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장. 스포츠를 사랑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1) 국내 축구를 바라보기 위한 안내서

장현수의 나비효과. 멕시코전 리뷰(gif 주의)

프로여행러 2018. 6. 2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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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의상 반말로 작성합니다.


선발명단 및 포메이션 평가



현재 국대 플랜 A인 4-4-2로의 회귀.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의외의 기용도 상당히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문선민의 선발과 이재성의 전방기용. 문선민의 경우 스웨덴전용 조커라는 예상을 깨고 선발 출전.


수비진은 예상할수 있는 범위, 중앙미드필더도 전문 수비형미드필더인 주세종 기용 등 다 예상 범위내였지만 가장 의외의 선택은 단연 이재성의 전방 기용. 이재성의 전방기용은 후술하겠지만 국가대표팀의 4-5-1 형태로 게임을 만들면서 전방 플레이메이커로 사용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임. 


결론적으로 이 전술은 상당히 유효했음. 문선민과 황희찬은 윙어로써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었고, 윙백의 공격가담 역시 늘어나며 좌우측에서의 공격 역시 활발해 졌음. 대신 크로스가 완전 망하면서 상대방 사이드백들을 편하게 해줬다는 것은 흠.


이재성의 경우 아쉬운모습을 보였으나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이들이 만들어준 공간 뒤로 손흥민은 미친듯이 슈팅을 날릴 수 있는 찬스를 만들어 냈고, 결국 후반 막판에 골까지 기록하는데 성공.


하지만 후술할 수비진의 문제로 인해 급격하게 분위기는 식어버리면서 아쉬운 패배를 기록함.


선수별 평가


손흥민


이번경기 최고의 플레이어. 실제로 후스코어드에서 패널티킥 골을 기록한 카를로스 벨라(8.2)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평점(8.1)을 기록하며 탑클래스 선수임을 증명함. 


스웨덴전과 확연히 다른 경기력을 보여준 가장 큰 이유는 공간. 문선민과 황희찬이 양쪽에서 공간을 만들어주고, 이재성 역시 공간을 만들어주면서 손흥민의 슈팅공간을 최대한 창출해주면서 손흥민이 날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줌(8슈팅, 유효슈팅 2).


물론 본인이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여건이 마련되면 상대방에게 엄청나게 위협을 할 수 있는 공격수라는 점을 증명한 경기가 됨.



이재성


멕시코전 평가가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선수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측은 후반전에 보여준 역주행과 두번째 실점의 빌미가 된 태클 미스, 그리고 공을 끄는 모습 등을 이야기하고, 긍정적으로 보는 쪽은 높은 경기 스탯과 어시스트를 이야기함.


개인적으로 봤을 때 이재성이 잘해준 부분은 수비가담. 물론 역주행이라는 임팩트 있는 장면과 두번째 골에서 수비인원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퇴색되긴 했으나 이재성이 그나마 전후방 가리지 않고 압박한 것이 수비입장에서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었음. 이번 경기에서 스웨덴전과 동일하게 가장 많은 활동량(10.552km)을 기록했으며 3회의 태클성공을 기록하는 등 수비적인 기여는 상당했음.


아쉬웠던 부분은 공격. 전북에서 보여준 전방을 찌르는 패스는 거의 없다시피했고, 상술한 것과 마찬가지로 공을 소유하면 끄는 경우가 많았음. 사실상 게임을 풀어줘야 했던 플레이메이커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부분. 물론 손흥민의 골의 어시스트를 한 점은 높은 점수를 받을만 했음. 손흥민이 잘 차서 넣은 골이지만 그 전에 우측 돌파는 이재성의 공.


이재성이라는 선수의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 경기.


황희찬


사실 황희찬의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는 않았다. 초반엔 윙어로써, 후반에는 중앙 공격수로써 활약하면서 두 포지션 모두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투톱의 공격수'로만 쓰였던 선수였음에도 윙어로써 가능성을 보이면서 황희찬은 한단계 더 성장 할 것으로 보임.


하지만 공격수임에도 불구하고 후반 결정적인 장면에서 슈팅이 아닌 백패스를 선택하면서 아쉬움을 드러냄. 공격수로써의 과감함이 보이지 않았던 장면이었기 때문에 많은 질타를 받음. 게다가 이 장면에서 골을 기록했다면 경기 양상자체가 달라질수 있었기 때문에 정말 아쉬운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문선민


많은 사람들이 예상외로 뽑았던 선발. 하지만 문선민은 본인의 기술적인 투박함을 활동량으로 메꾸며 말 그대로 '미친듯이'뛰었다. 물론 이 뛰는 것이 효율적이었나라는 질문에는 의문이 들지만, 문선민의 압박 덕분에 오른쪽 윙백인 이용의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가 빛을 볼수 있었다.


아쉽게도 후반에 체력 방전으로 인해 교체됬지만, 잘만 다듬는다면 이근호의 대체자로써 가능성을 보이지 않을까 예상함.


이승우(교체선수 주세종)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한 '왜 이승우는 선발이 아닌가'에 대한 신태용의 답변. 교체선수들 중에서 가장 이른시간(63분)에 투입되었으나 이승우는 멕시코에 위협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쓸데없는 항의로 인해 시간을 잡아먹으면서 여러모로 아쉬움이 컸음.


신태용 감독이 굳이 이승우를 선발출장 하지 않는데에는 지고있을때 쓸 수 있는 카드의 폭이 상당히 적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이승우는 이 '조커'라는 역할에 아직까지 미치지 못했음. 패스도 미흡했고, 슈팅도 미흡했다.


물론 위 짤처럼 간간히 보여주는 번뜩임은 있었으나 아직은 국가대표라는 이름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임. 


기성용


이번 월드컵에서 여러모로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줌. 전후방을 아우르는 활동량과 공격시 패스전개.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과소평가 받던 수비력에서 본인의 능력을 입증함.


두번째 실점장면에서도 심판이 제대로만 봤다면 충분히 파울선언이 될만한 볼이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기성용의 활약은 만점에 가까웠다.


이런 기성용이니만큼 멕시코전 부상은 그만큼 안타까움. 독일전에서 기성용 없이 플레이를 하면 중앙의 무게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당히 우려스러움.


주세종&정우영


이 둘은 기성용의 파트너라는 중책을 맡게됨. 문제는 이 둘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데에 있음. 기성용이 수비적으로 활약했다는 얘기 자체가 거꾸로 말하면 이 둘이 기성용의 수비부담을 전혀 분담해주지 못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 결국 기성용의 부담은 커졌고 수비에 신경쓰느라 후방에서 플레이 메이킹을 할 수 없게되는 사태로 이어짐.


독일전에 기성용 없이 플레이를 한다면 이 둘(특히 주세종)은 출전 가능성이 높은데 멕시코, 스웨덴과 비교해서 몇배는 두터운 독일의 중앙라인에 대한 대체가 문제가 될것으로 보임.


김민우&홍철


김진수는 일찌감치 부상낙마, 박주호는 스웨덴전 부상. 사실상 주전급 윙백 둘을 빼놓고 대안으로 올라온 김민우와 홍철의 경기력은 예상대로였다. 김민우는 지난 스웨덴전 실책을 만회하려는듯 악착같이 '뛰기만 했고(활동거리 8.482km)' 공격에서의 효율성, 수비에서 효율성 모두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오죽하면 김민우의 크로스에 대해 이영표가 '크로스 연습을 안했다'라는 질타를 했을까. 아무리 크로스보다 컷인이 능한 선수라고 하지만 김민우의 공격가담은 굉장히 심했다. 


홍철의 경우 후반 공격을 위해서 투입되었지만 이렇다한 활약을 하지못한채 경기를 마무리 해야 했다.


이용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일까. K리그를 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의외로 느껴질테지만 이용의 최대 강점은 날카로운 크로스이다. 그런데 이번 월드컵 내내 이용의 크로스는 제대로 올라가질 못하고 있다.


다행히 윙백으로써 가장 중요한 사이드 쪽의 수비는 준수하게 해주었으나 공격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면서 어느정도 상쇄. 


김영권



장현수의 활약(?) 덕분에 더 빛이 나게 됨. 스웨덴전과 멕시코전 활약으로 자신의 말실수와 비난여론에도 꾸준히 기용해준 신태용 감독의 결실이 나옴. 후방 빌드업과 투지넘치는 수비는 축구를 보는 사람에게 작은 감동을 선사해줌.


아쉬운점이 있다면 느린발로 인해 뒷공간이 뚫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 물론 이 역할은 수비조율과 빠른발로 상대방을 차단했어야 하는 장현수의 역할이었기도 했지만, 조현우나 기성용의 수비가 아니었다면 실점을 할수도 있는 상황이 꽤 있었음.


조현우



생각보다 덜 바빴던(?) 조현우였지만 위 짤에서 보이는 멕시코의 결정적인 슈팅을 선방해내면서 본인 몫을 다함. 


물론 두번째 실점이나 PK를 막지 못한게 아쉬울수도 있으나 이 두골 모두 본인에겐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할만함.


개인적으로 엄청난 공세가 예상되는 독일전에서 맹활약이 기대됨. 이기지는 못할지언정 본인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함.


장현수


http://lifetravelers-guide.tistory.com/113?category=639473


우선, 개인적으로 예측이 잘못됬음을 시인하겠다. 장현수가 스웨덴 전에서는 피지컬 문제나 수비력 문제로 인해 못했지만 수비라인 조절과 중앙수비수 치고 빠른 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멕시코전에서는 유용할 것이라 판단했음.


하지만 멕시코전에서 보여준 장현수는 그야말로 블랙홀 그 자체. 전반전 잘 운용되던 국가대표팀을 말 그대로 갑분싸 시켜버린 패널티킥부터 시작해서 그나마 강점을 보이던 수비라인 운용에서도 번번히 뚫리면서 위험을 자초했고, 타이밍이 맞지 않은 태클로 두번째 실점까지 관여하게 되었다. 이쯤되면 선수 본인 능력 자체에 의심을 가져야 되지 않나 싶음


물론 두명의 커맨더로 수비를 보는 수비전술 자체의 문제도 분명 있었다. 김영권 역시 발이 느리기 때문에 뒷공간을 내주는 모습이 계속 나왔기 때문. 하지만 이것도 본인의 기본적인 수비력이 됬을때의 이야기. 무리해서 태클하는 순간 결정적 위기상황으로 연결되어버린다는 것 자체는 이 선수의 기용 자체에 의문을 가질 수 없게 만들게 된다.


다음 독일전때 어떤 포지션과 수비수 조합으로 나올지는 불투명하나 장현수가 또 다시 나온다면, 장현수가 기여하는건 이 블로그의 방문자수 뿐일 것임.


http://lifetravelers-guide.tistory.com/51


총평


멕시코는 강했다. 하지만 분명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이 공략할 부분도 있었고, 신태용감독은 이 점을 잘 공략했다. 좌우의 공격은 활발했고, 국대의 주포인 손흥민의 공간을 창출하면서 후반 막판이지만 골도 기록했다.


하지만 이 좋던 흐름은 장현수라는 단 하나의 변수가 바꿔놨다. 다른 선수들 모두 잘했다는건 아니지만, 장현수가 불러일으킨 나비효과는 나비날개짓이 아닌 그냥 태풍이 되어버렸다. 전반전에 공세를 펼치던 국대는 장현수가 내준 패널티킥 한방으로 침체되어버렸고, 후반전 들어 또 다시 실점하면서 경기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부상선수들. 김진수가 왼쪽 윙백이었다면, 권창훈과 김민재가 있었다면, 이근호, 박주호, 염기훈 모두 하나같이 다 아까운 선수들이었다. 후반에 경기력을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는 없었고 겨우 스무살인 이승우가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는건 현 국가대표팀의 뎁스가 얼마나 처참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신태용 감독에겐 억울할수도 있다. 국가대표팀에서 잘하는 선수라는 김영권, 장현수를 기용하고, 이승우를 뽑고 4-4-2를 고안해 냈고, 자신이 뽑은 문선민 카드까지 맞아떨어졌지만 단 한명의 기용을 잘못하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물론 신태용감독의 전술적인 문제도 있었으나 그걸 말하기 이전에 선수층이 너무 부실했다.


'졌잘싸'라는 말이 있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말인데, 개인적으로 졌잘싸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이기는게 잘하는것이다. 이후 독일전에서 2점차 승리를 거둔다면 16강 경쟁은 유효하지만, 멕시코전의 패배로 대한민국은 2회 연속 16강 진출 실패에 더 가까워진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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