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정리한 것을 보면, 인플레이션률은 증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미국금리는 FOMC가 정하는 수치이기 때문에 증시나 투자에 우려가 생긴다면 굳이 미국금리인상을 급하게 추진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https://blog.naver.com/tjdwnsqus/221131983185


결국 FOMC의 성향이 중요해지는데, 이번에 새로 임명되서 다음 FOMC부터 이끌게 될 제롬 파월의 경우 굉장히 중도적인 성향의 인물입니다. 그렇다면 미국 FOMC는 지금의 성향, 즉 시장에 여파를 가능한 줄이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인플레이션률 급증으로 인한 경제위기 역시 고려사항이겠지만, 이번 임금상승률 문제로 인해 FOMC가 금리를 급작스럽게 인상할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많아야 3, 6, 9, 12월까지 총 네번이 한계치겠죠. 물론 올해 예상이었던 3회보다는 많은 수치지만 한번 정도는 시장의 예측 범위 안입니다.


제가 이번 주식시장에 대한 예측이 쉽지 않다는 것이 바로 이 부분 때문입니다. 사실상 이번 주식시장의 폭락은 어떤 경제적 요인(ex. 서브프라임모기지)이 개입된 것이 아닌 심리적인 요인에 가깝습니다. 이 패닉셀이 끝나려면 시장참여자들이 이 문제가 그렇게 급박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고 시장에 복귀해야되는데, 그 시점이 언제일지가 가늠이 안됩니다. 


결국 FOMC에서 이 논란을 종식시켜야 되는데, 인플레이션률의 상승을 경계해야하는 FOMC 입장에서도 '금리를 급하게 올리지 않겠다'라는 단정적인 발표를 할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 혼란이 길어질수도 있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죠. 여기에 실제 미국 증시에 거품이 끼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기 때문에 이번 폭락을 통한 조정이 될지, 아니면 일시적인 하락 후 상승이 될지는 그 누구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제 생각엔 오늘 우리나라 주식장 후반의 회복도 그렇고 이런 여파가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주 내에는 조정이 오더라도 지금과 같이 주구장창 떨어지진 않을거라 생각하지만, 그것 역시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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