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축구협회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기나긴 감독 선임작업을 마쳤습니다.
사실 어제부터 이야기는 나왔기 때문에 이미 반응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반응은 상당히 부정적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상당히 이름값 높은 감독들이 오갔고, 무엇보다 전날 오전에 키케 플로렌스 감독 선임 유력설까지 나왔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파울루 벤투는 어떤 감독이며 왜 김판곤 국가대표선임 위원장이 벤투 감독을 선임했는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국가대표팀이 운영 될 것인지에 대해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 파울루 벤투 감독선임과정. 그리고 한국축구의 현실
우선 왜 여론이 부정적인지에 대해서부터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이번 감독선임에 관련해서 축구협회는 일절 발언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감독과의 접촉설에 대해서 부인하고 부정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외신들까지 막을수는 없었고, 이런 외신들의 접촉설에 대해 언론들이 마구잡이로 터트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키케 플로렌스 감독 유력설과 접촉설이 나오면서 기대치가 높아졌는데 벤투 감독이라는 차선책이 확정되면서 여론이 급속도로 부정적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감독이 한국 축구에서 데리고 올 수 있는 한계치입니다.
김판곤 위원장의 국가대표 감독 선임과정을 보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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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감독들이 1차 후보에 올랐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전 레스터시티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 전 독일 감독, 바히드 할릴호지치 전 일본 감독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협상에 어려움이 있었고, 김판곤 위원장은 7월 9일 직접 유럽에 나가 후보군들과 접촉했다. 여기서 카를로스 케이로스 전 이란 감독,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전 멕시코 감독, 에르베 레나르 모로코 감독이 우선 협상 대상자가 됐지만 모두 결렬됐다.
플랜B를 가동해야 했다. 감독선임 소위원회는 다시 빠르게 후보군을 추렸고, 키케 플로레스 전 에스파뇰 감독, 후안데 라모스 전 말라가 감독, 슬라벤 빌리치 전 웨스트햄 감독 등이 새롭게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이후 김 위원장은 직접 유럽으로 날아가 벤투, 플로레스 감독 등과 만났지만 결과적으로 벤투 감독이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이유는 분명했다. 다른 감독들은 한국 대표팀과 다음 월드컵까지 함께 하는 것을 꺼렸고, 장기간 한국에 거주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달랐고, 적극적인 자세로 협상에 입해 결국 한국 대표팀 차기 사령탑에 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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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름값 높은 감독들, 월드컵에서 어느정도 성공을 거둔 감독들, 의외의 인물들까지 모두 접촉해봤지만 이 중에서 한국을 오려고 한 사람은 파울루 벤투 한명 뿐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애초에 선택지 자체가 거의 없었던 거죠.
http://lifetravelers-guide.tistory.com/119?category=639473
제가 이전글에서도 썼습니다만 외국의 유명한 감독들은 한국에 오려고 하지 않습니다. 문화권도 다르고, 거리도 상당히 먼 데다가 결정적으로 아시아 축구 자체가 축구계의 변방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중국처럼 엄청난 자금을 지원하는 거라면 가능하지만 그럴 자금도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축구계 중심에 멀어져 있거나 유럽 커리어에 미련이 없는 인물들이 올 수 밖에 없고, 우리나라 감독으로 파울루 벤투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 파울루 벤투는 정말 최악의 감독인가?
인터넷 댓글이나 여론을 보면 벤투 감독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2012년 포르투갈을 이끌고 유로 4강에 올랐으나 호날두 몰아주기 전술로 이김. 그리고 2014 월드컵에서 조별예선 탈락함.
- 2014년 이후 감독 커리어를 크루제이루(2016), 올림피아코스(2016~2017), 충칭 당다이(2018) 등 유럽에서 벗어났으며 이마져도 각종 이유로 인해 경질
- 중국리그 충칭 당다이 경질시 슈틸리케가 감독으로 있는 텐진 터다(7위)에 비해 순위가 낮았다.
대충 이런 이유들입니다. 물론 여기서 언급된 대로 파울루 벤투는 하락세에 있고, 지금 유럽의 중심에서는 멀어져 있는 감독입니다.
당시 브라질 월드컵 G조는 미국, 가나, 독일, 포르투갈로 절대 만만한 조가 아니었습니다. 물론 객관적인 전력상 독일, 포르투갈이 유리했지만 미국, 가나 역시 얕볼 상대는 아니었습니다.
포르투갈은 독일에게 패하고 미국과 무승부, 가나에게 승리했지만 득실차로 16강 진출에 실패합니다.
가장 큰 이유가 독일전에서 대량 실점을 했기 때문인데, 이 독일전 대량실점 원인은...
페페가 뮐러에게 박치기를 시전하면서 퇴장당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독일과의 경기도 1대 0으로 끌려가고 있었고, 만약 이대로 끝났다면 16강에는 진출 했을겁니다. 하지만 페페가 퇴장당하고 무려 3골이나 더 실점하면서 득실차에서 완벽하게 밀려 버리게 된 것이죠.
실제로 벤투호의 포르투갈 국대가 4년간 기록한 성적은 24승 11무 9패. 물론 포르투갈이 강호지만 결코 나쁜 성적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포르투갈 대표팀 자체가 전력상 우승을 노릴수 있는 팀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벤투 감독은 '딱 그전력만' 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게다가 포르투갈 이후 성적이 하락세를 겪고 있는 감독임에는 틀림이 없기 때문에 사실 '좋은감독'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무리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스포르팅리스본,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올림피아 코스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실패할 것이라는 예상은 아직까지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포르투갈 대표팀으로 본 파울루 벤투의 축구 색깔. 향후 벤투호의 성향은?
사실 벤투 감독은 유럽에서 오랜기간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최근 자료가 적은 감독입니다. 그래서 성공한 대회였던 유로 2012의 포르투갈 대표팀을 기준으로 예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파울루 벤투의 전술은 다양한 전술적인 시도와는 거리가 먼 감독입니다. 4-3-3을 기반으로 완성도를 높이고 그 안에서 변화를 주는 타입에 가깝습니다.
물론 현 국가대표팀의 포메이션은 4-4-2입니다만 오랜기간 4-5-1을 해온 국가대표팀이기 때문에 4-3-3에 적응하는게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국가대표팀 감독이 된 파울루 벤투의 색깔은 '원 팀'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특히 국가대표팀에서 빠른 시간안에 팀을 재정비, 불안한 스쿼드로도 성적을 내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감독입니다. 실제로 히카르도 카르발류와 조세 보싱와가 벤투 감독에 항명하자 과감하게 명단에서 제외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부분은 토너먼트의 강자라는 점인데, 유로 2012 4강, 포르투갈 컵 우승 등 토너먼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감독입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의 평가를 보면, "벤투의 축구에서는 팀이 전부다. 팀으로 플레이하고, 그안에서 스타가 돋보여야한다. 그는 국가대표 감독이 되기 적합한 캐릭터를 갖고 있다."라고 평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클럽감독들이 국가대표팀에서 어려움을 겪는것을 보면, 설령 클럽에서 고전했더라도 국가대표 성향에는 맞는 감독일수도 있습니다.
전술적인 부분을 봤을 때 강조하는건 크게 두가지입니다.
단단한 수비 밸런스, 양 측면을 이용한 빌드업과 빠른 전환.
물론 빠른 빌드업 전환이 가능했던 이유는 양 측면이 호날두와 나니라는 유럽 탑급 윙어가 있었고, 파비오 코엔트랑이라는 준수한 윙백이 있었다는 점 역시 이런 플레이가 가능하게 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재밌는점이 있다면 양쪽 윙어에 빠른 전환을 노리는 것과 별개로 중앙에는 신장이 좋은 선수를 중용한다는 점인데, 이런 이유로 우고 알메이다 같은 대형 공격수나 적어도 엘더르 포스티가처럼 제공권 경쟁이 되는 원톱공격수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비판을 받았던 것 중 하나는 에이스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였습니다. 하지만 거꾸로 이야기하면 에이스를 그만큼 잘 살린다는 말도 됩니다. 실제로 유로에서 호날두는 5경기 3골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벤투호의 공격라인은 손흥민 - 석현준 - 권창훈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특히 한동안 외면받았던 석현준의 활용가능성은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신욱의 경우 장신이지만 원톱에서 활약이 좋지 않고, 황의조의 경우도 전형적인 원톱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죠.
윙백의 공격지원, 특히 크로스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감독이기 때문에 김진수나 이용처럼 크로스가 좋은 선수들에 대한 중용 역시 예상됩니다.
구자철, 기성용이 은퇴한 중앙미드필더라인은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포르투갈의 미드필더진을 보면 주앙 무티뉴, 라울 메이렐레스, 미구엘 벨로소가 주축을 이루는데,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다재다능'입니다. 물론 성향이 조금씩 다르긴 합니다만 공격 가담시에 중거리 슛을 날리거나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전 호날두의 득점 상황인데, 보시면 윙어들 밑으로 미드필더가 두명이 올라와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식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앙에서의 경쟁력을 가져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벤투호에서 중원의 핵이 될 선수는 이재성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성의 경우 국가대표팀에서는 윙어를 맡았지만 이번에 이적한 홀슈타인 킬, 이전 소속팀인 전북 현대에서는 대부분 중앙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공격형 미드필더 뿐아니라 중앙 미드필더도 소화 가능하고, 좋은 활동량을 보여주기때문에 벤투 감독과도 잘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벤투호에서 중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또 한명의 선수는 바로 제주 유나이티드의 이창민입니다.
이창민은 공격형, 수비형 가리지 않고 모든 중앙 미드필더 포지션을 소화가능하고 전술적인 이해도가 높은 선수입니다. 하지만 이 외에도 이창민이 중용받을 거라 추측하는 이유는 바로 중거리슛 능력에 있습니다.
유로 2012의 포르투갈 대표팀을 보면 호날두, 주앙 무티뉴의 중거리 슛이 많이 나오는데, 공격을 어떻게든 마무리 짓고 복귀하는 것을 강조하는 벤투감독 성향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창민은 소속팀에서는 물론 국가대표팀에서도 좋은 중거리슛 능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중용 가능성이 높을것으로 보입니다.
이 외에도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주세종, 이찬동 등 활동량 많은 미드필더를 조합해서 수시로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미드필더진을 구성 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앙수비의 경우 기존의 김영권과 김민재를 조합한 수비진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벤투호는 오는 9월 A매치에서 데뷔전을 치루고 2019 UAE 아시안컵, 그리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긴 여정을 시작합니다. 비록 처음에 기대했던 감독은 아니지만 좋은 모습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제 5장. 스포츠를 사랑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 > 1) 국내 축구를 바라보기 위한 안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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