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장. 스포츠를 사랑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1) 국내 축구를 바라보기 위한 안내서

오스트리아에서 독일로. 황희찬의 라이프치히 행

프로여행러 2020. 6. 30.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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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황희찬 선수가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RB 라이프치히로의 이적을 사실상 완료했습니다. 스카이 독일에서는 이 딜이 완료됬다고 전하며 이적료 1500만 유로, 옵션 300만유로로 이적을 확정지었다고 밝혔습니다.

 

https://sport.sky.de/fussball/artikel/rb-leipzig-transfer-news-hee-chan-hwang-unterschreibt-bei-rb/12018026/33895

첼시로 간 티모 베르너

이로써 올 겨울부터 있었던 황희찬의 이적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글에서 라이프치히 이적을 점쳤었습니다. 티모 베르너의 이적이 예정되어 있었고, 라이프치히 입장에서 잘츠부르크 선수를 영입하는 건 같은 기업이기 때문에 용이했기 때문이죠.

 

https://lifetravelers-guide.tistory.com/236

 

결국 주포인 티모 베르너는 첼시로의 이적을 확정 지었고 라이프치히는 이후에도 많은 공격수들과의 이적설을 뿌렸습니다. 후술하겠지만, 라이프치히의 보강은 이게 마지막이 아닐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35경기 28득점 7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의 빈자리를 메우는게 쉽지 않기 때문이죠.

일반적으로 라이프치히가 쓰는 주 전술은 전 단장(차기 AC 밀란 감독 내정)인 랄프 랑닉, 그리고 전 감독인 랄프 하젠휘틀이 팀 철학으로 내세웠던 4-2-2-2 전술이 주 전술이었습니다. 공격라인만 놓고 본다면 포르스베리, 자비처 같은 플레이 메이킹이 가능한 다재다능한 윙어들이 공격을 전개하고 장신 공격수인 풀센과 높은 득점력을 가진 베르너가 마무리를 짓는 모습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에 새로운 감독인 율리안 나겔스만이 들어오면서 전통적인 4-2-2-2를 고집하는게 아닌 다양한 전술을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토트넘과 있었던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인데, 1차전에는 3-5-2를 쓰고 2차전에는 원래 포메이션인 4-2-2-2로 돌아오는 등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나겔스만의 변화무쌍한 전술은 티모 베르너의 성장에도 큰 영항을 미치게 되었는데, 사실상 라이프치히식 전술에만 유용하다고 평가받던 베르너를 윙포워드로 기용하거나 원톱으로도 쓰는 등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베르너를 활용했습니다. 그 결과가 위에서 언급한 스탯입니다. 득점과 공격포인트 모두 레반도프스키에 이은 리그 2위를 기록할정도로 좋은 활약이었죠.

 

라이프치히는 베르너의 활약도 있었지만 애초에 스쿼드 자체가 매우 탄탄한 편입니다. 리그 최상급 선수는 적어도 리그 상급 선수들이 전 포지션에 골고루 배치되어있는 형태입니다.

 

문제는 올 시즌 성적에 에이스였던 베르너의 영향력이 지대했고, 이 베르너의 빈자리를 메우는게 절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파트릭 쉬크

올시즌의 경우 중앙 공격수로 나왔던 선수는 베르너를 제외하면 앞서 언급했던 유스프 풀센(31경기 5골 13어시), 그리고 로마에서 임대해온 파트릭 쉬크(26경기 10골 3어시)가 있습니다. 여기서 쉬크를 완전영입, 혹은 임대연장을 할것인지도 관건인데다가 아직도 라이프치히는 베르더 브레멘의 밀로트 라시차(28경기 8골 7어시)를 노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밀로트 라시차

밀로트 라시차의 경우 베르더 브레멘이 시즌 막판에 극적 잔류에 성공하면서(아직 승강 플레이오프가 남은 상태) 이적이 어찌 될지 모르지만, 브레멘이 잔류한다면 영입이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브레멘이 강등당한다면 라이프치히 역시 이적경쟁에 뛰어 들겠지만 이미 리버풀, AC 밀란, 도르트문트 등 경쟁자가 많기 때문에 영입한다고 단정지을수도 없는 노릇이죠. 가뜩이나 코로나로 재정도 안좋은 상황인데다 황희찬을 영입해놓은 샅애에서 쉬크와 라시차 둘다 영입하진 않을것으로 보입니다.

 

라시차가 영입되지 않더라도 황희찬의 주전경쟁을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공격수에 이미 쉬크와 풀센이 있는것은 물론이고, 2선으로 내려간다고 하면 마르셀 사비처(42경기 16골 10어시), 에밀 포르스베리(31경기 10골 4어시), 다니 올모(13경기 4골 1어시), 크리스토퍼 은쿠쿠(42경기 5골 16어시)같은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해야하기 때문이죠. 차라리 공격진에 있는쪽이 경쟁이 덜할 정도입니다.

나겔스만의 강점은 선수들의 세부적인 움직임을 조정해서 그걸 경기력으로 이끌어내는 것에 있습니다. 당장 베르너만 하더라도 전술의 제한이 있다 평을 받은 선수를 자기가 하고싶은 전술 다 사용하면서 득점력은 득점력 대로 끌어냈습니다. 이걸 호펜하임에서 처음 보였다가 호펜하임보다 스쿼드가 좋은 라이프치히에서 보여주면서 감독 본인의 포텐도 만개한 상황입니다.

 

아마도 황희찬은 단순한 공격수로 뛰진 않을것으로 보입니다. 투톱, 원톱, 2선 가리지 않고 다 뛰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다행히도 황희찬은 국가대표팀에서 이런 경험이 많기 때문에 생소하지는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공격진과의 경쟁에서도 피지컬을 활용하는 두선수(쉬크, 풀센)에 비해 직선적인 돌파에 능하기 때문에 활용도도 더 높을 것이라 봅니다.

 

황희찬의 이번 라이프치히 이적은 나겔스만이라는 명장, 팀 분위기가 비슷한 라이프치히, 한번 경험해본 독일리그 등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을 가져가면서 팀을 업그레이드 한 모습입니다. 차기 명장으로 손꼽히는 나겔스만의 손에서 황희찬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매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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