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여행러 2018. 2. 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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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 축구계에 가장 핫한 인물은 둘입니다. 좋은 쪽으로는 손흥민, 나쁜 쪽으로는 장현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죠.



이 글에서는 왜 장현수가 국가대표에 계속 뽑히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앞으로 국가대표 수비진 및 장현수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 왜 장현수는 국대에 계속 뽑힐까.


일단 장현수와 같이 세트로 엮여서 욕먹는 김영권에 대해서 잠깐 말해보겠습니다. 현재 김영권은 국가대표 주전이 아닙니다. 아니 주전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이번 월드컵에 승선할수 있을지조차 미지수인 상황입니다.


현재 국대 중앙수비수로 월드컵에 갈 것이 확정적인 인물은(부상이 없다는 전제 하에) 장현수, 김민재, 권경원입니다. 김영권은 이중에 한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데 후술하겠지만 이 한자리 조차도 김영권이 가져가지 못할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다시 장현수로 넘어와서, 장현수가 축구팬들에게 욕먹는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실점장면마다 단골출연하는 인물이기 때문이죠.




위의 장면은 자메이카전, 밑의 장면은 일본전에 PK를 내주는 장면입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장현수는 이 두번의 실점 모두에 관여되어 있었습니다. 


장현수의 약점은 수비력입니다. 이게 정말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중앙수비수인데 정작 수비를 잘 못합니다. 특히 이 두 실점장면이 결정적인데, 공격수와의 경합을 잘 못하고, 그러다보니 공중볼에 취약점을 보입니다. 


이런 수비수가 중앙에 포진하고 있으니 축구를 보는 팬들 입장에서는 수비를 볼때마다 불안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선수를 중앙수비수로 쓰느냐 하는지가 문제인데, 사실 이건 팬들이 알수 없는 영역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모든 축구경기 중계는 공의 움직임을 따라갑니다. 하지만 수비수는 화면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움직임이 더 많은 포지션입니다. 그런데 실점이나 공격을 허용하는 장면에서만 비춰지니 당연히 불안한 수비만 볼수 밖에 없는 것이죠. 물론 이런걸 감안하더라도 장현수의 수비력은 나쁜 편에 속하지만요.


장현수를 쓰는 이유는 현장의 이야기에 해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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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 감독의 인터뷰 중

--한국 선수 중 가장 인상적인 선수를 꼽는다면.

▲ 9번(김신욱) 공격수와 20번(장현수) 캡틴을 꼽겠다. 9번은 눈에 띄는 선수다. 키가 매우 커서, 우리가 마크하기 어려웠다. 20번은 후방에서 매우 안정적으로 수비를 잘 조율했다. 크로스도 좋았다.

--그러나 20번은 실점에 이르는 결정적 실책을 했는데.

▲ 맞다. 그러나 그것이 축구다. 축구라는 게임은 실수를 할 수밖에 없다. 훈련을 하면서 집중력을 높여 그런 실수를 줄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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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장현수의 현장 평가는 굉장히 좋은 편입니다. 위에서 봤던 일본전 같은 수비를 했음에도 동아시안컵 베스트 DF를 수상한게 바로 그 증거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볼 수 없는 장현수의 능력인 '수비조율'에 있습니다. 장현수의 평가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가 '롱패스가 좋고 수비조율이 좋다'라는 평가입니다. 롱패스에 대한 이야기는 넘어가더라도 수비조율의 경우에는 우리가 볼 수 없는 부분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수비조율능력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좋은 편이죠. 흔히들 말하는 커맨더형 수비수에 적합한 선수인 셈이죠.


사실 우리나라 국가대표에 비슷한 이유로 욕을 먹고, 심지어 국가대표에 더이상 얼굴을 볼 수 없는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정성룡입니다.



정성룡의 강점 역시 수비조율에 있습니다. 게다가 킥력도 좋고 수비 위치를 잘 잡아서 팬들의 평가보다 현장의 평가가 더 좋았던 선수 중 한명입니다. 그런데 정성룡은 골키퍼로써 '반응속도가 느리다'라는 치명적인 단점으로 인해 국가대표에서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정성룡은 현재 소속팀인 가와사키에서 리그 선방 1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대표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장현수가 팬들에게 욕을 먹고 있음에도 뽑히는걸 보면 정성룡이 뽑히지 않는 이유는 여론 때문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정성룡을 대체 할 수 있는 대체자가 너무나도 많다는 이유(김승규, 조현우 등)가 가장 크고, 무엇보다 현재 수비를 조율할 선수가 따로 있다는 이유(장현수)도 작용합니다. 어떻게 보면 장현수가 정성룡의 국대 복귀를 막고있는 셈이죠.


장현수 문제의 본질 중 하나는 바로 이것입니다. 현재 국가대표에서 장현수를 대체할 선수가 없다시피 하다는 점이 장현수의 기용이 계속되게 하고 있는 이유인 것입니다. 


현재 국가대표에서 커맨드형 수비수는 홍정호, 김영권, 장현수가 대표적인데, 문제는 홍정호(소속팀에서 경쟁 밀림)와 김영권(소음논란 등)은 각각 다른 문제로 국가대표에서 밀린 상태입니다. 당연히 장현수가 이들과의 경쟁에서 한발 앞서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죠. 다른 커맨드형 선수들의 경우 국가대표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실험하기 애매하다는 점이 저 세명을 국가대표에서 자주 볼 수 밖에 없는 이유로 이어지게 됩니다.


또 다른 문제는 현재 확고한 주전인 김민재입니다. 



신태용 감독이 부상중에도 국가대표에 데리고 다니고, '김민재 파트너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할정도로 김민재는 현재 중앙수비수들 중에서도 가장 경쟁에 앞서있는 선수입니다. 사실상 월드컵에 못나올 상황이 오지 않는이상 김민재가 중앙수비의 중심축이 될 상황입니다.


김민재는 189cm라는 우월한 신장과 피지컬로 공격수들을 압도하는 파이터형 수비수입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만능형으로 성장 가능한 대형 수비수의 재목이지만 아직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재는 우월한 피지컬로 밀어버리는 수비만 하더라도 충분히 뛰어난 선수입니다.


즉, 현재 확고한 주전인 김민재한테는 뛰어난 커맨드형 수비수가 필요하고, 이 조합을 위해서 장현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쓰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지난 몰도바전에는 김영권 - 김민재 선발출장, 장현수 교체출장이라는 방식을 통한 실험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장현수의 파트너를 계속해서 교체하며 실험하는 이유이기도 하죠(콜롬비아전 장현수 -권경원, 세르비아전 장현수 - 김영권).


- 장현수의 선발 출장. 그래도 안된다.


그렇다면 장현수가 월드컵에서도 주전자리를 차지해야 할까? 제 대답은 'No'입니다. 장현수의 현장에서 좋은평가를 받는 이유도, 현재 장현수가 수비진의 한축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우리의 월드컵 상대팀들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월드컵에서 상대해야하는 스웨덴과 독일을 보려면 분데스리가의 한팀을 유심히 지켜봐야힙니다. 바로 RB 라이프치히입니다.


이 팀에는 스웨덴의 에이스인 에밀 포르스베리가 포진해있는 팀으로 실제로 팀내 에이스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가 그나마 승점을 노려볼수 있는 팀이 스웨덴이라는 걸 생각한다면 스웨덴과의 일전은 굉장히 중요하고, 포르스베리를 어떻게 막느냐가 승부를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포르스베리의 크로스 정확도는 상당한 편입니다. 물론 그것만 있는 선수는 아니지만, 스웨덴의 공격진 성향상 크로스를 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웨덴의 공격진을 살펴보면 베리와 토르보넨 투톱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 두 공격수는 모두 큰 키와 피지컬을 살린 공격을 장기로 하는 선수들입니다. 스웨덴의 공격은 이 두선수의 신장을 활용한 공격이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공중볼 경합 및 수비력에 약점을 보이는 장현수가 선발로 나온다면 안봐도 뻔한 참사가 이어질겁니다. 당장 스웨덴보다 피지컬이 약한 자메이카나 일본 공격수들과의 경합도 밀리는 마당이니 말이죠. 수비조율이고 뭐고 할 것 없이 바로 밀리게 될겁니다.


독일과의 일전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독일이 머리만 노리는 플레이만 가능한 팀도 아니고, 사실 모든걸 대비해야하는 팀이지만 노릴 수 있는 약점이 있다는 얘기는 그 약점을 집요하게 노릴 것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또 하나의 변수가 있는 것이 어쩌면 현재 수비불안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수도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무슨이야기냐 하면 바로 현재 전북현대의 수비진을 통째로 국가대표팀에 이식해 버리는 방법이죠.



전북현대는 두말하면 입아플정도로 K리그 최강의 팀입니다. 그리고 현재 국가대표 수비진에도 앞서 언급한 김민재를 포함, 김진수, 최철순이 주전으로 나서는 상황이죠. 여기에 이번시즌 국가대표급 수비수 홍정호를 영입하면서 이팀의 수비진은 더욱 견고해질 전망입니다.



홍정호는 이미 국가대표 경험도 풍부하고 장쑤에서 경기에 못나왔을때를 제외하고는 늘 주전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선수입니다. 물론 6개월 이상이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감각의 저하가 우려되지만, 반대로 어짜피 세명이나 국대에 있는 상황에서 홍정호가 원래 폼을 끌어올린다면 이 수비라인을 그대로 쓰는것 역시 하나의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 방법이 좋은 이유는 따로 수비진의 호흡을 맞출 필요 없이 소속팀에서 맞추면 되고, 준비하는 시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효율적일수도 있습니다. 홍정호가 폼이 올라오지 않는다면 이재성(수비수)을 넣는 방법도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어떻게보면 장현수의 계속되는 출전과 논란은 우리나라의 수비문제가 그만큼 심각함을 보여주는 사례라 생각합니다. 반쪽짜리 선수일지라도 한 능력이 뛰어나면 그냥 써야되는 상황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수비진 역시 전술과 전략으로 어느정도 커버가 되기 때문에 신태용감독의 선택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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